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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172화 - 누군가에게는 가시밭길

시어하트어택, 2026-02-20 06: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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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의 미린학원 만화부실 앞 복도.
민은 여느 날처럼, 만화부 활동 시간이 있어 만화부실로 가는 길이다. 만화부실 문을 열어보니, 여전히 말을 못 하는 것으로 보이는 미린중, 미린고 교복을 입은 학생 몇 명이 만화책을 열심히 탐독하는 중이다.
“에이, 저 애들 그냥 놔두고, 만화부는 만화부의 일을 열심히 하자고.”
윤진은 만화부실에 들어오는 길에 여전히 있는 그 학생들을 보고서는, 신경이 쓰이는지 그렇게 한마디 하고서 만화부실 앞쪽에 있는 프로젝터를 켠다. 프로젝터에 나오는 내용은 별 건 없고, 요즘 극장에서 화제인 애니메이션 <귓속의 은하>의 일부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 저거 내용이 꽤 진지해 보이는데...”
“맞아! 주인공이 말을 못 하는 것 같아. 그렇지?”
앞에 앉아 있는 나디아와 아이란이 서로 그렇게 말을 주고받는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안젤로는 하필 이럴 때 말을 못 하니 영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그런데...
“어엇?”
어느 새엔가, 만화부실 밖에서 누군가 안을 스윽 들여다보고 있는 게 보인다.
“어엇, 누구...”
윤진이 보니, 아마데오다. 아마데오는 얼굴이 영 좋지 않아 보인다.
“말을 못 하는 주인공이라... 그것참 흥미로운 내용이구나. 그렇지?”
아마데오는 마치 거기 만화부실 안에 있는 만화부원들 중 한 명의 말을 못 하게 하든지, 아니면 아말처럼 특정 발음이나 단어를 못 말하게 해야 직성이 풀릴 것처럼 보인다. 물론 아직 만화부원들은 꿈에도 모르는 사실이지만.
“어... 그러니까요, 선배님, 한번 앉아서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참 다행스럽게도, 아마데오는 다른 만화부원들에게 별 흥미는 보이지 않고서, 애니메이션만 감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마데오가 앉은 자리는, 하필 민의 바로 옆이다. 자신의 옆에 아마데오가 사이를 비집고 앉자, 민은 속으로는 꽤 불쾌하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아마데오는 민의 그 찡그린 얼굴을 보고는 그게 못마땅한 모양이다.
“얘, 선배님이 좀 앉으려고 하면 자리를 만들어 줘야지...”
“쳇, 자기가 뭐라고.”
아마데오는 민의 그 불평 섞인 소리까지 들은 모양이다. 만화부실 앞에서 영상을 보여주던 윤진 역시, 아마데오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지는 걸 보고는 걱정스러웠는지 거기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런데 아마데오는 의외로 그 이후에 별다른 충돌은 없이 얌전히 앉아서 애니메이션을 잘 감상한다.
그리고 그 광경을, 아마데오를 따라온 예담 역시 숨을 죽이고 지켜본다.
“뭐야, 저 선배한테 저렇게 말을 했어?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아무리 지금 아마데오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는 해도 저렇게 대놓고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이니, 예담으로서도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그리고 그건 예담을 따라온 세훈 역시 마찬가지다.
“얘, 예담아, 너 도서관까지 잘 왔다가 왜 갑자기 다른 길로 새나 걱정했는데, 여기 와 있었던 거냐?”
“아, 아니, 선배님, 저는 그게 아니고요! 저도 역시 걱정할 만한 일이 있다고요!”
물론 세훈도 예담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는 안다. 하지만 아마데오는 세훈에게도 선배다. 이 상황에 잘못 말을 하거나 행동을 이상하게 보였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세훈으로서도 두려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야, 빨리 와. 너 여기서 죽치고 있다가 또 이상한 일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에이, 이상한 일이야 많이 당했는걸요? 여기서 한번 더 당한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죠.”
“무슨 헛소리야. 빨리 와. 너 선배님한테 한소리 듣고 싶냐?”
세훈이 그렇게까지 나오자, 예담은 어쩔 수 없이 세훈을 따라간다.

