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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지아, 마스크를 가지고 뭘 하겠다고?”
지아의 인형이 어떻게 마스크를 다시 가져왔는지도 궁금하지만, 그것보다도 지아가 저렇게 자신 있게 말하니 궁금해지는 것도 있다.
“그러니까 이 인형으로 유인해서 저 형을 놀래키는 거라고! 그렇다면 충분히 가능도 할 것 같은데? 내가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이 인형이면...”
“안돼, 안돼! 이미 다 이 인형 하면 너인 줄 안다고.”
듣고 있던 타냐가 지아를 타박하며, 이목을 자신에게 집중시킨다.
“저 선배를 골탕 먹일 좋은 방법은 나한테 있다니까?”
“응?”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궁금한 민 역시 타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본다.
“너 뭘 하려고?”
“그러니까, 저 선배는 말을 못 하게 하는 능력이잖아? 내가 미리 말풍선을 몇 개 만들어서 내 주위를 돌게 만드는 거야. 그리고 저 선배가 나한테 그 능력을 걸면, 바로 그걸 터뜨려서,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지!”
민은 듣고서도 바로 이해가 안 되는 듯한 모양인지, 타냐에게 되묻는다.
“그걸 어떻게 하려고? 그리고 나는 네 능력은 소리 관련 능력이라는 것만 알지 그렇게 쓴다는 말은 못 들어 봤는데?”
“만화를 보다 보면 있잖아, 말풍선 같은 거 나오지? 그런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라고!”
“그건 그렇다고 해도 그 선배의 능력을 어떻게 발동시킬 건데?”“그건 말이지...”
타냐는 민을 돌아본다. 그러자 민은 금세 고개를 가로젓는다.
“안돼. 나보고 미끼가 되어 달라는 거면 나는 그런 건 안 할래.”
“왜, 금방이면 될 텐데...”
“그러다가 내가 잘못되면 어떡하려고!”
그런데 민과 타냐의 말을 듣고 있던 지아가 끼어든다.
“어, 민이 형하고 타냐 누나, 그거 내가 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응? 네가 말을 못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아, 물론 내가 직접 한다는 건 아니고...”
지아는 또다른 어떤 아이디어가 번뜩거리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민이 손을 내저으며 말한다.
“아니, 아니야! 됐어.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오후 12시 30분의 미린대 초능력 방범대 동아리방. 누군가가 동아리방의 문을 두드리자, 리암이 나와 본다. 리암이 보니, 굴리엘모가 손을 흔들고 있다.
“안녕하세요, 매키트릭 씨!”
“어... 웬일이세요?”
리암은 초능력 방범대 동아리방 바로 앞까지 찾아온 굴리엘모의 모습에 잠시 머리를 긁적거리지만, 이내 인사를 건넨다. 굴리엘모는 바로 말한다.
“혹시 그 마레마레 꿀맛 쿠키를 속여 파는 가게를 골탕먹일 방법을 찾은 건가요?”
“아, 아직 그런 건 아니고요... 아이디어를 떠올리긴 했는데 어떤 식으로 할지 고민하는 거죠!”
“그러면요...”
굴리엘모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듯 보인다.
“한번 이렇게 해 보는 건 어때요? 이리 가까이 한번...”
굴리엘모가 가르쳐준 방법은 캠퍼스 안에 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닐 만한 곳에 그 문제의 가게 이름을 크게 걸어놓고 이벤트를 명분으로 하나씩 나눠주는 것이다. 거기에서 학생들이 그 가짜 디저트의 실체를 알게 된다면 그 가게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학생들이 알아 줄까요? 잘못하다가 우리가 같이 엮여 버리면 그것도 또 골치아프잖아요.”
“야, 리암! 뭘 그렇게 걱정하냐!”
어느새 동아리방 앞에 들른 나데르가 끼어든다.
“어느 가게에서 협찬해 줬다고 대문짝만하게 써 붙이면 될 거 아니야!”
“그러면 될 것 같기는 한데...”
