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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좀 많이 고민하는 것 같은데.”
“아, 아니야. 그냥 사소한 약속이 하나 있었는데...”
리암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타마라는 잠시 당황한 듯 보인다. 하지만 리암이 이윽고 무언가 결심한 듯 말한다.
“그래, 한번 가봐야겠어. 마침 나도 새로운 정보를 알면 좋을 거로 생각해서. 사소한 약속이니까 미루면 돼. 그 신부라는 분이 사이비종교에 대해서 많이 알고 계셔서 그런 거겠지?”
리암의 반응이 순식간에 바뀌자, 타마라가 더 놀란 듯 보인다.
“뭐야, 리암, 나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
“아, 아니라니까, 타마라! 이건 좋은 기회라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래. 진심이기를 바라야겠네.”
“그런데 동네 오빠인데 신부라니? 고작해야 20대 중반이잖아? 너무 이른 거 아니냐?”
“에이, 아직 1년도 안 됐어. 나도 몇 년 새 연락이 없었는데 얼마 전에 알게 된 거고. 아마 그때 신학교에 있었던 것 같아.”
타마라는 그렇게 말하며, 동아리방을 나선다.
“나 간다. 일요일 오전 10시, 미린 남부교회야. 신시아도 온다고 했으니까 시간 잘 지켜!”
“아, 그래...”
타마라가 동아리방을 나서고, 이제 동아리방에는 리암 혼자 남아 있다. 잠시 가만히 앉아 있다가, 문득 무언가 낌새를 눈치채고는, 동아리방의 문을 강하게 ‘꽝’ 하고 닫는다. 그러자, 어떤 진동 같은 게 전해진다. 누군가가 동아리방 앞에서 망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급하게 어디론가 달아나는 모습을 보니, 리암도 확실히 알 것 같다. 그리고 그 미지의 능력자를 쫓기 시작한다.
“야, 거기 안 서! 너 누구야!”
그 의문의 인물은, 매우 필사적으로 달아난다. 하지만 리암이 더 빠르다. 거기에다가 무슨 일인지, 그 의문의 인물의 능력이 해제되고 만다.
“아, 안돼! 섭리의 대적자에게...”
“잡았다, 이 녀석.”
리암에게 잡히자마자, 그 작은 체구의 남자는 마치 세상이 다 무너지기라도 한 듯, 한숨을 바닥이 다 꺼지도록 내쉬지 않나, 얼굴은 거의 울먹이려고 하지 않나, 리암도 아주 못 봐줄 만큼 추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를 뒤쪽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녀 2명도, 어디론가 도망가 버린다. 생각 같아서는 그들 역시 잡아버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동아리방에 빈틈이 생길 것 같다.
“하아, 우선 하나 묻지. 로건 어디 갔어?”
“로건이라니 그게 누군데요!”
“응? 진리성회 전도자 로건 두셋 모르냐?”
“몰라요, 몰라요! 저는 그런 사람 몰라요!”
리암은 머리를 갸우뚱거린다. 지금 이 사람이 헛소리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분명히 이 학교에 잠입했으면 로건의 지시를 최소한 받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사이비종교 신자들이 교리로 거짓말을 정당화한다는 말도 있어서, 다시 한번, 로건의 사진까지 보여주며 말한다.
“이 녀석, 알아, 몰라?”
그런데, 그 남자는 정말로 로건을 모른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진짜 모른다니까요! 로건 두셋이 누구냐고요!”
“이상하다.”
리암은 그렇게 말하며, 곧장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잠시 후 누군가 전화를 받는다.
“야, 나데르! 너 수업 없지?”
“리암, 갑자기 다짜고짜 왜?”
“빨리 우리 동아리방으로 좀 와봐! 이럴 때 네가 필요한 거야!”
“아니, 왜...”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나데르는 1분도 지나지 않아 동아리방 앞에 다다른다.
“제발 너희 동아리 일은 너희 동아리 안에서 좀 해결해!”
“그게 아니라, 이 녀석, 로건을 모르는 것 같은데?”
“그래서 뭘 하려고?”
나데르가 그렇게 묻자, 리암은 곧장 자기가 붙잡은 그 남자를 데리고, 나데르와 함께 동아리방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동아리방 문을 걸어잠근다.
어느덧 시간은 정오를 넘긴 시간.
민은 점심식사를 다 마치고서, 타토가 알려준 3층의 창고에 가 본다. 벌써 타토가 와 있고, 아침에 봤던 올리버도 보인다. 올리버가 민을 보자마자 말한다.
“이야, 너도 올 줄 알았다고! 그런데, 아까는 고민을 좀 하고 올 줄 알았는데?”
“......”
