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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174화 - 이런 작전도 필요해

시어하트어택, 2026-02-27 06:50:25

조회 수
1

“자, 시작하자고. 우리는 이미 준비됐으니까!”
민의 앞에 선, 민보다 조금 키가 큰 그 여자가 곧바로 에어하키 채를 잡으며 말하자, 민은 그 여자가 달고 다니는 이름표들을 유심히 본다. 이름표 밑에 작게 쓰인 글씨로 봐서는 어느 학교의 학생인 건 맞는 것 같다. 그녀가 달고 다니는 게 자신의 이름표가 바르면, 이름은 아미나일 것이다. 이제 도발은 더 쉬워졌다.
“아미나 누나랬나? 맞지?”
“어떻게 알았어! 우리한테 질 준비는 됐냐!”
“‘우리’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시작하자고.”
민의 그 말에 아미나라고 불린 여자는 의기양양하게 자세를 취하며, 에어하키를 할 준비를 한다.
“뭐야, 다들 여기 구경하는 것 같은데?”
어느새, 민과 아미나의 에어하키 필드 주변에는 오락실에 있던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 민과 친구들은 순간 당황하지만, 곧 이게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는,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한다.
“왜 이렇게 된 거냐...”
정작 민은 갑자기 받게 된 뜨거운 관심이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아미나를 그냥 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거기에다가 퍽은 이미 민에게 토스가 된 상황.
“에이, 모르겠다. 그냥 이겨 버려야지...”
아미나를 이기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친구들에게 했던 반칙을 그대로 쓴다. 아미나는 당황한 듯 보이지만, 그녀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속절없이 당하는 것뿐.

그리고 잠시 뒤, 구경꾼들이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민은 ‘휴’ 하고 크게 날숨을 내쉬며 안도하고 있다. 사람들이 웃는 이유는 바로 아미나. 무슨 괴물과의 사투에서 지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이 절망으로 일그러져 있는데, 평소 그 패거리들의 자신 있어하는 표정과는 상반된 모습이니 더욱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그건 그렇고, 한 명이 지금 뭔가 머릿속에서 무너지기라도 한 것 같은데. 왜 저래?”
“나인들 아나. 져 버리니까 충격이 너무 컸던 걸 수도...”
그런데 참으로 다행히도, 민과 대결했던 아미나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갑자기 다른 사람이라도 되어 버린 것처럼 말한다.
“뭐야, 얘들아, 다들 여기서 뭐 하는 거냐? 설마 우리, 무언가에 홀려 버린 건 아니겠지?”
“응, 저 누나, 말투가 바뀌었는데. 설마 세뇌가 풀린 건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이 상황을 구경하던 타냐가, 아미나의 극적인 말투 변화가 믿기지 않았는지, 눈을 멀뚱멀뚱 뜨고서 말한다.
“세뇌가 풀리다니...?”
“내가 알기로는 그때 머리에 충격을 강하게 주니까 세뇌에서 풀렸던 것 같은데, 세뇌를 푸는 방법이 그것만 있는 게 아니었나 봐.”
“그런데, 다른 누나들은 아직 안 풀린 것 같아 보이는데?”
유가 아미나 외의 다른 패거리들을 가리키며 말한다. 과연, 민과 방금 대결한 아미나와는 달리, 다른 패거리들은 아직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구경하는 사람들을 언제라도 공격하겠다는 듯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 무슨 머릿속이 연기 속에 있는 것 같았어...”
아미나는 머리를 몇 번 흔들더니, 잠시 뒤 좋은 아이디어가 생긴 듯하다.
“저 친구들, 우선 데리고 나와야 할 것 같아.”
“응? 어디로?”
“어디냐면 말이지...”

