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창작물 또는 전재허가를 받은 기존의 작품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제이든의 집.
제이든은 집에서 막 잠에서 깬 다음, 어제 미리 사 놓은 샌드위치를 하나 먹던 참이다. 가족들과 같이 식사하지 않은 지는 1년 정도 되었다. 그리고 제이든에게는 이렇게 간편하게 먹는 게 더 편하고, 시간도 아낄 수 있어 더 좋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런데 막 제이든이 샌드위치를 한 움큼 베어 물어 먹을 즈음, 아버지가 방 안에 들어온다.
“어...”
제이든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아버지는 더 엄한 표정을 하고서 말한다.
“어제 아빠가 했던 말, 잘 명심해. 네가 지금 하는 것과 같은 식으로 계속 지내면, 나중에는 정말 힘들어질 수 있어. 알겠니?”
“......”
제이든은 대꾸하지 않는다. 아버지 역시 제이든을 탐탁지 않아 하는 그 표정을 하고서, 제이든의 방문을 닫고는, 주차된 차를 타고 회사로 향한다. 제이든은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아버지가 완전히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제이든은 곧바로 친구 중 한 명에게 전화를 건다.
“야, 오늘 경기 몇 시야? 응? 10시? 그래, 내가 그때까지 갈 테니, 기다려!”
전화를 끊고는, 그는 한바탕 한숨을 내뱉는다.
“하... 진짜! 이 사막 같은 집에 한 시간이라도 있다가는 내가 미쳐 버리겠다니까!”
그러고는, 자기 계좌의 금액 현황을 본다. 어제 돈을 많이 탕진해서 금액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원래 그의 집은 꽤 넉넉한 집안이라 이런 돈 정도는 부모님이 넉넉히 주고도 남을 정도지만, 제이든은 그걸 ESP 클랜 배틀에 다 날려버린 것이다. 지금 쓸 돈을 조달하려면, 지금 그가 가진 돈으로는 턱도 없이 모자라다.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다. 곧장 거실로 간 제이든은, 이윽고 아버지의 방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뒤 무언가를 꺼내서 나온다. 그 무언가를 가방에 넣은 제이든은 입에 웃음을 가득 띤다.
“좋았어! 이거면 이번 대회도 필승이겠는데.”
그리고 전화를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릴리안? 아, 오늘도 올 거지? 그래, 이따가 미린항 컨테이너 부두에 내가 정해 주는 건물로 와.”
이윽고, 제이든은 주차된 차를 타고서 집을 떠난다. 오른손으로는 또 그 금속의 둥그런 구체를 만지작거리면서.
미린 남부성당.
민은 안리 신부의 말에 따라, 제대 뒤편에 있는 사제실로 들어선다. 마침 주임신부가 민을 보고는 안리 신부에게 말한다.
“그런데, 토마스 신부, 이 아이는 우리가 보기로 한 그 손님들이 아니잖나?”
“네, 맞는데요, 어제 다른 일이 있어서...”
“응? 다른 일? 뭐, 됐네. 토마스 신부가 복사 일 좀 잘하라고 지도해 주고.”
주임신부는 잠시 민을 보며 어깨를 두드린다. 그러더니, ‘잘 해 보라’는 듯한 묘한 웃음도 보낸다.
“참, 토마스 신부, 그 손님들은?”
“와 있다는군요.”
“그래, 알겠어. 미사 끝나고 뵙지.”
곧이어, 안리 신부는 민을 옷장 앞로 데려간다. 옷장 안에 있는 건, 옷걸이에 걸린 복사복이다. 그걸 보자, 해야 할 벌칙이 뭔지를 깨닫는다.
“복사는 해 본 적 없는데...”
“자, 벌칙도 벌칙이지만, 이것도 좋은 기회잖니? 자!”
그 흰 복사복을 입자, 옆에서 구경하던 다른 복사들이 다들 킥킥거리지만, 안리 신부가 주의를 주자, 다들 입을 싹 닫고서, 짐짓 엄숙한 표정을 짓는다. 민 역시 마찬가지로 복사복을 입자마자, 순식간에 짐짓 자신이 무슨 성직자라도 된 것처럼 입을 꽉 다물고 웃음기를 없앤다. 하지만 안리 신부는 그런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 말한다.
“자, 이제 벌칙 수행이다. 이걸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복사도 해 봐야 하지 않겠니?”
민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서 발걸음을 옮긴다.
그 시간 신시아는 막 교회에 도착한 참이다. 마침 막 미사가 시작되려던 참이다. 대충 자리를 잡고 앉는다. 리암, 타마라는 다른 자리에 앉았다고 했다.
“아, 늦지 않게 왔네.”
