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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 별안간 일어난 그 이상한 일에, 자신이 든 그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고서 뚫어져라 쳐다본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이스크림이 녹는 건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 하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오른쪽과 왼쪽의 녹는 속도가 확연히 다르다.
“뭐지? 날씨가 아주 더운 것도 아닌데 말이야.”
민의 말대로, 지금 밖의 온도는 29도 정도다.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고서, 잠깐 그걸 지켜본다. 무언가 더 이상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과연 민의 예상대로, 아이스크림이 빨리 녹는 쪽에,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미가 보인다. 잠시 뒤, 아이스크림을 뚫고 무슨 음파 같은 게 나오는 게 보인다.
“아니, 뭐야. 이런 게 아이스크림에서 왜 나와?”
민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 포기하고서, 그 이상한 짓을 한 사람을 찾기 시작한다. 이 근처에 있는지, 아니면 먼 곳에 있어서 원격으로 이런 걸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이스크림을 못 먹게 했으니, 화가 안 나는 건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다음에 또 일어난다. 곧이어, 그 음파가 다른 곳에서 또 몇 개 보인다. 그런데, 그 음파가 향하는 곳은 줄을 선 인파 쪽이고, 그중 몇 명이 괴로워하는 게 눈에 띈다.
“무슨 일이야. 왜 저래?”
말은 그렇게 하지만, 민은 그게 방금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녹게 만든 것과 같은 현상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마침 그때, 같이 TCL을 보러 가기로 한 친구들과 동생들이 막 도착한 참이다. 토마는 민이 아이스크림을 들고만 있는 걸 이상하게 생각한 모양이다. 거기에다 아이스크림이 뚝뚝 녹아서 흐르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야, 아이스크림을 왜 안 먹고 그렇게 들고 있냐?”
“그러게. 무슨 이상한 일이라도...”
토마와 유가 한마디씩 하자, 민은 광장 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야, 너희들 잘 들어. 지금 누가 음파 같은 걸 쏴서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은데, 너희들이 좀 혼내 줘라.”
“아니, 네가 하면 되잖아! 네 그 아주 어마무시하게 센 염동력으로 뭐 좀 해 봐!”
토마가 그렇게 쏘아붙이자, 민은 잠시 말이 없다. 하지만 바로 그때, 근처에 있는 한 행인이 귀를 막으며 괴로워하는 게 보인다.
“뭐야, 저 사람, 왜 그래?”
“토마, 너 잘 됐다. 어서 여기 광장에 집중호우를 좀 뿌려 봐!”
“구름이 있어야 뿌리든 말든 하지...”
“만들 물은 충분히 있는 것 같은데.”
토마가 그렇게 반응하자, 민은 광장 가운데 있는 워터프런트 시설을 가리킨다. 바닥에서 분수가 뿜어져나오고 있다. 마침 분수가 한창 가동될 때라서 물의 양은 많다. 마치 안개를 만들어내도 될 만큼 말이다.
“이야- 무슨 무지개가 다 나오고 말이야.”
“빨리 BB 안 해! 그렇게 말할 시간에 하겠다!”
민이 재촉하자, 토마는 한숨을 내쉬면서도 곧 그 물을 모아서 구름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금세 짙은 구름이 광장 위에 만들어지고, 구름이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그것도 꽤 굵은 빗줄기다. ‘음파 공격’이 곧바로 보이기 시작한다. 방향은 11시 방향이고, 그쪽에 능력자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곧 그 음파 공격이 멈춰 버린다.
“아니, 뭐지? 왜 공격이 멈춰?”
“뭐긴 뭐겠어, 위치가 드러났으니까 낌새를 눈치채고 도망간 거겠지.”
그리고 그 말대로다. 지금 이 공격의 장본인인 밀레나는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해서, 잠시 자기 능력을 해제하고서, 화장실에 숨어 있다.
“누구야... 또 타미 보이즈의 짓이지! 내가 이래서 타미 보이즈는 상종을 못 한다니까... 무슨 이딴 짓을 나한테 다 하고 말이야!”
