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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당 달러" 는 왜 단속하지 않을까

마드리갈, 2025-04-23 01:30:20

조회 수
87

국내에서는 미터법 신화가 아예 법제화되어 있어요. 그 이외의 단위는 비법정단위라면서 철저히 탄압하기 바빠요. 어떤 전자제품 기업이 발매한 체중계에 체중을 킬로그램(kg) 이외도 파운드(lbs) 및 근(斤)으로 변환해서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판매금지된 것이 이미 2015년말의 일이니 10년이 다 되어 가죠. 예의 기사는 '대륙의 실수?'샤오미 체중계 국내에선 판매금지 된 이유 제하의 것이니 참조해 보셔도 좋아요.

그런데, 요즘 언론에서의 주요 경제지표 보도에서 유독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게 있어요.
제목에서 나온 온스당 달러라는 금 가격에서만큼은 미터법 신화는 온데간데없는데다 비법정단위를 아주 태연히 쓰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노정하는 데에 문제의식조차도 없어요. 
그럼 금의 질량을 나타내는 단위인 온스(Ounce)는 어떤 단위일까요? 사실 이것은 미국 관습단위계(US Customary Unit)에서 쓰이는 1/16파운드로 정의되고 미터법으로는 28.349523125g으로 정의되는 그 온스가 아니예요. 이 분야에서는 그 역사가 중세인 13세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트로이온스(Troy ounce, 약칭 oz t) 별도의 단위계가 있어요. 트로이온스는 미터법으로는 31.1034768g으로 환산되고 금, 은, 팔라듐 등의 귀금속의 계량에 주로 쓰여요.
이런 것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시세정보 사이트에서 쉽게 확인가능한데 아주 친절하게 단위변환도 제공되어요. 클릭 몇 번이면 g이나 kg 단위로, 그리고 환율로도 바로바로 알 수 있어요(Goldprice 웹사이트 바로가기, 영어 등 다언어 대응). 이런 것만 찾아봐도 국내 독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정보는 쉽게 취득가능한데 그건 왜 안 하는지...
게다가, 2015년의 체중계의 건과는 달리 여기에 대해서는 전혀 단속하고 있지도 않아요. 시대가 시대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있는 법을 이따위로 일관성 없이 적용하니.
하긴 그렇죠. 언제 법 만든다고 지키긴 하나요. 있는 법이라도 제대로 지켰으면 이렇게까지 혼란스럽지는 않을 듯. 만드는 사람들 중에 전과자가 많아서 그런 걸까요? 게다가 언어에 무관심한 사회니까 말과 글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도 이렇게 드러나네요.

음악 하나를 소개하면서 끝맺을께요.
이탈리아의 바로크시대 작곡가 마르코 우첼리니(Marco Uccellini. 1603/1610-1680)의 기악곡 베르가마스카(Bergamasca). 다양한 연주가 있지만 리코더 2대, 테오르보(Theorbo) 및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로 연주되는 거예요. 리코더는 리디아 그라버(Lydia Graber) 및 야스민 포어하우저(Jasmin Vorhauser), 비올라 다 감바는 데지레 뵈러(Desiree Wöhrer), 테오르보는 유일한 남성 연주자인 게오르크 조프(Georg Zopf)가 연주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25-04-23 06:07:28

단위는 옳게 써야죠, 환산도 제대로 해야하고요.

어느거 하나 틀리면 결과가 이상하게 나올텐데...

