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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반등과 국제결혼

Lester, 2025-05-12 19:59:02

조회 수
24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인 슈카월드에 "올해(2025년) 2월에 출산율이 0.82로 반등"했다는 소식이 최근에 올라와서 뭔가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실제로 2개월 전에 그런 소식이 공중파에 많이 나왔더군요. 이것도 벌써 2개월 전이어서 이 추세가 지속되고 있을지 꺾였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근래 일본 국제결혼(즉 한국남성-일본여성의 구성)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보면 결혼 건수는 증가하는 것이 사실인 듯합니다.


오롯이 한국 남녀의 결혼이 아니라는 이유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따지면 모든 인류는 DNA 구성상 태생적으로 혼혈이 아니겠습니까? 몇 년 전에 '내 조상에는 누가누가 섞여 있을까'가 궁금해서 재미삼아 DNA 검사를 하는 게 유행했지만 언제부턴가 소리소문 없이 가라앉았는데, 국제결혼 증가로 인해 해당 챌린지(?)가 다시 유행한다면 예전보다 반응이 좋을 거라고 봅니다. 이미 한민족이나 순수 한국인이라는 판타지는 깨진 지 오래니까요. 저도 이미 소설 "코스모폴리턴"에서 그런 국제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판타지가 드러나고 있기도 하거니와, (기회가 된다면) 국제결혼을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성격상 혼자 살다 갈 확률이 더 높겠지만요.


다만 국제결혼 반대파(넓게 보자면 해외이주민 유입 반대파)의 걱정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단 건국 이전부터 혼혈민족으로 출발해서 차별과 공존이 일상화된 미국이나 유럽 같은 나라들과 달리 동아시아는 인접국끼리 섞일지언정 전혀 다른 나라가 섞여들어온 경험이 매우 적기에, 본능적으로 차이를 인지하고서 거리두기부터 직접적인 차별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생기는 듯합니다. 그렇다고 역사를 핑계로 삼을 수도 없죠. 하지만 당장 온갖 폐해가 알려져서 여론이 매우 좋지 않은 국내 중국인들의 행패는 기본이고, (이것도 어느새 옛말이 된 듯합니다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건너와 자신만이 아니라 일가친척 모두가 혜택을 보게 하려고 데려오려는 동남아시아 출신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요새 트럼프가 반이민자 정책이니 뭐니 하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패악질을 부리는 것도 그런 '단물 빼먹기'에 대한 우려와 분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전문 연구자가 아니기에 대책이 뭔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그냥 일개 국민, 일개 개인으로서 지켜보고 개인적인 선택을 할 뿐이죠. 굳이 생각해 보라면 일단 '한국에 오더라도 기존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해서 소속을 명확하게 정할 것' 정도가 떠오릅니다.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국적 또한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단순히 '관광 차원에서 들락날락하겠다'와 '여기서 살며 돈을 벌겠다'는 엄밀히 구분해야 할 것 같거든요. 어느 의미에서는 그것이 외부인으로서 들어와 살겠다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하고요. 국적만 바꾸고 계속 이전에 속했던 나라에 유리한 짓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귀화한 이상 국내법으로 다스리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서 국제결혼까지 넘어가 보면 '통계상 유의미한 결과를 남길 때까지 국적 변경 금지'가 떠오르긴 하는데, 이는 앞서 말한 것보다 더욱 권위적으로 개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해석되기에 실현은 불가능할 것 같네요. 오너님과 마드리갈님께서 폴리포닉 월드에서 널리 사용되는 인센티브를 적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 '단물 빼먹기'처럼 될까봐 우려하더라도, 인센티브의 획득 조건을 엄격히 정하면 될 테니까요. 이것은 반대로 외부인을 받는 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법안이나 정책이 결정될까 하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하겠습니다. 아니, 노 코멘트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진영과 이념에 상관없이 양극단을 향해 폭주하는 현재 상황에서, 그 어느 쪽도 귀기울이지 않을 듯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국가가 하지 않는다면 개개인의 선택에 달린 건데, 그것이 맨 처음에 말한 국제결혼의 증가인가 싶기도 하네요. 다만 어디까지나 국제결혼이고 실제 출산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입니다. 자신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과 자녀가 행복하게 살아갈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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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싶습니다. 요즘 SNS나 유튜브를 비롯해서 인터넷을 보면 오만가지 부정적인 반응이 가득합니다. 좋게 말하면 해학과 풍자, 나쁘게 말하면 조롱이죠. 하지만 슈카월드 댓글창에서 주로 달리는 농담 중에 '조롱(嘲弄)도 롱(Long, 공매수)이다'가 있는 것처럼, 미쳐버릴 것 같아도 웃음과 긍정으로 극복하려는 인간의 본능 또한 녹아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국제결혼도 어디까지나 개인의 행복을 위한 일인데다 남을 해치면서까지 이기적으로 구는 것이 아니기에, 그것이 주변으로 퍼져나가서 세상을 좋게 만든다... 라고 믿고 싶은 거죠. 선행이 돌고 돌아서 보답을 받는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저 개인의 낙관론, 아니 비현실적인 희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작디 작은 희망 덕분에 일상 속에서 드물게 기적이 일어나는 게 목격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다들 그러한 기적이 나에게도 일어날 거라고 믿으며 희망을 안고, 또 그 기적이 모여서 더 큰 기적을 만들 거라고 믿으며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잠자다 말고 도수치료 받고 와서 작성하느라 글이 오락가락할 수도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1 댓글

마드리갈

2025-05-12 22:08:15

결혼과 출산만큼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또한 그와 동시에 지극히 국가적인 사안은 다른 예를 찾기가 힘들죠. 게다가 이런 문제가 있어요. "내가 안 하겠다는데 당신이 왜?" 라고 반문할 경우에 그 반문은 좀처럼 받아칠 수 없어요. 사실 길게 보면 인센티브를 통한 것도 좋고, 약간 다르게 말하자면 행동의 비용 자체를 낮출 것이 필요해져요. 그걸 전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데에는 한 세대는 걸리겠지만, 적어도 차우셰스쿠 시대의 루마니아처럼 출산을 강요한 시대가 끝난 이후 루마니아 사회를 고질적으로 괴롭히는 인구급감 및 인적자원 수준의 큰 저하의 동시타격보다는 월등히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어요.


자신의 국적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경제활동을 영위하겠다는 것과 아예 다른 나라에 귀화하겠다는 것은 다른 문제임에 틀림없고, 후자의 경우 귀화한 국가의 국내법 문제인 것도 확실히 맞아요. 사실 매우 대조적인 사례가 일본계 미국인에 있어요. 하와이에 이주한 일본계들이 하외이 내에 불시착한 일본군 조종사를 도와서 다른 하와이인과 대치했던 사건인 니하우사건(Niihau Incident)도 있었던 반면 일본계 미국인들로 조직되어 유럽전선에서 대활약한 미 육군 제442연대전투단같은 경우도 있었어요. 전자의 사건은 일본계 미국인 차별정책인 백악관 행정명령 제9066호의 단초가 된 한편, 후자의 사건은 전후 일본계 미국인의 미국내 지위 향상으로 이어져 그 부대 출신자로 미군 최고위 훈장인 명예메달(Medal of Honor) 수훈자 중 1명인 대니얼 이노우에(Daniel Inouye, 1924-2012)는 하와이가 연방주로 승격되자 하외이주 초대 연방하원이 된 것에 이어 1962년에는 일본계로서는 첫 연방상원의원으로 선출되는데다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이제 그의 이름이 남아 기념되는 등 전후 일본계 미국인들의 지위향상에 크게 공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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