한번 슥 보니, 다른 사람들은 신시아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신시아가 앉은 자리가 바로 가운데 통로, 신부가 다니는 곳이라는 것만 빼면,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옆에 앉은 신시아의 또래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가 조금 이상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신자 정도로 보이는데, 슬금슬금 다른 신자들의 눈치를 살피고, 옆과 앞뒤에 앉은 신자들의 손을 잡으며 유인물 같은 걸 나눠주고 있는 게 보인다.
“설마 진리성회인가...?”
심증은 그렇게 들기는 하지만, 정작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신시아 역시도 겁이 난다. 섣불리 행동했다가 신시아가 되려 관심을 끌게 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시아의 예상대로, 수상한 여자는 신시아의 옆에까지 다가온다. 당연히 신시아는 ‘온몸으로’ 싫다는 자세를 취한다. 그도 그럴 것이, 로건이 신시아에게 한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으니 좋으려야 좋을 수가 없다. 거기에다가, 생각해 보니, 그런 일련의 행동은 포교를 위한 밑밥깔기가 대부분이었다. 이윽고...
“안녕하세요- 자매님.”
거부감이 들 만한 그 여자의 속삭이는 소리가, 어느새 신시아의 바로 옆에까지 왔다. 당연히 신시아는 거부하는 손짓을 보이지만, 그 여자는 개의치 않는다. 곁눈질로 보니, 신시아가 전에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그것도 미린대 캠퍼스 안에서다.
“......”
그 여자는 이제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세상 교회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낙원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자매님은 지금까지 이 교회에서 헛된 것을 듣고 있었다는 건 잘 알고 계시는 거죠? 제거 이제부터 소개해 드릴 것은...”
신시아는 불쾌함으로 얼굴이 불타는 듯하다. 하지만 빠져나가기도, 마땅치 않다.
그리고 그 시간, 예담은 지하철을 타고서 시립미술관으로 가는 길이다. 심심하기도 하고, 매일 하는 게임 역시 하트가 없어서 하지를 못한다. 마침 메신저에 있는 에스티의 프로필이나 보기로 한다.
“특이하네... 부모님은 다들 박사학위 소지자에, 한 분은 교수, 또 한 분은 연구소 부소장인데... 에스티는 왜 이런 거나 좋아하냐.”
에스티의 프로필에 올린 사진에는 ‘#심령현상’, ‘#괴현상’ 같은 해시태그들이 가득하다. 안 그래 보이는데 이런 걸 보니, 어느 면에서는 깨는 것도 있다. 그래서 왜 에스티가 미술관에서 보자고 하는지, 더더욱 알 수 없다. 그리고 다행히도,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한 번의 습격도 없었다. 아무 방해도 없이, 예담은 지하철에서 내려 미술관으로 향한다.
“자매님! 아시겠나요? 세상 교회의 타락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은, 바로 여기를 봐야 알 수 있다는 것! 보시면...”
신시아는 그 여자의 말을 피하려 고개를 돌리지만, 그 여자는 오히려 신시아의 팔을 강하게 움켜쥔다. 그리고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것 같은, 그런 얼굴이다.
확실히 알겠다. 로건은 정체를 숨기느라 신시아의 앞에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교회 안에서까지 이런 행동이 이어질 줄은 몰랐다. 그것도 신시아의 바로 옆에서 겪으니 거부감은 더 심해진다.
바로 그때, 본당의 문을 열고 복사가 들어오고, 그 뒤에 신부가 들어오는 게 보인다. 그런데 촛대를 들고 들어오는 복사를 보자마자, 그 여자는 겁에 질려서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 듯 보인다. 신시아는 신기했는지 그 복사를 잠시 돌아본다. 꽤 익숙한 얼굴이다.
“혹시, 내가 그때 한번 들어봤던, 그 애인가?”
신시아는 곧 그게 맞을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리암을 한번 구해 준 적이 있고, 매우 강력한 초능력자이고, 거기에다가 저렇게 알아볼 정도라면 분명히 그 예감이 맞을 것이다.
한편, 민 역시도 이상한 사람이 본당 안에 있다는 걸 눈치챈다. 거기에다가 이상한 짓을 하려는 낌새까지 보이니,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도 화가 치밀어오를 것이다. 하지만 민은 지금 복사를 맡고 있다. 거기에다가 선두에서 걷고 있다. 섣불리 나서기도 뭐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 수상한 여자는 민을 보자마자, 마치 이단심문관을 만난 이단자라도 되는 것처럼, 본당을 벗어나,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기 시작하더니, 곧 줄행랑을 쳐 버린다. 주임신부와 안리 신부도 그 수상한 여자를 굳이 잡으려 하지는 않는다. 민은 곧 아무 일 없다는 듯 계속 걷는다.
