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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제이든! 무슨 일인데 그렇게 손을 들고 그래?”
친구 하나가 그렇게 말하자, 제이든은 삐딱하게 자세를 잡고 앉더니, 곧 자신이 무슨 신이라도 된 것처럼, 옆에 대기하고 있는 진행요원에게 말한다.
“야, 저 ‘왈리드’라는 선수, 마음에 안 들어. 진행팀! 선수 교체해.”
제이든의 그 말을 듣자, 호명된 왈리드라는 선수가 제이든에게 되묻는다.
“네? 하지만 저는, 여기 VIP 중 한 분께 지명을 받아서...”
“바꾸라고.”
제이든의 말은 단호하다. 그 말에, 왈리드라고 불린 선수는, 어쩔 수 없이 링에서 내려오며, 관중석에 있는 관중들 중 한 명을 지목해 링으로 올라오게 한다. 제이든이 그 지목된 사람을 훑어본다. 그냥 평범하게 앉아 있었던, 수수한 옷차림의 남자인데, 자기도 모르게 아우라를 보이고 있다. 그러더니, 제이든은 만족한 듯 웃는다.
“좋아. 경기 시작하라고.”
그러면서, 그는 왼손에 들고 있는 계란처럼 생긴 금속 조각을 만지작거린다. 전에 그의 손에 있었던 것들과 색깔과 크기는 다르지만, 어디서 얻어왔을지는 쉽게 유추할 수 있을 정도다.
한편, 레이시에 있는 한 상가건물 1층.
“에이, 다들 왜 이렇게 걸리적거려.”
예담은 자신의 목덜미를 향해 달려든 무언가를 떼려 안간힘을 써 본다. 하지만 그 목 뒤에 붙은 정체불명의 적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예담에게도 리암처럼 공격하려는 게 분명하다. 열심히 자신의 눈에 붙은 그 무언가를 만지작거려 보니, 생물체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해답은 더 쉽게 나온다. 그 생물체가 눈을 가린 부분을 잡고서, 순식간에 빠르게 열을 가해 본다. 그 생물체는 버티려는 듯 보이지만, 곧 얼마 가지 않아 예담의 눈을 가린 것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넘어진다.
“하, 이럴 줄 알았어. 이 녀석, 그러니까 상대를 가려 가면서 덤벼야지. 일어나.”
예담이 보니, 그 생물체는 키가 90cm 정도 되어 보이는데, 옷은 갖춰 입고 있지만, 맨발이다. 딱 봐도 판타지 소설 같은 데서 보던 소인족들같이 생겼다. 피부색이며 머리 모양, 장신구 같은 건 완전한 딴판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첫 대면에서 받은 분위기는 그렇다.
“야, 일어나, 일어나지 않으면...”
예담이 막 그렇게 말하려는데, 그 소인족은 다시 일어선다. 저항을 멈추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두 손에는 이미 무언가 구체 같은 것이 뭉쳐져 있다. 예담이 그 구체를 경계하고서, 막 무언가 움직임을 취하려는데...
“어엇...”
살짝 비켜갔다. 뺨에 닿은 축축한 감촉으로 미루어보아, 1층 안에 진하게 퍼진 수증기를 모아서 물의 구체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다시 그 소인족을 돌아보려는데, 그가 이번에는 그 물의 구체를 수십 개를 연달아 쏘아 보낸다.
“이, 이게...!”
그 구체가 눈에 집중적으로 발사되는 게 예담에게도 느껴진다. 빨리 그것을 떨어내고, 그 소인족을 다시 제압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소인족은 그 물의 구체를 어떻게 알고 예담에게 쏘아보내고 있다. 시야가 아까에 이어서 가려 버리니, 반격도 쉽지 않다.
“아, 자꾸 이러기야!”
하지만 예담은 방법을 찾아낸다. 어렵지는 않다. 두 손을 눈 쪽으로 가져다 댄다. 그 구체들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반격의 실마리는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눈앞에 있었던 그 소인족이 어느새 사라진 게 보인다.
“좋아. 어디로 도망쳤단 말이지...”
예담의 눈에, 그 소인족이 있을 만한 곳이 다 보이기는 하지만, 아무 데도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다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아무 데도 보이지 않는다라... 그럼 해법은 간단하지.”
곧장 그 자리에서 쭈그려 앉더니, 최대한 높이 뛰어오른다. 그러자 보인다. 반격을 준비하고 있던 소인족이 말이다. 몸의 무게중심을 그쪽으로 하자, 그 소인족은 얼른 피하더니, 예담의 앞에 무릎을 꿇는다.
