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인들이 대거 체포되어 구금된 사태에 대해서 이상할 정도로 반미투사들은 조용하네요.
아무래도 그럴거예요. 여기서 반미를 들고 나오면 설정충돌이 장난아닐 것이니까요.
어차피 트럼프 행정부가 전세계 국가 및 속령들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보편관세정책을 펼치기로 했으니 이미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형해화(形骸化)되고 말았어요. 노무현 정부 당시에 한미FTA 체결 단행에 대해서 범진보계열에서 당시의 노무현 대통령을 변절자 취급하면서 비난했던 역사가 있던 만큼, 우선 여기서 한미FTA 무력화는 그 "변절" 을 정상화한 것이니 반미를 외치면 설정이 깨질 것이 분명하니 침묵하는 것일 게 읽혀요.
그리고 이제 구체적인 사례로.
범진보계열에서 기업이란 악의 본산인 부르주아가 안으로는 노동자를 착취하고 밖으로는 자본으로 사회를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 둔 악의 조직. 그리고 그 악의 조직에 몸담은 자들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자본가에 협력하는 소시민계급인 쁘띠부르주아지(Petite bourgeoisie). 그러니 기업 및 노동자의 상황은 절대로 좋아져서는 안될 거예요. 그러면 여기서도 침묵해야 옳아요. 이 설정을 유지할 경우 노동조합을 결성한 노동자들조차도 결국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가 아니라는 치명적인 설정오류가 발생하지만 언제 그런 거 신경이나 썼을까요.
결국 선택적인 정의감의 말로가 이것밖에 안되었어요.
그리고 이 설정을 지키니까 저 설정이 어긋나고, 그거 수정하는 데에도 바쁠테니까 더더욱 반미를 외칠 입도 안 남았겠네요. 사실 애초에 기대도 안했어요. 언제는 반미를 통해 세계를 이끌겠다고 난리치더니 이 사안에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니까요. 미국을 개혁하겠다는 말은 더더욱 안 나오네요. 그럴 배짱도 애초에 없는 것인데 기댄들 뭐가 답이라고.
그나저나 이전부터 하던 거 안하면 인생이 끝나기 직전이라는데, 정말 그러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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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25-09-08 17:08:20
반미를 외칠 수는 없다보니 '트럼프가 미쳤다(줄여서 트미(?))'로 방향을 틀었더군요. 정작 우파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비공식 회담에서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 흘러나오는 걸 그대로 전달받아서 폭로하고 있지만요. 대충 요약하자면 이재명이 비공식 회담에서도 변명으로 일관하자 트럼프가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여서 완전 파토가 났고, 이후로도 한국에 대해서는 초강경 대응을 선포했으며, 이번에 노동자들 대규모 체포한 것이 그 첫 번째라고 하더군요. 물론 트럼프가 그렇게 막 가는 인물은 아니어서 '한국과의 관계는 좋다, (공식 회담에서 훈훈하게 나온 것은) 이재명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중시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한국에 가면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같은 언급을 하긴 했는데... 결국 트럼프에게 한국이란 상대가 누구든 이득만 챙기면 그만이기에 희망고문일 뿐이고, 이재명을 비롯한 범진보 또한 한국이 망가지는 거지 본인들이 망가지는 건 아니기에 뻔뻔하게 거짓말을 일삼는 게 아닌가 싶어서 한숨만 나옵니다.