그런데 리암의 눈에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이 숨어 있는 게 보인다. 리암은 곧장 일어나서 그쪽을 보고서 말한다.
“야, 또냐. 지겹지도 않냐. 당장 좋은 말 할 때 나와라. 나 그렇게 너희들한테 신경 쓸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 아니야.”
리암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진리성회 신도로 보이는 두 남녀가 문 뒤에서 나온다. 리암이 이 학교에서 이런 얼굴들은 한번도 못 본 것으로 봐서는 외부인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두 명의 신도들 역시 투지는 남아 있는 건지, 리암을 노려보는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어, 진리성회 성지에서 훈련이라도 받았나 봐? 아니면 상이라도 받고 싶어서 이런 데 자원했다든가. 둘 중 뭐가 되었든, 사람 잘못 봤다고 해야겠는데.”
“저, 메키트릭 씨, 무슨 말이죠? 진리성회 신도들이라니요.”
굴리엘모가 그렇게 걱정스럽게 말하지만, 리암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그 남녀에게 다가간다. 그 남녀가 여전히 싸우겠다는 태도를 보이자, 리암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각오는 됐냐?”
그리고 다음 순간, 그 남녀는 일제히 신호라도 받은 듯 달려들기 시작한다.
“엇, 리암, 조심해!”
타마라의 말에 리암이 앞을 보니, 남자의 몸에는 마치 고슴도치처럼 가시가 돋쳐 있고, 여자는 온몸을 불로 두른 것 같은 모양새를 하고서 리암에게 달려들고 있다. 3초 뒤에는 격돌할 것이다. 타마라는 다급히 말한다.
“야, 피해! 지금 무슨 상황인지 좀...”
“아,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응?”
다음 순간, 남자와 여자는 리암의 눈앞에 넘어져 있다. 두 손을 서로에게 마주 잡고 있다. 당연히 남자의 손은 벌겋게 익는 듯 보이고, 여자의 손은 가시에 몇 군데가 뚫려 있는 게 보인다.
“으윽, 이게 뭐야!”
“이게...”
두 사람은 그렇게 당했음에도 다시 일어나서 리암에게 덤벼들려고 한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바로 며칠 전 경영관 지하 강당에서 리암을 급습하려던 그 남녀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더 움직이지 못한다. 타마라가 발을 묶어 놓은 탓이다.
“왜, 말해 보시지. 이번에도 로건이 시킨 거냐?”
“......”
“저기, 매키트릭 씨. 그냥 이 사람들 더 귀찮게 하지 말고 풀어주는 건 어떨까요?”
굴리엘모가 나름대로는 그 남녀가 걱정스러웠던 듯, 리암에게 그렇게 말하지만, 리암은 굴리엘모의 걱정과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이 녀석들, 이렇게 약해빠진 것처럼 보여도 나하고 여기 사람들을 죽이려고 살의에 가득 찼던 사람들이에요. 그냥 보낼 수는 없죠.”
리암이 타마라를 돌아보자, 타마라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뒤, 그 두 남녀의 얼굴까지, 결정이 큐브 모양으로 덮어 버린다.
“이제 이것들을 어떡하게요?”
“보기나 해요.”
타마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두 큐브 덩어리를 복도 쪽으로 민다.
“조금 시간이 걸려서 저기 광장까지 가겠죠.”
“아, 그런가요...”
리암은 그 큐브 덩어리들이 동아리방이 있는 건물을 벗어나, 본관 앞 광장에 착지하는 걸 보고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한다.
“그런데 안젤로니 씨, 우리 어디까지 했죠?”
“어... 그러니까 저 디저트 가지고 장난치는 가게를 어떻게 하면 한 방 먹일 수 있을지였는데...”
“그렇죠! 본격적으로 이제 이야기해 봅시다.”
굴리엘모는 이제 초능력 방범대 동아리방 안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리암과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다.
