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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123화 - 경건한 것처럼 보여도

시어하트어택, 2025-09-03 06: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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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과 타마라, 그리고 신시아에게 주임신부가 말한 내용이란 이렇다.
두 달쯤 전, 볼트는 자기 주변의 지인 몇 명이 진리성회에 빠진 이후 연락이 두절된 것을 이상하게 여겨 여기저기를 수소문하다가, 이곳 미린 남부성당까지 찾아오게 되었다. 주임신부는 이전에도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이 많이 상담해 오곤 했는데, 다만 진리성회는 배교자에 대한 ‘처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니 조심하라고 일러줬다. 볼트는 자신에 대한 건 걱정하지 말라며 주임신부를 안심시키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교인들에게 들은 내용을 종합해 보니, 볼트는 이후 그 지인들을 찾기 위해 자기 학업도 미루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후배들의 안위 때문에 평소에 같이 하던 초능력 방범대 활동도 미루고서 진리성회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었다. 볼트가 죽기 일주일 전에 그를 다시 만났는데, 볼트는 조금 초조해 보이기도 하고 지쳐 보이기도 했지만, 그 나름대로 진리성회의 탈퇴자들과 함께 모은 자료를 전달했다. 그래서 주임신부는 볼트를 다시 만나면 그 건에서 손을 떼라고 설득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 전에 볼트가 죽은 것이다.

주임신부의 이야기를 다 듣자, 리암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문이 풀리기는커녕, 더욱더 복잡한 무언가가 얽히고설켜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그랬군요... 혹시 그 선배가 말한 다른 피해자들은 신부님이 좀 알고 계시는 건가요?”
“물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아직 모두 무사합니다.”
주임신부의 말에 리암은 일단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혹시 그 탈퇴자들 역시 볼트처럼 죽는 건 아닌가 해서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게 있군요. 그 진리성회 사람들이 신부님을 쫓는다든가 그러지는 않던가요?”
“사실은 말입니다...”
주임신부는 자신이 찍은 사진도 몇 장 보여준다. 거기에는 정체불명의 승합차가 신부 또는 신부에게 제보하러 온 사람을 미행하는 게 딱 봐도 눈에 띄는데, 거기 앉은 사람 중 한 명은 리암이 좀 알 것 같은 얼굴이다.
“잠깐, 이 사람...”
“아니, 왜 그래?”
타마라가 리암이 보는 사진을 옆에서 한번 보더니, 이윽고 알겠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 알겠어, 알겠어.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그 시간, 진리성회 세라토 중앙회당.
“진리의 부름은 우리 믿는 자의 영광이니...”
여느 때처럼, 신도들은 과장된 동작으로 손뼉을 치며 강사의 인도에 따라 찬송을 부르고 있다. 그런데 평신도들보다 전도자들과 후보전도자들이 더 피곤해하는 게 보인다. 어제 그렇게 혹사했으니 당연하다. 그리고 그걸 못마땅하게 하는 사람이 한 명 있으니, 다름 아닌 지역장, 옥타비우스다. 옥타비우스는 설교 시간이 되자 이 말부터 한다.
“어제 그렇게 강습을 했는데 왜 다들 정신머리가 이렇게 썩어빠졌어. 응?”
지역장이 그렇게 일갈하자, 집회를 인도하던 강사가 갑자기 입에 침을 삼키고는 긴장으로 가득찬 얼굴빛이 된다. 그리고는 지역장을 향해 고개를 조아리며 말한다.
“이런 말을 드려 참담하오나, 전도자들과 후보전도자들의 피로가 미처 풀리지 못해 그렇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자 지역장이 말한다.
“이런 정신머리로, 낙원에 들어갈 수나 있겠어! 안되겠다. 너희 전도자들, 후보전도자들! 잘 들어라. 매주 실적을 평가해서 하위 5%는 제1성지 생산라인에 보낼 것이다. 알겠나!”