마드리갈

2025-04-24 13:43:11

사실 애초에 미터법 강제라는 것 자체에 근본적인 모순이 있어요. 그렇게 미터법을 신격화하면서 결국 빠져나갈 구멍은 다 있으니까요. 국가기술표준원의 법정단위 FAQ(사이트 바로가기)에서는 "非법정단위 사용에 있어 예외는 없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 "일부 특수 품목에 대해서는 법률에서 예외를 두었습니다." 라는 식으로 선박, 항공기, 군용물품, 연구개발에 이용되는 물품에서의 예외, 국제통용단위에 대한 예외인정 및 국제사회의 정책추이에 맞춘 단계적 전환 추진예정이라는 답을 해놨지만 이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아요. 당장 세계최대의 단일시장인 미국의 경우는 미국 관습단위계를 사용하는데다 미국의 국내기관인 연방항공청(FAA)의 인증은 항공기의 단일시장인 미국시장에의 접근에 대한 전제이다 보니 사실상 국제표준인데 이게 바뀔 가능성 자체가 전혀 없어요. 또한 헌법에서는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와 조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는데 비법정단위 운운하는 말은 그런 헌법적인 규정 자체를 형해화하는 소리니까 당연히 답이 될 수 없어요.


비법정단위 운운하는 담론의 모순을 극복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또 하나 남아 있어요.

국내의 언론은 국내의 독자를 기준으로 해야 하죠. 우리나라의 법정통화는 대한민국 원이니까 그것에 맞게 쓰는 게 바람직한데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니 하는 건 온데간데없이 기준이 막 헛돌아요. 하긴 중국어 제일주의를 표방해서 중국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그 사고방식으로 어지간히도 한국인으로서의 주체적인 생각을 하겠네요.

마키

2025-04-23 11:31:54

면적 계산도 요즘은 제곱미터(㎡)를 기반으로 평을 병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죠.

그런 와중에도 서울 사람도 사실 잘 모르고, 여의도를 어떤 식으로 정의하냐에 따라 계산이 다른 "여의도 몇배 분의 면적" 비유는 뭘까 싶지만요.


그와는 별개로 요새 커뮤니티에서 미국의 야드파운드 법은 혼자만 힘이 있다고 국제 규격을 무시한다는 밈으로 발전하고 있더라구요. 정작 그러면서도 해상이나 항공에서의 속도 표기 체계인 노트(kt) 같은 것은 그냥 옛날부터 써왔으니까 다들 국제 표준으로 쓰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구요.

마드리갈

2025-04-24 13:56:15

말씀하신 여의도 넓이 운운은 정말 여의봉이 늘었다 줄었다 하듯이 마음대로죠.

여의도동인가 여의도라는 섬의 물리적 크기인가 실질적인 생활공간으로 쓰이는 윤중제의 내측면적인가에 따라 그 외연은 크게 달라져요. 여의도동은 주변의 하천까지 포함하는 8.48평방km, 물리적 크기는 4.5평방km, 윤중제 내측면적은 2.9평방km로, 어느 쪽을 기준으로 하는가에 따라 최대치는 최소치의 2.92배를 넘어 버리기까지 해요. 그나마 2012년부터는 면적 비교로서 사용되는 여의도 면적이 2.9평방km로 정의되긴 했지만 이것 또한 좋지는 않아요. 일단 여의도가 서울특별시내의 지형인데다 여의도를 한눈에 보고 넓이를 가늠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보니 여의도에 상주하거나 출입할 일이 많은 사람 이외에는 직관적일 수가 없어요. 일본에서 흔히 잘 쓰이는 "도쿄돔 몇개분" 비유가 차라리 나아요. 물론 이것도 수도권 중심의 발상이라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최소한 야구장의 장내는 인간의 맨눈으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전체를 파악할만한 크기인데다 야구는 일본의 국민 스포츠이다 보니 아무래도 직관적인 이해에 더욱 유리하니까요.

2024년에 쓴 글인 변동가능한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문헌의 문제도 같이 읽어보시면 좋아요.


미국에 대한 그런 밈에 대해서는 이렇게 평가해 두고 싶네요.

사실 단위의 채택은 편의. 미국은 전통적으로 써 온 단위가 편리해서 미국 관습단위계를 쓰고, 미터법을 채택한 나라들은 10의 배수로 정의된 새 체계가 편리해서 채택했고, 노트 등의 단위는 실제로 장거리 항행에서 지도상의 위치를 확인하기 편리해서 지금도 존속중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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