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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저 녀석 어느새!”
검은 고양이가 이빨을 드러내며 에스티에게 다시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서, 예담까지도 움직일 준비를 하려는데...
의외로, 상황은 순식간에 끝나 버린다.
“어? 뭐야. 저 고양이, 멈춰 버렸잖아?”
그 고양이와 고양이가 내질렀던 바람의 기둥이, 실체화가 되어 거기 그대로 서 있다. 검은 고양이 역시 지금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지만, 그 자리에 붙어서 움직일 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예담은 곧바로 에스티에게 말한다.
“뭐야, 에스티! 뭘 어떻게 한 거야?”
“아, 그러니까 말이야...”
그런데 에스티는 자신이 초능력을 썼다는 것보다, 자신의 앞에 있는 그것이 한낱 고양이라는 점이 더 놀랐던 모양이다.
“이제는 하다하다 고양이도 초능력을 써?”
“아, 몰랐냐?”
예담의 그 말에 에스티뿐만 아니라 지젤과 사쿠라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것보다도, 이 검은 고양이가,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장난으로 이런 짓을 한 것이 더 놀라웠다고.”
그리고 어느새, 이 광경을 본 예담의 담임선생도 창고 앞에 와서 고양이가 공중에 멈춰서 버둥거리는 걸 보고 있다. 창고 안쪽에 있는 민과 타토, 올리버를 보더니 말한다.
“너희들 설마, 고양이 쫓다가 여기 창고도 어지럽힌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요!”
민이 나서서 말한다.
“만약 그런 게 있으면 다 치울 거라고요.”
“그래, 그래, 다행이야. 이 고양이, 못 보던 고양이인데? 교장 선생님은 검은 고양이 안 기르던데...”
“모르겠어요. 어디서 굴러왔는지...”
선생이 그 고양이를 집어가려 하자, 고양이는 역시나 선생을 노려보며 무언가 하려 하지만, 선생이 고양이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지고는, 어느새 선생에게 안겨서 잠까지 들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원래 고양이가 저러나...”
타토가 그렇게 말하자, 민은 웃으며 말한다.
“아니지. 자기를 섬겨 줄 새로운 아랫사람을 찾았다고 해야겠는데.”
“그런가? 그런데 민이 형, 그거 선생님이 들으면 뭐라고 그러겠지?”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벌써 저 고양이한테 빠진 것 같은데.”
“그래...”
과연 민의 말대로, 고양이는 선생의 두 팔이 자기 침대라도 되는 것처럼 온몸을 비벼댄다.

한편 그 시간, 초능력 방범대 동아리방.
리암은 어느새 동아리방에 온 타마라와 신시아를 보더니 오라고 한다.
“아까 또 누구 잡았다며?”
“아, 맞아. 여기 종일 데리고 있을 수는 없어서 경찰에 넘겨 버렸지.”
“누구였는데?”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프라산타’였고, 로건을 모른대.”
“어... 정말?”
타마라는 처음에는 무언가 알기 힘들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이내 무언가 알겠다는 듯 말한다.
“아, 맞아. 가끔 그런 데 있잖아. 일종의 언더커버 작전을 할 때, 서로 다른 곳에서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서로 모르는 일도 있다고 그러고.”
“설마 그 프리산타라는 녀석도 그런 경우인가...”
그러다가, 리암은 타마라를 문득 돌아본다. 타마라의 옷자락에 결정 조각 같은 게 묻어 있는 게 보인다.
“너 아까도 로건 쫓고 온 거냐?”
“아, 맞아. 위장 실력도 꽤 많이 늘었고.”
“너 그러다가 꼬리 밟힐지도 몰라. 아마 로건이 벌써 눈치를 챘을지도 모를걸? 그래서 계속 길을 이리저리 바꿔서 다니는 걸 테고.”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타마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지, 말끝을 줄이며 대답한다.
“나도 한번 작전을 바꿔 봐야곘어.”
“그 작전이라면 말이지...”
듣고 있던 신시아가 끼어들어 말한다.
“타마라 네가 만드는 그 결정으로 인형 같은 걸 만들면 어때?”
“인형?”