오후 1시의 진리성회의 본부 진리궁. 40대 정도 되는, 검은색 정장 차림의 한 여자가 택시에서 내려서 입구로 들어선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정장 입은 남자들에게 자기 전도자 수첩을 제출하자, 출입문이 열린다. 이 여자가 바로 파라드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인간병기 제어를 담당한 강사 ‘말리카 라주’, 홀리네임은 풀비아다.
“풀비아 강사님, 어서 오십시오. 총회장님께서 찾으셨습니다.”
진리궁의 총회장 집무실에 막 도착한 라주가 총회장에게 인사하자, 총회장은 곧바로 라주에게 따져 묻기 시작한다.
“풀비아 강사, 어제 일어난 일에 대해 설명을 해 볼 수 있을까?”
“예, 총회장님, 말씀하십시오.”
라주가 꿇어앉은 채로 말하자 총회장은 말한다.
“어제, 인간 병기들을 제어하던 장치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작동불능이 된 상황이었다는군. 경위를 알고 싶은데.”
“예, 아뢰겠습니다. 어제 7시 30분경, 알 수 없는 사유로 제어 장치가 고장났습니다. 그때 저와 파라드 커뮤니케이션즈 직원들은 각자 해당 제어 장치의 조작에 힘을 쏟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만, 불의의 상황을 맞이하여, 요하네스, 에발트, 도로테아의 통제권을 12시간 동안 상실하였습니다. 해당되는 시간 동안, 세 명은 마치 야생 짐승이나 무법자처럼 활동하였습니다.”
총회장의 얼굴에는 표정 변화가 없다.
“하지만 총회장님! 이것은 저희 파라드 커뮤니케이션즈 직원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만약 잘못이 있다면 제게 주십시오. 저는 파문이든 무엇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저희 자체적으로 알아본 결과, 저희 내부에는 이런 것을 유발할 요인은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인가?”
총회장이 따져 물으려 하자, 라주는 말한다.
“맞습니다. 외부 방해자의 소행으로 보입니다.”
총회장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말한다.
“풀비아 강사! 이것은 섭리를 해할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다. 본래 파라드 커뮤니케이션즈의 담당자 모두를 교체하려 하였으나, 보류하도록 한다. 풀비아 강사는 책임지고, 매일 1회 이상 집회를 실시하고 보고해라.”
“예...”
라주는 착잡하게 대답한다. 그녀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들지 못하는 것을 보고서도, 총회장은
“그리고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서 보고해라. 만약 이것이 책임 회피로 판단되면, 나는 곧바로 풀비아 강사를 파문할 것이니 그렇게 알아라!”
“예!”
“가봐도 좋다. 그 자를 잡으면 언제든 보고해라!”
라주는 총회장의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일어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여러 차례 하고는 총회장의 집무실을 나선다. 잠시 뒤, 총회장은 언제 그렇게 화를 냈느냐는 것처럼, 어제 저녁에 메시지를 보냈던 사람을 떠올린다. 마침 컴퓨터 모니터의 바탕화면을 보자마자 떠오른 것이다.
“그런데 오늘 오기로 한 그 사람... 왜 아직 안 오는 거지?”
조바심이 든 총회장은 다시 한번 메시지를 보내 보려는데, 메시지가 하나 도착해 있는 게 보인다.
“오, 메시지가 도착했나 보군...?”
발신인란에는 ‘발신인 정보 없음’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총회장은 곧장 그가 어제 메시지를 보낸, 바로 그 대상임을 알아챈다.
[총회장님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지금 수련이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도 총회장님이 이렇게 오랜만에 불러 주시니 오늘 안에는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메시지를 다 읽은 총회장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기 시작한다.
“그래, 이래야지... 곧 보게 되겠군. 어떻게 지냈으려나?”
그리고 오후 2시의 미린학원 도서관. 예담은 도서부 활동 참석차 도서관으로 가던 길이다.
“어, 그런데 저 선배...”
아마데오가 서성이다가, 어디론가 가는 게 보인다.
“웬일로 도서관으로 안 들어간대. 그런데 저 방향은 만화부실 쪽 아닌가...”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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