하지만 밀레나는 조금 전의 그 상황에도, 여전히 자기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하다.
“정말로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되겠어, 타미 보이즈... 보자 보자 하니까!”
그런데 그때, 밀레나의 폰으로 전화가 온다. 밀레나는 그 전화의 발신인을 확인하자, 곧바로 조금 전까지의 살기가 넘치는 얼굴은 잠시 접어두고, 활짝 웃는 얼굴로 바뀐다.
“어머, 어머! ‘카토’님 오시는 건가요? 그래요, 밖에서 기다릴게요! 날씨가 좀 이상한 것 같았는데, 금방 또 비가 개네요! 참, 요즘 날씨는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지 몰라요! 하하하!”
밀레나는 전화를 끊고서, 미리 구입한 티켓을 출입구에 찍고서 통과한다. 들어가는 길에, 피티피의 팬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게 보인다. 밀레나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는, 곧 실내로 들어간다.
한편, 진리성회의 세라토 중앙회당이 바로 보이는 카페에서 책을 읽는 척하던 살만과 동료 요원 ‘타르치시오’는, 버스가 줄지어 식품공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하지만 거기서 곧바로 일어나지는 않고, 서로 어떻게 할지 논의한다.
“우리도 가봐야 하나?”
“어딘지 안다고 우리가 가. 전에 강사였던 그 사람처럼 우리도 납치되거나 하면 어쩌려고!”
“어딘지는 알고 있거든. 이런 거 봤지?”
타르치시오는 미리 가져온 조직도를 꺼내서 살만에게 보여준다. 트루스 푸드의 명목상 대표자는 진리성회의 장로 ‘에밀 르그랑’의 아들, ‘도미니크 르그랑’으로 되어 있지만, 이미 실소유주가 진리성회 총회장임이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살만은 섣불리 나서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안돼, 안돼! 그러다가 우리도 잡힌다. 절대 안 된다고!”
살만의 그 말에도, 타르치시오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래도 나는 지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안된다니까! 내부 협력자가 가게 한다면 몰라도...”
하지만, 살만의 그런 걱정과는 달리, 타르치시오는 이미 사전 공작까지 다 해 놨다.
“이거 보라고. 사원증이야. 어디 사원증이게?”
“아니, 이런 건 언제 다 만들었어? 꼭 이런 것까지 해야 하냐?”
“봐봐. 여기 말고도, 서리얼 제약 사원증도 있어. 몇 개 더 있는데, 이 정도면, 저 녀석들, 너무 허술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살만은 타르치시오가 보여준 그 위조 사원증을 살펴보다가, 궁금증이 들었는지, 타르치시오에게 되묻는다.
“그런데, 그런 회사에 내부 협력자는 다 어떻게 심어 놨대?”
“자, 그런 건 신경 쓰지 말자고. 어서 가 보자!”
타르치시오가 손을 잡아끌자, 살만은 별로 내키지는 않으면서도, 차를 타고, 그 버스 여러 대가 가는 길을 쫓아가기 시작한다.
오전 10시 30분, 예담의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 예담은 오늘 사리 아레나에서 하는 TCL을 그냥 집에서 생중계로 볼까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저번 주처럼 직접 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막 집에서 나선 참이다.
“하, 다음 주는 좀 평온하고 아무 일 없는 주였으면 좋겠는데.”
예담은 막 아파트 단지를 나와서는 그렇게 중얼거린다.
“저번 주도 그렇고 이번 주도 그렇고, 왜 다 이상한 녀석들은 어디에 잘 숨어 있다가 나오는지 몰라.”
한번 단지 내부의 화단도 돌아보고, 주차장 쪽도 본다. 역시나 이상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예담이 좀 예민해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 예담아, 오늘도 일찍 나가냐?”
안젤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젤로 역시 예담과 같은 곳에 가려던 참이다.“이야, 정말 요 며칠 사이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잖아.”