잠시 뒤 민과 친구들, 그리고 아미나 일행이 있는 곳은, RZ백화점의 한쪽 구석에 있는 후미진 공간. 분명히 백화점 내부가 맞기는 하는데, 사각이 있어서 사람들의 눈에도 잘 안 띄는 곳이다.
“이제 슬슬 뭘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미나가 걱정스럽게 자기 친구들을 보며 말한다.
“아까 그 오락실에서 다들 데리고 나오니까, 확실히 세뇌되었다는 게 다시 드러난 것 같아. 지금 봐봐. 금방이라도 누구를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표정하고 행동을 보이잖아.”
민은 아미나의 그 말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미나가 왜 그렇게 잘 알고 말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아미나 누나는 어떻게 다 그렇게 잘 알고 말하네.”
“당연하지...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나하고 저 친구들은 정말 거칠게 지냈으니까. 아마 이런 일 없었으면, 나는 오늘도 저기 재개발 지구나 사리역 뒷골목 거리에서 애들 돈이나 뜯고 지냈을걸.”
“자랑이네.”
“야, 나도 이게 자랑이 아닌 건 다 알아! 그러니까, 저 친구들을 좀 세뇌 같은 것에서 풀어 줬으면 좋겠어!”
아미나는 일견 간절해 보이는 모양이다.
“봐봐. 또 저러잖아.”
아미나의 말대로, 아직 세뇌에서 풀리지 않은 아미나의 친구들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말을 되뇌고, 공격할 자세까지 취하고 있다. 민은 아미나에게 말한다.
“그러면, 각오는 된 거지?”
“그렇지!”
“뭐, 그러면 어렵지는 않은데...”

한편, 예담은 저녁식사를 다 하고 거실에 나와 앉아 있다. 오늘은 금요일답지 않게 부모님이 다들 집을 비우셔서, 예성과 둘이 있다. 예성이 일찍 집에 들어온 게 더 신기한 일이기는 하지만. 예성 역시 씻고 나와서 막 거실에 나왔다.
“야, 예담아. NMC 돌려 봐.”
“NMC...?”
예담이 되묻자 예성은 곧바로 예담에게 TV 편성표를 보여주며 말한다.
“<명인을 찾아서> 지금 한다고!”
“명인을 찾아서...?”
그렇게 다시 되묻기는 하지만 예담도 그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한 주 동안 제보받은 특이한 취미를 가졌거나 기인으로 소문난 사람들을 취재하는 프로그램인데, 금요일 시간대에 하는 프로그램이라 특히 더 인기가 있다.
“아, 맞아. 오늘 그 프로그램 하잖아. 채널을 거기로 좀 고정했으면 하는데.”
예담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곧바로 거기로 채널을 돌린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출연자는, 예담이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에, 전형적인 ‘공부만 할 것 같이 생긴’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요아킴 님! 정말, 파충류 애호가다운 집에 사시는군요!”
“아, 맞아요. 나중에는 제가 여기다가, 제가 사랑하는 아이들을 한데 모아서 지낼 수 있는, 그야말로 낙원을 꾸며 보려고요. 봐봐요! 여기 제가 아이들에 대해서 공부하려고 책까지 여러 권 사 놓고...”
‘요아킴’이라는 이름의 출연자는 진행자가 분위기를 띄워주자 거기에 괜히 구름이라도 탄 기분이 된듯, 우쭐거려서 방 안의 여기저기를 소개해 준다. 그런데 그의 방 안에서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응? 비늘을 모아 놓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닌가?”
예담이 보니 화면에 보이는 건 검은색과 고동색이 섞인, 윤기가 흐르는 비늘이다. 크기도 다양한데, 가장 큰 건 손바닥 2개만하다.
“저거, 그 괴수의 비늘 아닌가?”
“야, 예담아. 무슨 괴수냐. 너 초능력자들한테 공격받다 보니 무슨 헛소리를 다 해.”
“그게 아니라고. 같은 반 애가 그러는데 며칠 안에 여기 괴수가 나타난다던데.”
“나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데 걸지. 대개 그런 것들, 호들갑만 떨고 실제 행동은 안 하니까.”
예성은 믿지 않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자신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예담의 말을 너무나도 쉽게 무시하려 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나타나면 어떡할래? 그때는 뭘 할 거냐고?”
“음...”
그런데, 요아킴이라는 출연자의 집의 위치를 알 것 같다. TV 화면에 나온 주택가 너머로, 고층빌딩이 하나 보인다.
“응? 밀레니엄 타워잖아. 저거, 기소역의 랜드마크 아닌가...”
“무슨 거기 특별한 게 있다고. 그냥 거기 주택가잖아.”
“아니야. 내가 저기를 한번 가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까 강이 저 역 주변에도 흐르고 있다고.”
“또 나가냐... 나도 같이 가자.”
“에이, 형은 뭘 또 가려고!”
“나? 너도 데려다줄 겸, 레이시 같은 데나 놀러 갔다 오려고. 왜, 나는 그렇게 하면 안 되냐?”
“아... 안 되는 건 아닌데...”
“그러면 같이 가 보자고. 마침 심심하니까.”
얼떨결에 예성까지 같이 가게 되어 예담은 얼떨떨한 기분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동행할 사람도 생겼으니, 거절할 이유도 없다. 알았다고 동의하고는, 계속 영상에 나온 장면들을 예의주시한다.

