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이면, 국민학교 취학시점으로부터 35년을 맞게 됩니다.
그때 알게 된 어떤 아이와는 10년의 친교가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가 없습니다.
25년 전 가을에 사고로 고통 속에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기에...
그 아이 D군은, 취학 당시 거주지 문제로 인해 편이 갈라져 있었던 상태에서 유일하게 다른 동네 출신의 남학생이어서 배척받고 있었던 저에게 처음으로 손을 내밀어 준 남학생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그 D군의 사는 동네에까지 따라가 보았다가 늦게 귀가하여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도중에 제가 전학가면서 D군과는 중학교에서 재회하면서 이렇게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중학교 때에는 평일, 휴일을 가리지 않고 같이 경시대회를 준비하여 큰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졸업 때에는 같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고 현재도 그 사진은 앨범 속에 잘 소장해 두고 있으며 D군이 생각날 때에는 다시금 앨범을 꺼내서 그 때를 회상해 보기도 합니다.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어느 정도 거리가 생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간혹 소식을 주고 받는 기쁨도 있었지만 그것도 고교 생활이 절반을 넘었을 때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25년 전 가을 D군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첫 친구와의 10년의 친교는 그렇게 갑자기 끝나고 말았습니다.
올해로서 D군이 세상을 떠난지 25년, 4반세기가 됩니다.
그리고 당시의 두 소년 중 저는 이미 불혹의 나이를 넘겼습니다.
비보를 들었을 때의 충격, 슬픔, 그리고 "네 몫까지 열심히 살아줄께" 라고 다짐했던 그 순간.
삶에 무게가 느껴지고 할 때마다 그것들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친구 D군이 결코 세상에 없었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세계에 남기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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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9-03-10 03:45:54
제가 고등학생 때 같은 반 여자애의 물건을 망가트린 일이 있었죠.
그 여자애는 그거에 대해서 딱히 뭐라고 하지는 않았고, 그냥 조심해달라고 말하기만 했었어요.
그 여자애랑은 그렇게 많이 대화해본 적은 없지만, 그 친구의 물건을 망가트린 일은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있어요.
왜냐면 그 여자애는 제가 대학교 2학년일 때 하늘나라로 갔거든요.
암이었다고 하네요.
참 사람 일이라는 게 이렇게 앞길을 알 수 없는 거란 말인가...하면서 허탈해 했었어요.
사이트오너님의 사연을 들으니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어요.
SiteOwner
2019-03-14 21:24:13
그러셨군요. 꽃다운 나이에 암으로 생을 마감...
잠깐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저의 친구 D군을 위해서, 그리고 대왕고래님의 고교 동기였던 그 여학생을 위해서.
살아남은 우리들은 그들의 못다 이룬 삶까지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이렇게 다시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