그러자, 신시아는 어디서 찾아왔는지 사각형 큐브 조각으로 이루어진 인형들의 사진들을 보여준다. 판타지 같은 데서 볼 만한, 꽤 그럴듯하게 골렘처럼 만들어진 것도 있고, 단순히 사람 모양만 따온 인형도 있다.
“아니야, 이러면 오히려 로건이 금방 알아 버릴 것 같아.”
타마라는 오히려 고개를 가로저으며 반대의 뜻을 내비친다.
“이런 것보다는 머리 위에서 맴도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도 있겠는데...”
“정말? 한번 만들어 보는 건 어때?”
“글쎄. 나도 하늘을 날거나 하는 건 아직 안 만들어 봐서.”
“그러면 이참에 한번 만들어 보라고.”
리암까지 거들고 나서자, 타마라는 머리를 긁적거리면서도, 금세 자신이 만들어낸 결정 조각들을 잠시 들여다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오후의 미린중학교와 미린고등학교 사이에 있는 도서관.
“애고, 오늘은 그래도 좀 별일이 없네.”
예담은 자기 자리에 책을 가져다 놓으며, 도서부 활동을 준비한다. 물론 아침의 사건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 정도면 별일 없이 지나간 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에 비하면, 정말 평온하게 지나간 거라고 봐도 될 만하니. 내일이면 금요일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눈사람 군단도 그렇고, 학교의 투명인간도 소식이 없고... 오늘은 왜 다들 조용한지 몰라. 뭐 어디 모임이라도 있는 건가...”
물론, 그런 예담을 가만히 놔두지는 않는 상황이다.
“또 뭐냐? 누구야.”
도서관 바닥에 발자국이 비치는 걸 보니, 누군가 들어온 건 확실하다. 소위 ‘학교의 투명인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오늘은 무슨 특별한 목적은 없는 모양이다. 며칠 전처럼 예담이 마시는 물컵에 이상한 알약을 넣는다든가 하는 것도 아니고, 발자국은 딱 예담의 몇 발치 앞에 멈춰 있다.
“거기 있는 거 다 알거든? 가라. 안 그러면 내가 확...”
예담이 텀블러를 들어 그 투명인간의 앞에 보이자, 그 발자국은 멈춰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 물론 그걸 모를 예담이 아니다.
“어쭈, 이 녀석, 머리 좀 쓰네? 그런다고 내가 모를 줄 알아? 가, 안 가면...”
그렇게 말하며 텀블러를 더 높이 들어 보인다. 하지만 상황은 의외의 방향에서 끝나 버린다.
“으앗, 이게 뭐야!”
마침 도서관으로 들어오던 리하르트가, 그 투명인간에 걸려 넘어진 모양이다. 그것도 그냥 넘어진 게 아니라, 그 투명인간과 뒤엉켜 버렸다.
“아니, 선배님, 괜찮아요?”
“야, 예담아! 너 이런 장난을 다 치고 그래!”
“아니, 그게 아니고요, 거기에 이상한 녀석이...”
“무슨...”
리하르트 역시, 자신이 무언가 이상한 누군가의 위에 포개져 있음을 깨닫는다.
“선배님, 거기 그 녀석 꽉 잡고 있어요!”
예담이 곧바로 가서 무언가를 가져오려고 한다. 하지만 리하르트가 한 발 더 빨랐다. 손에 잡히는 대로, 책상보를 잡아다가, 그 투명인간에게 씌워 버린다. 그리고 꽁꽁 묶는 것까지, 채 1분도 걸리지 않는다.
“하, 잡았다, 이 녀석!”
리하르트는 마치 자신이 그 투명인간과 싸우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에 열을 올리며 말한다. 도서관을 몇 번 어지럽혔으니 리하르트도 할 말은 있지만 말이다.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나 해?”
물론, 그 ‘투명인간’은 저항은 하려는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발로 닿는 대로 차고, 쥐어뜯으려고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한계를 느낀 듯, 잠시 뒤 축 늘어져서는, 시체처럼 보인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렇게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담이 손의 온도를 올리더니, 그 식탁보 옆에 가져다 대고 말한다.
“태워 버린다?”