‘휴...’
어느덧, 미사가 다 끝난 본당. 신자들은 대부분 본당을 빠져나간다. 사제실로 들어간 민을 기다리는 반디 역시, 본당에서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리암과 타마라, 신시아는 반대 방향으로 가서, 사제실로 들어간다.
“그래요, 토마스 신부가 말한 분들이군요. 이리 앉으시죠.”
리암은 주임신부의 안내에 따라, 타마라와 신시아를 사제실 가운데에 있는 원탁에 앉게 한다. 곧장 주임신부가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이 미린 남부교회의 주임을 맡은 ‘도메니코 알미란테’ 신부라고 합니다. 여기는 보좌신부, ‘카라스마루 안리’ 신부입니다.”
안리 신부를 소개하고는, 주임신부는 곧 본론으로 들어간다.
“여러분의 지인인 전기진 님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어... 정말요?”
타마라는 안리 신부를 돌아보며 말한다.
“아니, 안리 오빠가 말한다는 거 아니었어?”
“나도 말할 게 있긴 한데, 주임신부님이 할 말이 더 많은 것 같더라고.”
그리고 그때, 민과 다른 복사들이 사제실에 들어온다. 복사복을 반납하려는 듯하다. 그걸 벗고서 옷장에 걸자, 민은 ‘이제 됐다’고 말하는 것처럼 후련한 표정을 짓고, 원래 입고 왔던 점퍼까지 걸친 다음 안리 신부를 보고 말한다.
“신부님, 저 이제 가도 되죠?”
“아, 그래! 이제 가 봐.”
“다음에는 절대 안 져요!”
“응?”
안리 신부가 되물으려 하자, 민은 오락실의 배지를 보여주며 말한다.
“절대, 안 진다고요.”
민의 그 말을 듣자, 신시아는 그 얼굴이 확실히 생각난 모양인지, 민을 부른다.
“얘! 잠깐 나 좀 볼래?”
“어... 나중에요.”
민은 거기서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는지, 신시아에게 손만 흔들고는 사제실을 나선다. 그러자, 주임신부가 안리 신부를 돌아보며 말한다.
“토마스 신부 자네 오락실도 가나?”
“아, 아니오... 딱히 즐기면서 하는 건 아닙니다만...”
안리 신부가 ‘무슨 불호령이 떨어질까’ 고민하며,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자, 주임신부가 말한다.
“아, 잘 됐어! 마침 나도 좀 즐길 거리가 필요했거든! 저녁 미사 끝나고 사제관에서 한수 좀 가르쳐 주지 않겠나?”
“아, 알겠습니다...”
안리 신부가 어색하게 말하자, 주임신부는 곧 리암 일행을 돌아보며 말한다.
“아, 죄송합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2 댓글
마드리갈
2025-08-29 22:51:03
인생을 한심하게 사는 사람들이 꽤 있네요. 제이든은 문제의 ESP 클랜 배틀에 자신의 금전을 탕진하고 이제는 아버지의 방에서 절도행각까지 벌이고, 진리성회 소속인 듯한 수상한 여자는 교회 안에까지 숨어들어와서 신시아에게 이상한 짓을 하려다 도주하고..대체 어디부터 잘못되면 저렇게 답이 없을 수 있을지...
의외의 모습이야 있을 수 있죠. 에스티가 충분히 이해되어요. 저 또한 관심분야가 특이한 편이니까요. 게다가 주임신부는 게임에 대하 우호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네요. 천만다행이예요. 그런데 이미 고인인 그 볼트 선배인 전기진에 대해 주임신부가 말할 게 많다는 건 대체 무엇일까요. 생각한 이상으로 사안이 큰 듯하네요.
SiteOwner
2025-08-29 23:44:46
제이든은 큰 착각을 하고 있군요. 자신의 집이 사막같은 게 아니라, 본인의 인성이 사막의 강수량에 비교되는 것조차 과분한 정도로 부족합니다.
교회에 잠입해서 이상한 짓을 하는 자는 저는 본 적은 없습니다만, 지하철 내에서 수녀에게 예수 믿으세요 운운하면서 전도하러 다니는 자라든지 교회 주차장에서 카섹스를 하는 커플 등은 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 정보가 쌓이면 나중에는 정말 큰 위력을 발휘하기 마련입니다. 에스티가 관심분야에서 많은 지식을 쌓은 것 같고, 주임신부가 그 전기진에 대해 말할 게 많다는 점이 여러모로 고무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미 죽은 그 전기진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그의 죽음이 무의미했다는 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기에 여러모로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