“하지만, 지역장님. 이 상황에서 그렇게 강도 높게 움직이다가는 배교자가 속출할지도 모릅니다.”
“메로비우스 강사, 뭘 잘 모르고 하는 말 같은데, 내가 뭘 하려는지 모르나?”
“아...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총회장님 말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메로비우스가 조심스럽게 그렇게 말하자, 옥타비우스는 다시 말한다.
“메로비우스 강사 말 들었나?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전도에 임하라고! 너희들 썩어빠진 그 정신머리를 뜯어고칠 때까지 계속한다. 알겠어?”
“알겠습니다!”
회당에 모인 신도들이 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옥타비우스는 비로소 만족스럽다는 듯, 앞에 놓인 경전을 편다.
“자, 총회장님 말씀을 경청할 시간이다.”

한편 그 시간, 미린 남부교회를 몰래 빠져나간 그 진리성회의 여신도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혹시 다른 누군가 오지는 않나 하는 표정을 짓는다. 거의 다 성공한 지금의 임무에 재를 끼얹은 기분이다. 지금껏 갈고닦은 그녀의 전도 기술로 무언가 해 볼 좋은 기회였지만, 하필 때가 안 좋게 그 능력을 간파한 누군가 때문에 그것은 보기 좋게 실패하고, 그녀는 도망쳐 온 것이다.
“이게 뭐람... 하필 그 시간대에 그런 초능력자가 있었던 거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그녀는 자기가 속한 세라토 남항 회당에 보고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려 한다. 하지만, 그 광경은 금세 눈에 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까 그녀를 한번 쏘아봤던 민과 친구들이다.
“우와- 여기서 뭐 해요?”
그 말을 듣자, 그 여자는 당황해서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그건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벌써 퇴로도 막혔다. 하필 이곳은 탁 트인 공원인데, 벤치와 쓰레기통, 그리고 화단이 그녀의 퇴로를 막은 것이다. 거기에다가 무언가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나 하고 모인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주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 걸 확인한 민은, 더욱 그녀를 놀리듯 말한다.
“나와요, 누나! 여기에만 있기에는 너무 따분하잖아요!”
그 말에 지켜보던 사람들이 다들 웃는다. 그 여신도는 거기서 나오지 말까 하고 생각하다가도,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투를 바꿔서 거기서 나온다.
“너희들 버릇없게 굴래? 사람들 다 보는 데서 이렇게 하면 못써!”
하지만 그런다고 굽힐 민이 아니다. 오히려, 목소리를 더 키운다.
“여러분! 여기 보래요! 성당에 몰래 숨어서 이상한 짓 하다가 도망가고 아닌 척하기는!”
그 말에 성질이 뻗친 모양인지, 그 여자는 마침내 뛰쳐나와서 민에게 달려든다.
“내가 웬만해서는 안 이러는데!”
그 여자는 손에서 무언가를 꺼내드는 듯 보인다. 그 여자의 초능력의 아우라로 보이는데, 신과 전력 차가 큼에도 저렇게 달려드는 걸 보니 절박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다. 그런데, 그 여자는 민의 뒤에서 오는 다른 누군가를 보고, 동작을 멈춘다.
“어, 누군가 했네. 왠지 얼굴을 본 적이 있더라고 했더니!”
신시아는 그 여신도를 정면으로 마주하더니 알겠다는 듯 말한다.
“비비아나 마이어였나? 우리 동아리방에 들어오려고 했다가 쫓겨난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설마 당신이었을 줄이야...”
“아니라고!”
비비아나로 불린 그 여신도가 잡아떼자, 리암이 앞으로 나서더니 말한다.
“나 기억하지?”
“기억은 무슨...”