기업에 대한 태도도 총파업이 일어나니까 기업들은 직장폐쇄와 이전으로 화답했고, 그래서 노조가 아닌 사람들은 '정말로 노동에서 해방됐으니까 쌍수 들고 맞이할 일 아니냐'라며 비웃더군요. 그 광경을 보고 꽤나 재미있었던 게, 바로 (사업만화로는 보기 힘든) "시마 시리즈"에서 노조가 얼마나 악의적으로 그려지는지와 매우 닮았거든요. 작중에서 등장하는 노조는 야근하고 있는 사원을 찾아다니면서 '억지로 회사를 위해서 일할 필요 없다'라는 논리로 퇴근을 종용하거나, 연봉협상 직전에 몰래 관리직들과 만나 금액을 결정(=춘투)한다거나, 관리직부터는 회사의 일원이니까 노조를 탈퇴해야 한다는 식의 전개가 나옵니다. 이 중에 1번만 닮았고, 2번과 3번은 정반대인 것 같아요. 즉 한국에서는 오히려 노조가 관리직을 겸임하면서 아래에서부터 회사를 망가뜨리기 시작하는? 스스럼없이 고용승계를 주장하고, 이번 노란봉투법도 온갖 분야에 대해서 냅다 파업을 벌일 수 있는 근거가 됐다고 들었거든요? 제딴에는 일단 기업을 무력화시키고 시작하자는 것 같은데, 핵폭탄을 떨군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제가 봤을 때 반미를 외치지 못하는 건 일시적인 현상일 뿐, 결국에는 반미와 반일로 돌아갈 것 같아요. 원래 저 쪽 진영이야 항상 먼저 결과를 정해두고 원인을 끼워맞추잖아요? 글 앞에 '트럼프가 미쳤다'로 대동단결한 것도 더 파헤쳐 보면 '패권국가 짓거리를 한다 = 미국이 나쁘다' 같은 논리로 이어지거든요. 정작 똑같은 짓을 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지만요.
마드리갈
2025-09-08 18:22:52
참 멋진 인지부조화네요, 반미주이자들은.
그렇게 미친 트럼프도 미국인이고 그를 대통령에 임명한 것도 미국인인데 그들의 나라인 미국은 건드리지 않는다...참 대단한 정의감이네요. 귀축미영(鬼畜米英)을 외치면서 목숨 버려가며 싸운 군국주의시대의 일본인들은 그나마 자신의 신념에 살고 신념에 죽었는데 국내의 반미투사들은 그렇게 안하는 것도 참 대단해요. 주한미군 사안에 대해서는 그렇게 일본 빙의를 열심히 하면서 정작 그 빙의의 대상같이는 행동하지 않으니, 빙의 말고 빙으로 시작하는 다른 게 되었나 싶네요.
일단 여기서 코멘트를 분할할께요.
마드리갈
2025-09-08 22:06:16
이제 이어서 코멘트.
노사관계를 적대적으로 상정하면 결국 말씀하신대로 노동조합에 총파업이라는 선택지가 있듯이 기업에도 직장폐쇄와 이전이라는 선택지가 있기 마련이예요. 예의 시마 시리즈에서 상정된 상황은 과거의 일본의 노동계 중 과격파가 버블붕괴 이전에 막 나갔던 딱 그것의 순화된 버전이라서 사실은 악의적인 묘사도 아니예요. 그 정도면 온건한 편이죠. 버블붕괴 이후에는 사업축소, 해외이전, 자동화 및 설비 자체의 장수명화 등으로 기업의 대처가 매우 적극적으로 진행되어서 기업의 선택지는 오히려 더 늘어났고, 과격파는 백해무익한 존재가 되어 버렸어요. 특히 일본국유철도 내의 여러 노동조합 중 유독 폭력적이었던 코쿠로(国労)는 일본국유철도가 JR그룹으로 분리되어 민영화되자 다른 노동조합 구성원이나 비노조원과는 달리 철저히 고용승계에서 배제되었고 수십년간 가두시위 및 법정공방을 벌였지만 전혀 효과없었어요. 아예 최고재판소가 "일본국유철도와 JR은 별개의 법인이므로 고용승계를 해줘야 할 이유 따위는 전혀 없다" 라고 확정판결을 내려서 32년간의 공방도 아무짝에 쓸모없어 버렸어요. 그 이후로 JR은 차량이나 노선을 더 튼튼하면서도 수리하기 쉽게 만들어서 보수에 손이 덜 가는 방식으로 설계방식 자체를 바꾼다든지 하는 식으로 현장노무직을 줄여버린 것은 물론 코쿠로의 동조자를 징계해고하는 등으로 철저히 그들을 배제하고 있어요.
결국 기업을 옥죄고 무력화하면 이런 꼴이 나는데 노란봉투법 같은 것을 실행해 버리면 답은 나와 있어요. 노동운동도 사업장이 있고 나서의 문제인데 그 전제를 없애면 더 말을 말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