민은 거기에 대해서는 말을 애써 하려 하지 않는다. 아무튼, 몇 명 와 있는 걸 보니, 민은 조금 마음을 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윽고, 올리버가 앞장서서 그 창고로 들어선다. 민 역시도 침을 삼키고는 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창고는 조명을 껐는데도 햇빛이 들어와서 밝은 편이다. 며칠 전에 쌓아 놨던 물건들을 정리해서 그랬을 것이다.
“타토, 정말 여기서 본 게 맞기는 해?”
“진짜라니까! 그래서 내가 이리로 오라고 한 거지...”
“정말 아까 아침에 이상한 소리, 너도 들은 거 맞지?”
“맞다니까...”
그런데 잠시 후, 민과 타토가 있는 위치가 갑자기 어두워진다. 그러더니 무엇인지 모를 따뜻한 사람이 솔솔 불고, 밑바닥 쪽에서 무슨 바람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뭐, 뭐, 뭐, 이게 뭐야!”
“야, 타토! 조심해!”
“민이 형이나 조심해! 지금 발 밑에!”
“도대체 뭐를...”
그리고, 민에게도 보인다. 창고 바닥, 정확히는 그 근처의 벽에 무언가 웅크리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무슨 고양이 같이 생겼는데, 눈은 더욱 날카롭게 부릅뜨고 노려보고 있다. 그쪽으로 올리버가 다가가려 하자, 타토가 올리버를 말린다.
“가까이 다가가지 마, 그러다가 형에게도 무슨 이상한 일이 생길지 몰라!”
“무슨 그런 걱정을 다 하고...”
그런데 올리버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어둠 속의 그 고양이 같은 무언가가 올리버에게 달려든다. 그것도 그냥 달려든 게 아니고, 한번 점프를 해서 덮친 것이다.“우왓! 이 녀석!”
당연히, 이 정도쯤이야 피할 수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올리버는 금방 몸을 돌려서 피한다. 그런데, 그 검은 물체는 다시 자세를 똑바로 고치더니, 이번에는 민을 바로 노려본다.
“에이, 얘가 또 왜 이러나?”
그런데 민의 그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그 고양이 같은 어두운 물체가 갑자기 바닥 밑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아침에 들은 것과 같은 ‘휘- 휘-’ 하는 괴상한 공기 가르는 소리가 또 들린다.
“이 녀석, 또 무슨 수작이야?”
그런데, 이번에는 그 검은 물체가 타토를 노려보는 게 보인다.
“야, 할 거면 좀 제대로 하지 그래? 그래 가지고서야 어디 뭐라도 할 수 있겠어?”
그런데, 타토가 갑자기 몸을 피한다. 잠시 그 방 안에 무언가 통통 튀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민의 뒤에 타토가 서 있는 게 보인다.
“무슨 일이야?”
“아니, 민이 형, 그러니까... 저게 내 생각보다 빨리 움직여서, 내가 나도 모르게 그만...!”
“또 그 고무같이 바뀐 거야?”
“어... 이를테면 그렇다고 해야겠지!”
“그럼 잘 됐다. 네가 저 녀석을 어떻게든 좀 쓰러뜨려 봐!”
“아니, 형이 하지 않고? 형 나보다도 세잖아!”
“아, 귀찮다니까. 애시당초에 이 녀석, 내가 안 나서도 될 것 같았는데 말이야!”
민은 그렇게 말하며 귀찮은 태도를 노골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올리버가 민을 보고서 다급히 말한다.
“야! 발 조심해!”
“응?”
민이 올리버의 말에 그렇게 말하며, 발을 내려보자마자, 어느새 그 문제의 검은 물체가 민의 다리를 노리고 있는 게 보인다. 그것도, 민의 발을 막 누르려고 하는 상당히 위험한 상태다.
“보자보자하니까, 이 녀석이!”
곧바로 그 검은 물체를, 순간적으로 공중에 띄워 버린다. 그런데, 마치 그걸 기회로 삼기라도 한 것처럼, 그 검은 물체는 민의 염동력을 이용해 공중에 둥둥 떠서는, 온몸으로 공기를 모으기 시작하는 게 보인다. 하지만 자기 능력이 아니어서 그랬던 건지, 그 검은 물체는 땅바닥에 다시 주저앉는다. 다들 그것을 보니, 검은 고양이다.
그리고 그 시간, 예담과 친구들은 운동장에 나와서 축구 구경을 하다가, 다시 교실로 들어가던 참이다.
“예담이 너도 시간 되면 축구라도 한번 해 볼래?”
“에이, 됐어. 나는 그쪽에는 소질도 없으니까, 혹시 그럴 생각 있으면 다른 애들이나 불러.”“하아, 그래, 맞아. 한나만 있었으면 진짜 완벽한 그림이었는데 말이지.”
