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쓴 꼰대와 음모론, 그 의외의 접점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속편(?)을 쓸 거라고는 예상을 하지는 못했는데요...
전에 말한 그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과 다시 모임을 할 일이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자기 기회가 오자마자 또 그 똑같은 레퍼토리의 말을 늘어놓더군요. 제가 전에 쓴 그것과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똑같았습니다. 그 사람의 발언 기회는 세 번이었는데, 세 번 다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태도에서 몇 가지 더 확인했던 것은,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의 발언을 길게 이어갔던 점, 유독 특적 인물, 특히 음모론에서 많이 언급되는 인물을 영웅시했던 점, 그리고 그 온화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기, 증오, 그 정도였습니다.
그 사람은 저를 알아보고, 인사도 건네곤 했지만, 저는 일련의 일을 겪고 나서, 그 사람을 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습니다. 미디어 쪽에 종사하는 그 사람의 말을 들어 봤을 때, 몇 년 안에 큰 일을 저지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록 저는 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채 그 모임을 나서게 되었지만, 들었던 생각은 참 많았습니다. 소위 정치병 걸린 사람들의 행태는 여러 매체와 인터넷 등지에서 봐 온 점은 많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정치병과 음모론은 상당히 얽힌 게 많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 사람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아는 분들은 잘 알겠지만, 그 사람이 경도된 특정 종교 계열의 음모론은 매우 지독하고 악명도 높습니다. 모든 비판을 '공격'으로 치부하니, 자기반성도 없습니다. 그 사람도 그랬습니다. 마드리갈님이 언급한 대로, '자기객관화'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겠지요.
또한, 상대방을 '절멸'시켜야겠다는 생각도 곳곳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말대로, 온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요. 그 사람의 말마따나, '악마'의 세력을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제거하면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이상사회가 올까요? 정치병에 걸린 사람들 또한 그렇습니다.
깨달은 게 많았습니다. 아무리 싫은 사람이라도, 큰 죄를 지은 사람이어도, 반면교사로서 배울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증오를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그렇다면 나 자신도 나중에 그 사람의 논리, 그리고 행동거지까지 닮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부디, 그런 맹목적인 모습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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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SiteOwner
2024-12-10 22:57:02
그러셨군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읽으면서 이전에 썼던 어떤 예쁜 남학생으로부터 느꼈던 공포 제하의 글을 떠올렸습니다. 그 글의 S군이 종교문제 연구가의 피살사건에 대해서 예쁜 얼굴과 온화한 인상으로 무서운 말을 차분히 했을 때의 그 상황이 떠오르는군요. 사실 그런 사람과는 엮이지 않는 게 가장 좋고, 엮이더라도 업무 등 필요한 영역으로 최소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확실한 것은, 그런 광신, 음모론 또는 정치병을 외부인이 고치는 것보다 1년 52주 매번 로또 1등을 맞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겠지요.
시어하트어택
2024-12-11 23:52:10
위로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사리분별이 어느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말씀드렸던 그 사람이 반면교사가 될 듯하군요. 정말 그런 사람들에게는 약도 없는 듯합니다.
마드리갈
2024-12-10 23:33:21
좋은 이야기도 밑도 끝도 없이 하면 질리기 마련인데, 누가 싫다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면 어지간히도 반겨주겠네요. 그 내용의 진위여부 이전에 드는 피로감은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반감만 불러일으키기 좋은데, 그런 이야기를 즐겨 하는 사람들은 그런 걸 모르죠. 그러니 생각은 선민사상에 표현방식은 꼰대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제 글도 읽어보셨군요. 자기객관화가 안되면 극단적인 자기중심에 치우치거나 다른 방향으로 가면 극단적인 자기비하애 빠지거나. 그런데 이게 개인 레벨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중독되어 가는 듯해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시어하트어택
2024-12-11 23:53:33
정말 꼰대, 음모론, 정치병, 그런 부류의 것들은 왜 그렇게 다 통하는 게 있는 건지... 그 중에는 그런 성향이 겹치는 사람도 많아서 정말 환장할 지경입니다. 공통적으로 확신에 차 있고, 한편으로는 어딘가에 자기 신념을 의탁하고 싶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