한편 만화부실 안에서도 긴장되는 상황은 이어진다. 말은 안 하고 있지만, 민과 아마데오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눈치챈 윤진은 가시밭길 위에 맨발로 선 기분이다.
“아니, 왜 저래... 끝나고 무슨 큰일이라도 터지는 거 아니야?”
다른 만화부원들 역시도 차마 말은 못 해도, 어떤 일이 앞으로 일어날지는 예상을 하고 있기에 편히 볼 수는 없다. 아마데오가 유난히 침묵을 지키며 감상하고 있고, 민 역시 평소답지 않게 조용히 얼어 있는 듯한 자세로 감상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다른 만화부원들이라고 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돼... 이럴 수는 없다고!”
오후 3시, 유니버스 포트 리조트 출입문. 제이든이 두 손으로 머리를 싸매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리조트에서 나오고 있다. 여전히, 직원들과 장내 전광판은 제이든에게 ‘또 오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지만, 제이든은 거들떠도 안 보고, 곧장 차에 올라탄다. 가고 싶어서가 아니다. 부모님은 제이든이 지금까지 수업을 받는 것으로 상정하고, 4시까지 집에 오라고 언질을 주었기 때문이다.
“안된다고... 빨리 5,000만 리라를 만회해야 해!”
수중에 남아 있던 100만 리라까지 다 쏟아부은 상황이라, 눈이 뒤집힌 상태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리조트로 다시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돈을 만회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친 제이든은, 곧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제이든이 항상 돈을 빌렸던 사채업자다.

[카를로스, 5,000만 리라만 지금 바로 쏴 주라!]

그런데, 그 사채업자에게서 곧바로 전화가 날아온다.
“야, 제이든 리빙스턴! 좀 작작 해라. 아직 6,400만 리라 갚아야 하는 거 모르냐?”
그 사채업자는 제이든과 안면을 트고 있는 모양인지, 업무 시간 중에도 바로 제이든에게 전화를 걸어온다. 제이든은 당연히, 큰소리로 응수한다.
“아니, 카를로스! 우리 집은 그거 금방 갚을 수 있다고! 네가 뭔데!”
“야, 그러면 왜 지금까지 안 갚고? 내가 한번 집 배경도 없고 연줄도 없는 애들처럼 해 줘?”
카를로스라고 불린 그 사채업자의 말은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다. 원래 카를로스는 꽤 악명이 높은 편인데, 그나마 제이든의 집안 덕분에 그걸 무마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이든의 목소리는 기어가는 것처럼 바뀐다.
“그런 게 아니잖아! 우리 집은...”
“됐고, 그거나 빨리 갚아. 또 빌리면 뭣도 없는 애들처럼 너도 그렇게 대해 준다?”
“알겠어...”
카를로스로부터 별 소득도 얻지 못하고 전화가 끊긴다.
“두고 봐. 내가 너 코를 납작하게 만들 줄 알아!”
제이든은 포기하지 않고, 또 다른 번호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사이 제이든의 차는 리조트를 벗어나, 왕복 6차선의 대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애니메이션 <귓속의 은하> 상영이 다 끝나자, 아마데오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손뼉을 세 번 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잘 봤어, 잘 봤어! 아주 잘 봤다고. 콜록...”
“네, 선배님!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자! 이제 각자 자유 감상 시간이니까 다들 보고 싶은 거 보고 편히 들어가면 돼!”
윤진은 그렇게 말해도, 민과 아마데오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아마데오는 그냥 가지 않으려고 한다.
“너 말이야... 아까 뭐라고 했니?”
“......”
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서, 그냥 가만히 서 있다. 아마데오는 순간 마스크를 벗는다. 입꼬리가 일그러져 있다.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아마데오를 찾는 목소리가 들린다.
“야, 아마데오! 너 거기 있었냐! 아까 소마 선생님한테 와 보겠다며서 거기서 뭐 하는 거냐!”
만화부실 밖에서 로드리고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아마데오는 순간 당황해서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아니, 형, 나는 그런 게 아니고...”
“시끄러! 빨리 와!”
“알았어...”
아마데오는 구시렁거리면서도 로드리고의 뒤를 따라간다. 아마데오가 완전히 만화부실에서 보이지 않게 되자, 윤진은 십 년 감수한 것처럼 한숨을 깊고 크게 내쉰다. 그리고 민을 따로 부른다.
“너 아까 왜 그랬던 거냐?”
“아니, 그 형이 저를 자꾸 밀고 자리에 앉으려고 하잖아요. 자기가 만화부원도 아니면서.”
“그 다음에 무슨 말을 한 것 같은데...”
“아니, 그게요.”
“됐어... 또 그러면 나는 책임 못 진다!”
윤진은 그렇게 경고에 가깝게 말하고서 민을 돌려보낸다. 민은 자리에 앉아서 만화책을 보면서도, 옆에 앉은 유, 그리고 리카에게 한소리를 듣는다.
“왜 그랬냐? 그냥 가만히 보면 될 것 같았는데...”
“그러게. 나도 무슨 큰 일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했다고.”
“에이, 그러려고 했던 거 아니라니까. 나는 단지...”
그런데 민이 그렇게 말하다가, 봉제인형 하나가 또 비늘을 들고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던 걸 포착한다. 보나마나 지아의 인형 중 하나일 것이다.
“어딜 도망가... 이리 와!”
그런데 민이 잡고 보니, 그 인형은 비늘 말고도 다른 구슬 같은 것을 하나 더 들었다.
“뭐냐... 뭘 들고 있는 거야?”