조나의 입에서 한나라는 이름이 나오자, 예담은 순간적으로 할 말이 매우 많이 떠오르지만, 지금 할 만한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할 말을 억누르고서 계속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데...
“뭐야, 창고 쪽에 바람 소리 들리지 않냐?”
“창고...?”
그것보다도, 아까 들은 것과 같은 이상한 휘- 휘- 거리는 바람 가르는 소리가 확연히 들린다. 예담이 생각하는 게 맞는다면, 아까 학교 가는 길에 들은 그 소리일 것이다. 서둘러 그 창고 쪽으로 가 본다.
“창고 문은 왜 열어 놓고 다들...”
그렇게 예담이 말하려는데, 갑자기 무언가가 예담을 확 노려보는 게 느껴진다. 그 순간 예담의 등골도 서늘해지고, 곧이어 심장이 막 뛰기 시작하는 것도 느껴진다.
그리고 그 검은 물체도, 예담을 노려본다.
“뭐야, 이 녀석이었어? 고양이잖아? 야, 너희들, 왜 이런 고양이한테 쩔쩔맸던 건데?”
하지만 예담으로서도 딱히 뾰족한 수가 보이지는 않는다. 아니, 그냥 그 창고 쪽으로 가지 않는 게 나았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예담과 그 고양이가 마주본 이상, 뭐라도 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머리가 다시 아파지려고 한다.
“에이, 이 자식이!”
그리고 예담은 그 고양이가 어떻게 그렇게 행동한 건지 알게 된다. 그냥 재미인 것이다. 어떻게 그런 초능력까지 얻게 되었는지 알기는 힘들지만, 아침에도 그렇고, 특별히 위해를 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러는 걸 보면 그게 재미 때문이라는 걸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너, 오늘 버릇을 고쳐 주겠어. 반드시!”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예담으로서도 난감하다. 민과 타토를 포함한 후배들, 그리고 동급생들은 보고 있고, 이 상황을 끝낼 만한 필살기는 안 떠오른다.
그런데, 누군가가 또 지나가다가 이 광경을 본 모양이다.
“다들 거기서 뭐 해?”
“응?”
들어보니, 에스티의 목소리다. 에스티와 함께, 지젤과 사쿠라의 목소리도 들린다. 예담의 생각으로는, 한나가 가고 나서 새로 왔으니 지젤과 사쿠라가 끼어 줬을 것 같다.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긴 하지만.
“야, 너희들은 왜 이런 데 와! 어서 가!”
“잠깐, 그 고양이...”
그런데, 예담의 바람과는 달리, 에스티가 그 어둠 속의 고양이 쪽으로 접근한다.
“오지 말라니까 왜 와!”
그리고 예담의 걱정대로, 그 고양이가 열을 받기라도 했는지, 에스티에게 곧장 이빨을 드러내고는, 에스티 쪽으로 곧장 뛰어오른다. 순간적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민이 고양이 쪽으로 달려나가고, 올리버 역시 금방 뛰어나가려 한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2 댓글
SiteOwner
2025-06-18 19:56:17
리암의 동태를 살피던 자들 중 리암에게 붙잡힌 그 남자는 섭리의 대적자 운운하는 것으로 봐서 진리성회의 사람같은데 정작 로건 두셋에 대해서는 아예 모르는 듯하는군요. 그렇다면 문제의 진리성회가 역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데다 어느 정도의 지위에 있지 않으면 서로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같습니다. 저 남자가 굉장히 비굴해도 저렇게까지 거짓말 연출을 잘 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만, 그래도 확신할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이번 회차에 나오는 고양이 에피소드에서는 항간에 떠도는 속설이 구체화된 것 같습니다. 이상한 일을 몰고 오는 요물로서의 고양이...게다가 에스티에게 달려든다는 것도 꺼려집니다. 오래전의 일입니다만 동생이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물린 사건도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마드리갈
2025-06-18 23:38:28
진짜 끈질기네요, 진리성회는. 동아리방의 위치까지 특정해서 저렇게 염탐을 하다니...이럴 때에 리암 혼자인 게 뼈아프네요. 그런데 리암에게 붙잡힌 그 남자는 정말 로건을 모르는 걸까요? 보통 저런 답은 골절상을 입으면 어지간한 경우는 나오게 되어 있는데 종교적 신념과 신체의 통증 중 뭐가 센지를 보는 것도 기대할만한 포인트겠죠.
고양이였나요, 예의 그 풍절음...
오빠의 코멘트에서 언급된 9년 전의 그 사건, 아직도 기억나네요. 보통 할퀸다는데 저는 이례적으로 물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