“아니, 이 녀석 왜 이래?”
바닥에 착지한 예담은 갑자기 그 소인족이 저자세를 보이자, 당황하지만, 이윽고 말이나 한번 들어 보기로 한다.
“조금 전까지 잘 싸워 놓고, 왜 갑자기 지금 이러는 거야?”
“살려 주세요! 저는 단지, 저희 가게에 온 침입자를 내쫓으려고...”
“침입...자?”
그 말에 소인족은 잠시 예담을 쏘아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내 그는 다시 말한다.
“여기는 우리가 가게를 열려고, 계약까지 다 마치고 이제 내부정비를 하고 있었던 곳이라고요! 믿어 주세요. 저희는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고요!”
“어, 그런가...”
예담이 보니, 그 소인족의 말이 맞는 듯 보인다. 사각지대를 보니 각종 집기류가 보인다. 눈에 얼핏 보기에는 주방에서 쓸 도구들 같아 보인다.
“어, 맞아. 그러고 보니까...”
예담의 예상으로, 리암이 딱 거기 있을 것 같다. 마침 주방 카트의 크기가 성인 남자 1명이 들어가기에 딱 알맞다.
“저기 한번 열어봐도 되지?”
소인족은 말없이 예담을 바라보기만 한다. 그 눈빛의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담은 소인족에게 주먹을 한번 들어 보이고는, 곧장 그 카트의 문을 열어본다. 예상대로, 거기 리암이 있다. 리암은 거기서 나오며 한숨을 쉬어 댄다.
“아이구... 무슨 독방 같은 데 갇히는 줄 알았어.”
“그나저나 이 소인족들이 왜 형을 가뒀는지, 물어 봐야겠는데요.”
예담이 그렇게 말하며 여전히 그 소인족에게 위협적인 표정을 보이자, 소인족은 갑자기 손사래를 치기 시작한다.
“아이고... 아닙니다, 아닙니다! 다 말씀드릴게요. 정말요!”
“어, 갑자기 그러지는 말고요...”
“아유, 그럴 필요까지 없어요! 다 말씀드릴게요. 우리는, 단지 이 상가의 이 자리를 매입한 당사자일 뿐입니다. 그리고 침입자가 오면 경계하는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소인족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게다가 예담과 리암은 엄연히 여기 무단으로 들어온 침입자이니 그럴 만도 하다.
“죄송하지만 저희가 여기 온 이유가 있는데요...”
예담은 한층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한다.
“혹시 여기 헤그리인이라는 외계인들이 뭐 두고 간 것 없나요?”
“그게 무슨... 아, 맞아요, 맞아요! 안 그래도 누가 뭘 두고 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소인족은 곧바로 가게 뒤쪽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예담과 리암의 앞으로 가져온다. 딱 봐서는, 공업용 배터리같이 생긴 물건이다.
“에이, 그 헤그리인들이라는 족속들, 뭐 그렇게 구멍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 소인족 역시 헤그리인들에게 뭔가 당한 것이라도 많은지, 처음 보는 예담과 리암에게 투덜거린다. 그 모습이 좀 황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뭔가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혹시 예전에도 헤그리인들하고 접촉한 적이 있나요?”
“맞아요! 우주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무슨 그런 걸 다 광고를 하고 다녀...”
그러다가, 그 소인족은 그 배터리같은 물건을 예담의 앞에 건넨다.
“아참, 가져가셔야죠! 그리고 저희는 ‘티보’라고 해요. 제 이름은 ‘디노 모지후라’라고 하고요!”
그 소인족이 그렇게 말하자, 예담과 리암 모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어, 바로 인사하고 거기를 나가려는 바로 그때, ‘디노’라는 그 티보인이 예담과 리암의 앞을 막아서며 말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절대 안 봐 드립니다! 무슨 이유가 되었든, 멋대로 남의 가게에 들어오는 건 안 된다고요!”
디노의 그 말에, 예담과 리암 모두 연신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 가게를 나오는 길에, 리암이 말한다.
“그래서, 네가 여기 온 목적은 달성한 거냐?”
“아... 네. 헤그리인들이 여기 와서 좀 찾아 달라는 물건이 있었거든요.”
“그거 혹시... 방사능이라든가, 아니면 유독물질이라든가 묻은 건 아니겠지?”
“설마 그렇겠어요?”