“우와, 됐어, 됐다고! 돈을 빌렸다고!”
제이든은 자신도 모르게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말한다. 사실 제이든이 이번에 5,000만 리라를 빌릴 때도, 집안 사정이나 체면 같은 걸 다 버려두고 그야말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파했을 뿐이다. 물론 그전에 빌린 곳들에 비해 조건은 좋지 않고, 이율 역시 꽤 세게 붙었다. 그래도 당장 쓸 돈이 생겼다는 점에 감사한다. 안 그랬으면, 오늘 잃을 원금을 만회할 기반은 얻지 못했을 것이다.
“좋았어... 내일 간다... 어떻게든 핑계를 대어서라도 간다...”
제이든은 거기에 필요한 핑계 정도는 이미 만들어 놨다. 학교에 과제를 하러 간다고 하면 될 것이다. 세상에 어떤 부모가 자식이 공부하러 간다는 데 막을 부모가 어디 있겠냐마는.

그리고 제이든이 모르는 새에, 제이든의 차 뒷바퀴의 뒤에 몰래 착 붙어서 따라가고 있던 둥근 구체는 몰래 그의 차를 빠져나가 어디론가 간다. 그 구체가 다다른 곳은 제이든의 집 근처에 있는 인영의 집. 인영의 발밑에 도착하자마자, 구체는 스스로 굴러가던 것을 멈춘다.
“오늘도 무사히 도착했네...”
인영은 그 구체에서 원격 조종 장치를 뽑아서 경로 추적을 해 본다. 어제와 오늘에 걸쳐, 그 구체가 추적한 경로는 포커룸, 리조트가 대부분이다.
“그럼 그렇지... 학업은 하지도 않고 놀기만 하는 그 집 첫째아들 짓인가?”
인영은 곧바로 그게 제이든이 한 짓임을 알아챈다.
“좋아, 내일은 회사에 갈 일도 없으니, 리빙스턴 씨네 집에 한번 가 볼까.”
“자기가 직접 가게?”
인영의 말을 들은 아내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인영은 웃으며 말한다.
“하하하! 내가 가야지. 내가 안 가면 누가 가나?”
“그렇기는 한데, 걱정되니까...”
“재언이하고 놀아줄 생각이나 해.”

시어하트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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