하지만 발뺌할 수도 없다. 리암은 본 적이 있다. 거기에다가 눈이 흔들리는 게 딱 ‘내가 범인이오’ 하고 말하는 꼴이다. 비비아나는 심장병이라도 앓고 있는 모양인지, 숨이 가빠지고 쌕쌕거리는 소리까지 낸다. 그 모습이 안쓰러운지, 아니면 우스운지, 리암과 타마라는 탄식 소리를 내며, 웃음을 애써 참으려 한다. 하지만 그게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비비아나의 그 모습을 보던 민이 말한다.
“저기, 비비아나 씨랬나? 앞으로는 이런 걸 할 거면 혼자서 오지 말고 떼로 몰려오는 게 어때요? 뭐, 그래도 제 상대는 안 되겠지만...”
비비아나는 얼른 거기서 도망간다. 지금은 체면이고 섭리의 적이고 따질 상황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거기에서 어떤 힌트라도 얻은 모양인지, 머리를 굴린다.
‘쳇... 이게 무슨 망신이람... 강사님께 그렇게 큰소리쳤는데, 본전도 못 건지게 생겼네! 그런데, 떼로 몰려오라고! 좋아, 해 보겠어!’

그 시간, 강변에 자리 잡은 세라토 시립 현대미술관 앞. 예담은 평범한 관람객인 척하며 입구 앞에 있는 광장에서 뜸을 들이고 있다. 오늘 무슨 유명한 작가의 개인전이라도 열리는 모양인지, 대형 리무진 버스가 한 대 서 있고, 미술품을 운반하는 특수 차량도 보인다.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챙 넓은 모자를 쓴 붉은 머리의 여자가 나온다. 예담은 곧장 그 여자를 알아보고서 손을 흔들며 말한다.
“에스티! 뭐 이렇게 일찍 오냐!”
“그러는 너야말로.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행사 진행요원인 줄 알겠어.”
에스티는 예담을 보자마자 농담을 건넨다. 그게 싫지 않았던 듯, 예담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뭐, 좋아. 그건 그렇고, 네가 오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좀 들어 보자.”
“그게 뭐냐면, 바로 이 미술관에 괴이한 현상이 있는데...”
“설마, 미술관의 그림에 누가 초능력으로 장난이라도 친다고?”
“바로 그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예담은 그렇게는 말하지만, 곧 며칠 전에 MI스터리 동아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어떤 초능력자는 그림 속의 인물을 매개로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생각 외로 능력의 제한이 없어서, 그림 속에 나온 물건을 꺼내다가 자신의 아우라 비슷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그 능력자에게 잘못 보였다가 그림에 가둬지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 이 전시회와 그게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에스티가 그렇게 말하니 전에 들은 이야기가 더욱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런데, 에스티가 누군가에게 손을 흔든다.
“야, 너만 온다고 하는 거 아니었냐? 누구 다른 사람이 온다는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아, 맞아. 내가 말 안 했던가? 이거 때문에 내가 아는 언니가 같이 온다고.”
에스티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누군가가 거기에 대답이라도 하듯 이쪽으로 온다. 단발머리의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다. 예담도 몇 번 얼굴을 본 적은 있다. 직접 본 건 아니고, MI스터리의 동아리방에서 사진을 본 것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예담은 그 이름을 바로 떠올린다.
“혹시... 도컬트의 마연희라는 분... 맞죠?”
“아, 맞아. 그래, 나야. 사실, 이 미술관에 가자고 한 것도 나지만.”
“네...?”
연희라는 이름의 그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여자는 자신을 보고 벙찐 예담의 그 표정이 재미있다는 듯 말한다.
“그러니까, 이 미술관에서 벌어질 괴이한 현상이 기대되거든! 그리고, 여기 에스티가 미술관의 괴현상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설마, 에스티를 알고 있어요?”
연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뭐야, 에스티, 너 설마...”
“차근차근 설명해 줄 테니, 어서 가자고.”
예담은 머리를 긁적거리면서도, 에스티가 설명해 준다고 하니, 얼른 미술관에 들어가 보기로 한다.
시어하트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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