그러자마자, 그 식탁보를 풀어헤치고는, 순식간에 누군가가 예담과 리하르트, 그리고 곧이어 들어오는 다른 도서부원들 앞에 있는 게 보인다. 곧바로, 도서부원들 중 마야가 그를 알아보더니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한다.
“하하하... 야, 심민준, 너냐?”
“아니, 그게 아니고...”
“아니기는. 그동안 투명인간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그런데 그게 너라니, 참 뭐라고 해야 하나, 할 말이 없네.”
마야의 그 말이 민준에게 비수처럼 와닿았는지, 민준은 잠시 말이 없다가, 도서관에서 나와서 도망가 버린다. 그걸 보다가, 예담이 마야를 보고 말한다.
“너무 가슴에 비수를 깊게 박아 버린 거 아니냐? 무슨 말을 들었길래 저 애가 저렇게 울상이지?”
“에이, 별거 아니에요. 평소에도 저 애 꽤 음침해 보였는데, 오늘 더 저러는 거라고요.”
한편, 그 소동이 일어난 자리를 정리하던 리하르트는, 부원들을 돌아보더니 말한다.
“먼저... 말을 해 줘야겠지? 아멜리 선배에게. 그 앰프 비용이 꽤 나갔던 거로 아는데 말이야.”
“뭐야, 민준이 저 애가 또 다른 사고도 쳤어요?”
“있잖아. 방송부 앰프 하나 날려 먹어서 아멜리 선배가 벼르고 있는 거.”
듣고 있던 예담은 탄식에 가까운 한숨을 내뱉으며 말한다.
“하, 그러니까 왜 감당도 못 할 사고는 쳐서 말이야... 뭐, 나이가 나이니까 돈으로 교훈 좀 얻게 되려나 모르겠네.”
조금 어수선해지려고 하자, 리하르트가 손뼉을 치며 말한다.
“자, 자! 얘들아, 이제 동아리 활동 해야지! 이러다가 늦겠다!”

한편 그 시간, 만화부실.
“오늘은 좀 많이 조용하네요. 어제까지만 해도 학교 안이 꽤 떠들썩했는데.”
안젤로의 말에 윤진이 맞장구를 치려다가, 다른 생각이 난 모양이다.
“참, 맞아. 오늘은 갑자기 춤추는 애들 없었어?”
“글쎄요. 없는 것 같았는데...”
안젤로가 그렇게 말하자, 윤진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오늘 상영하기로 한 애니메이션을 틀기 위해 동아리방 앞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그때...
“아윽...”
창밖에서 누군가가 팔을 꺾을 때 나는 신음이 들린다. 목을 빼고서 내다보니, 또 춤을 추기 시작한 것 같다. 그것도, 윤진이 전에 봤던 신주와 하비다.
“저 애들 또 시작이야! 아니, 그건 그렇고, 아직 누가 저러는지 못 잡은 건가?”
“어? 뭐가?”
어느새 그 소리를 듣고는, 민과 유가 창가 쪽으로 다가온다. 윤진은 잘됐다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민에게 나무를 좀 움직여 보라고 한다.
“아니, 왜요? 이런 건 좀 다른 사람들 시키면 안 되나.”
“네가 해야 되는 거라니까?”
하는 수 없이, 민은 신주와 하비의 시선이 향한 바로 그 나무에 자기 염동력을 불어넣으려 한다. 그런데 또 바로 그때...
“여기요! 여기!”
누군가 만화부실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민이 돌아보니, 마시모가 보드게임 동아리방으로 가다가 이쪽을 본 모양이다.
“아니, 마시모, 왜 그래?”
민이 마시모가 있는 쪽으로 와 보니, 마시모는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가방에서 곧 뭔가를 꺼낸다. 자기 헤드폰이다.
“아, 아니야! 찾았어! 고마워!”
마시모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자, 민은 마시모가 서둘러 가는 방향을 잠시 보더니 말한다.
“에이, 마시모 저 녀석 왜 저렇게 싱겁게 굴어.”
그런데, 민이 다시 창가 쪽으로 돌아가자, 윤진이 소리를 지른다.
“야, 더 이상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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