그리고 그 시간, 미린대 캠퍼스.
“그거 참, 꼴 좋다고 해야 하나요?”
리암은 굴리엘모와 마침 수업 끝나는 시간이 같아, 만나서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참이다. 아까 대학본부 앞 광장에 던져넣었던, 타마라가 만튼 큐브 2개가 아직도 거기에 있다. 리암이 가까이 가서 보니, 큐브 하나에서 사람이 ‘살려달라’며 벽을 마구 주먹으로 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 계속 거기서 그러고 있어. 간절하면 섭리에 따라서 구원을 받겠지.”
리암의 말을 듣고, 그 큐브 안에 있는 사람은 계속해서 아우성을 치지만, 리암이나 굴리엘모 말고 듣는 사람은 없는 모양이다.
“저거 그대로 둬도 괜찮을까요?”
“수거차라도 오지 않을까요... 저렇게 큰 큐브가 있는 이상은 학교에서도 가만히 안 있을 거고요.”
리암은 그렇게 말하더니, 말의 주제를 돌리기로 한다.
“화제를 돌리죠. 저 사기꾼을 골탕먹일 그 방법, 제가 적극적으로 도와 드릴 테니까요. 안젤로니 씨는 동아리 안 들었죠?”
“네...”
“바람잡이 역할을 해줄 만한 친구가 있거든요...”
리암이 말하는 건 아르민. 마침 아까 아르민에게 자기 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었더니 아르민은 흔쾌히 동의했다.
“제가 아는데, 말발 하나는 아주 좋은 친구라니까요?”
“정말이죠?”
리암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굴리엘모에게 말한다.
“자, 안젤로니 씨가 오늘도 식당 하나 추천해 주면, 저는 따라가서 먹죠. 오늘은 또 어떤 곳을 소개해 줄까요?”

그리고 그 시간, 메이링은 어제처럼 배달 일을 하는 대신, 평소처럼 차를 타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강변 산책로 옆에 차를 세운다.
“정말, 배달 몇 번 뛰어 봤다고 이렇게 세상이 달라 보일 수가 있나. 작전 때문에 하는 것이었다고는 해도, 정말 무언가 확 달라 보이는 건 진짜라니까.”
그런데, 차에서 내린 메이링의 눈에 수상한 사람이 보인다. 강가를 따라 걸으며 서성이는, 조금 말라 보이는 체격의 사람이다. 손가방을 하나 그의 손에 쥐고 강가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게 눈에 띈다. 곧 메이링은 차 안에서 트레이닝복을 하나 꺼내서 갈아입고는 그 사람의 옆으로 슬쩍 가 본다.
“뭐지... 도대체 뭘 하는 거야?”
혹여나 그 수상한 사람이 눈치를 챌까봐, 메이링은 마치 지나가는 사람처럼 그 옆을 지나가면서 그 사람이 뭘 하는지를 슬쩍 찍어 본다. 그런데...
“뭐뭐뭣...”
손가방을 들고 서성이던 그 남자가, 메이링을 보더니 마치 무슨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 도망가 버린다.
“뭐야, 저 사람...”
메이링은 어이가 없었던지, 그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쳐다본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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