그런데, 예담과 리암이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가다 보니, 또 잡지 가판대를 앞에 두고, 외계인 2명이 정장을 입고 서 있는 게 보인다. 분명히 말 안 해도 진리성회다.
“저 녀석들, 굳이 마주쳐서 수고할 필요가 있나... 무시하고 가자.”
리암은 그렇게 말하지만, 예담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아니요, 그 반대죠. 제가 피할 일이 뭐가 있다고...”
오히려, 그 진리성회 신도들 앞으로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것처럼 지나간다. 진리성회 신도들은 예담을 적대감과 경멸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기는 하지만, 이곳은 번화가라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아, 그 보는 사람들의 눈까지 어쩌지는 못한다. 그저 몰래 보고를 올리거나 할 뿐이다. 지하철역에 들어서기 전, 리암이 예담을 보고 말한다.
“나는 잘 모르지만, 나쁜 전략은 아니었던 것 같네.”
“뭐, 확실히 반대로 나가니까 저 녀석들도 뜨끔했나 보네네요.”
하지만, 리암은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고 말하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려다가 만다.
“그래... 확실히 볼트 선배하고는 전략을 다르게 한 건 좋은데... 그렇다고 안 노릴 녀석들도 아니고.”
그 시간, 미린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
“아으, 뭐가 이렇게 아픈데...”
민은 다리를 잡은 채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그 보라색 구체를 튕겨내는 데는 성공했는데, 그게 또 몇 개로 분열된 것이다. 그리고 그중 하나에, 하필이면 무릎에 맞아 버린 것이다.
“잠깐, 알 것 같은데?”
타토는, 곧 열차 안에 돌아다니는 그 구체들을 보더니 무언가 떠올린다.
“야, 내가 알아서 할 거야!”
민이 다시 일어나서 그 남자를 상대하려 하지만 타토는 막아선다.
“에이, 형, 그럴 시간 없어. 그리고 형이 전력으로 덤비면 이 지하철이 난장판이 될 텐데 왜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그래?”
민이 거기에 반박하며 앞으로 나서려고 하지만, 타토는 곧 자신에게 날아오는 조그만 구체들을 다들 튕겨낸다.
“아, 맞아. 너 몸을 고무처럼 만드는 능력이 있었지, 참. 그런데, 이걸 왜 다 튕겨냈어? 그러면 더 일이 커지잖아?”
“커지기는. 궤도도 다 계산한 건데.”
“궤도를...?”
타토의 말에 민이 그렇게 되물으려 하는 그 순간, 타토가 튕겨냈던 구체들이 모두 그 좌석 밑에 숨은 남자에게 날아가서 강타한다.
“으악!”
남자는 정통으로 그 구체에 맞은 모양인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는, 거기서 일어나지도 못한다.
“나와라.”
그 사이 자세를 똑바로 하고 일어선 민의 그 말에, 그 남자는 순순히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민과 타토를 노려보더니, 자신이 숨겨 놓은 비장의 한 수를 꺼내든다.
“좋아, 이건 어떠냐!”
그가 보라색의 원반형 구체를 만들어내더니, 곧장 민과 타토의 발목 높이로 날린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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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SiteOwner
2025-08-20 13:39:55
어차피 무허가 사설투기장에서는 규칙이고 뭐고 없는 법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상황을 바꾼 자는 이전에도 등장했던 그 제이든. 이런 데에 있다는 자체도 좋지 않지만, 저렇게 상황을 조작하는 일은 여러모로 적을 만들기 좋을 일입니다. 아무리 그 능력이 좋더라도, 모든 상황에 예외없이 자신이 이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문제의 소인족인 티보인들은 결과적으로는 무해한 듯하지만, 첫 인상은 좋지 않군요.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그나저나 티보인이 보기에도 헤그리인들은 엉성한 구석이 많은가 봅니다.
역시, 자신이 모든 상황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마드리갈
2025-08-20 22:31:47
별별 일이 다 일어나네요. 제이든은 사설투기장에서 상황을 좌우하고 있고, 티보인들은 예담을 대뜸 습격하고, 민을 습격한 수상한 자는 자충수를 두면서까지 이상한 짓을 멈출 생각조차도 안하고...그나저나 여기에서도 헤그리인에 대한 악평은 대단하네요. 우주 레벨로 평이 안 좋은 건지...
그나저나 진리성회 사람들은 용기도 없나 보네요. 그 알량한 진리니 섭리니 하는 게 상황 봐가면서 실천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