“사정도 잘 모르면서 그렇게 좀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예담이 그렇게 말하자, 안젤로는 웃으며 말한다.
“하하하! 그렇게 말할 줄은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말이야, 너 혹시 그 ‘ESP 클랜 배틀’은 좀 알고 있냐?”
안젤로의 입에서 익숙한 말이 나오자, 예담은 곧바로 안젤로에게 되묻는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렇게는 말하지만, 예담도 안젤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잘 안다. 며칠 전에 봤던 그 영상을, 안젤로도 알고 있을 것이다.
“혹시 요즘 유행하는, 그 합성물 같은 싸움 영상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어... 글쎄...”
“아는 것 같은데.”
역시, 안젤로는 눈썰미가 있다. 예담은 시치미를 떼는 척하지만, 금세 순순히 인정하며 말한다.
“아, 맞아. 영상은 몇 번 봤었지. 그런데, 무슨 음지 느낌이 많이 나서, 나는 좀 보기에 꺼림직하기도 하고 말이야.”
“예담이 네가 말하는 그 말의 뜻을 모르는 게 아니지. 정말 그거, 음지에서 자기네들끼리 내기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거라고! 뭐 들리는 말에 의하면, 사망자도 좀 나오고 그랬던 것 같고. 그런데 우선 재미가 있고, 또 돈이 점점 많이 걸리니까 나름대로 인기가 생기는 것 같더라. 스폰서 같은 것도 생기고 말이야.”
그런데, 안젤로가 잠시 예담에게 멈추라고 하더니, 공원 쪽을 가리킨다.
“야, 저기, 저기!”
“아니, 왜 그래?”
예담은 멈춰서서는, 안젤로가 가리킨 방향을 본다. 예담에게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아니, 저 녀석이 왜 저기 있어...”
확실히, 전에 봤던 쇼마가 맞다. 복장은 교복이 아닌 운동복이기는 하지만, 얼굴을 척 보면 바로 알 것 같다. 저번 주부터 시작해서 잊을 만하면 마주쳤으니 모르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상태가 조금 더 안 좋아 보인다. 이상한 말까지 횡설수설하고, 거기에다가 예담을 보고서도 별 표정의 변화도 없다.
“야, 쇼마! 아사카 쇼마! 뭐 할 말 없냐?”
“진리... 너도 진리를...”
여전히, 쇼마는 횡설수설하지만, 몇 가지 단어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다. 그게 죄다 진리성회와 관련된 내용이라는 게 참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진리 좋아하시네.”
전에 겪은 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순식간에 쇼마의 지근거리로 다가가서는, 두 손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을 쇼마의 얼굴 앞에 갖다댄다.
“이러면 정신을 좀 차리겠냐?”
“......”
쇼마는 여전히 말이 없다. 하지만 예담을 노려보는 건 여전하다. 안젤로가 그걸 보더니 말한다.
“야, 예담아, 이런 녀석까지 상대할 시간이 있냐? 어서 가자. 우리 시간이 또 그렇게 많지 않잖아?”
“아, 아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 이 녀석은 좀 내가 악연이라는 게 있다 보니까...”
그렇게 말하며 쇼마에게 두 손을 들이대는데, 갑자기 예담의 두 손이 묶여 버린다. 전의 그 거미줄을, 이번에는 쇼마가 직접 예담의 손을 잡고서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도 쇼마의 코앞에서 만들어낸 것이라, 전에 겪었던 거미줄보다 두 배 정도는 센 것 같다.
“제, 제... 제법인걸. 이 정도로 세다니... 하지만 이건 아냐? 너도 나한테 가깝다는 거 말이야.”
“야, 예담아, 너 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
“뭐긴 뭐겠어. 이렇게 말도 안 듣는 녀석에게는, 따끔한 꼴을 한번 보여줘야지.”
“뭘 그렇게까지 하냐. 내가 좀 손을 보면 되는데.”
“네가 어떻게?”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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