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ran_on_An-225__Le_Bourget_1989__1.jpg (334.6KB)
- Buran-lead-1200x874.jpg (184.6KB)
- 03_600471.jpg (130.8KB)
- 우리 연방의 기술력 굉장하지 않은가!.png (827.0KB)
- 우리 연방의 기술력 굉장...했지.png (531.0KB)
- e5jawjznj0ff1.jpeg (293.6KB)
- JGRcmZ7nQ3MKUZNT6NiwEUI2MDPBsX9vgqLOtnljB3Y.jpg (242.6KB)
- RSdsjLhp0xJV-OkyRxJyCra-4PJVG6jEN3Ue0StqN5kvNMvCB9RL4DN1SoaIK6tycMKOTIaebCfqnV0g5hccXQ.jpg (310.0KB)
- 1b2f11e4-0001-0004-0000-000001054578_w488_r1_fpx57.34_fpy50.jpg (295.7KB)
- 1EuOMC6rMO4deJgkMTrk0SjwvvWNj8BfZefmEL0D9t5dqBwhOT3p0DZiCRmQ5lMRqsqQpc7u22L0HImrZRkKGQ.jpg (78.6KB)
- od_sDD61JKnVdq1ZY8lrdNdQERMV9P15wAda7eO47DZTO8-NCr93WZByBZUwXnw-_CwqWbD_Sf68s0gR8Po0tg.jpg (184.8KB)
(부란을 적재한 모습으로 주기되어 있는 안토노프 An-225 므리야 수송기.)
부란 프로젝트의 시작은 미국 NASA가 스페이스 셔틀을 개발하던 1972년부터 동시에 검토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소련 기술진들은 이미 값싸고 신뢰성 높은 "소유즈(Soyuz)" 로켓이나 대형 고중량 발사체인 "프로톤(Proton, 지구 저궤도 페이로드 23.7톤급)" 로켓 등을 보유하고 있음을 근거로 단순히 거대한 페이로드 하나(* 후에 제작된 부란의 카탈로그 스펙상 페이로드는 30톤급)만 믿고 추진하기에는 너무나도 돈이 많이 드는 스페이스 셔틀의 실용성과 비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었죠. 허나 "미국이 가진다면 우리도 당연히 가져야 한다"는 정치적인 알력다툼은 이러한 회의적인 시각을 묵살했고 1980년대에 들어서 부란 프로젝트는 서서히 구체화 되어갑니다.
그러던 1981년 4월 12일, 미국이 스페이스 셔틀 컬럼비아 호(OV-102 Columbia)의 첫 실전 투입인 STS-01 미션의 성과를 보도하면서부터 기류가 급격히 변화합니다. 미국의 성과에 자극받은 소련 정치권은 과학자들을 무능하다고 비난했고, 결국 소련 기술진들은 소련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위해 부란 프로젝트의 개발을 가속화하죠.
(트랜스포터에 실려 이송되는 부란-에네르기아 시스템.)
개발의 시간단축을 위해 기술진들은 소련이 가지고 있던 기반 기술을 활용하는 한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의 오비터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벤치마킹(?) 하였죠. 그 결과 외형적으로는 사실상 수렴진화한 형태가 되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나사의 오비터와는 완전히 별개의 기체라고 봐도 무방한 기체가 되었습니다.
개발 시기가 10년 정도 차이나는 만큼 부란 오비터는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히 선진적인 기체이기도 했습니다. 자체적인 대기권 내 동력 비행 기능과 실내 여압 설비를 내장하고 오토파일럿에 의한 무인 조종 기능도 갖추고 있는 등, 안전성 문제로 이러한 것들을 집어넣고 싶어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나사의 오비터에 비해 좀 더 진보된 설계를 갖추고 있었죠.
무엇보다 차이나는 것은 발사 시스템 그 자체로, 대형 연료 탱크와 보조 로켓 부스터를 장비해 오비터 자체가 비행을 전담하는 한편, 발사 과정이 매우 불안정하고 이를 우주인의 컨트롤로 커버하는 구조상 무언가 이상이 발생하는 순간 시스템 전체가 파괴될 위험성을 가졌던 나사의 오비터에 비해 부란 오비터의 발사는 페이로드 100톤 규모의 초대형 발사체 "에네르기아(Energia)"에 일임되는 설계였습니다.
즉 에네르기아의 화물로서 오비터가 운송되는 구조 였기에 에네르기아 로켓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안정적인 발사를 기대할 수 있는 한편, 별도의 발사체를 전용한다는 근본적인 구조상 스페이스 셔틀의 원래 취지인 다회 사용에 의한 비용 절감과는 모순되는 시스템이라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여차저차 이렇게 해서 소련의 자존심을 걸고 만든 스페이스 셔틀 부란(Буран: 눈보라) 오비터 시제 1호기 OK-1.01가 완성되었죠.
비행 성능 검증을 위해서인지 OK-1.01의 시험 비행에서는 탑재하지 않았다고 나와 있습니다만, 위키피디아 자료에 따르면 대기권 내 동력 비행을 위한 제트엔진이나, 미르 우주정거장과의 도킹 포드, 기타 우주 공간에서의 실험실 모듈 등도 개발해 차기 비행시 탑재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모두 소련 붕괴의 여파로 실현되지 못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었네요.
(1988.11.14. 03시 정각. 앞으로의 미래를 모른 채로 야심찬 비행에 나서는 부란-에네르기아 시스템.)
1988년 11월 14일 협정 세계시(UTC) 오전 3시 정각을 조금 넘긴 시각.
부란 시제 1호기 OK-1.01는 에네르기아 로켓에 실려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이륙했습니다. 총 206분의 비행 시간 동안 부란 1호기는 오토파일럿에 의한 무인비행으로 제어되어 지구 저궤도를 순회하다 복귀하였죠. 3시간을 조금 넘는 짧은 비행이었지만 무인 조종으로 통제되며 아무런 문제 없이 모든 과정을 수행하고 돌아온 부란 1호기의 성과는 소련에게 있어 매우 고무적인 것이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의 등장인물 기렌 자비의 일러스트에서 국기를 소련의 깃발, 인물을 니키타 흐루쇼프로 변경해달라고 주문한 일러스트.)
"보아라 미국이여! 우리 소비에트 연방의 기술력을!"
부란의 성과로 소련의 자존심은 대기권을 돌파할만큼 치솟았고, 부란 프로젝트는 소련 우주개발의 중핵이 되었....
...어야 했지만 부란의 찬란한 영광의 순간은 1991년 12월 26일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와 함께 불꽃처럼 사그라들고 말았죠...
1988년 11월 14일에 행해진 206분간의 무인 비행.
이것이 부란 프로젝트가 이루어낸 처음이자 마지막 성과이자 부란 오비터의 유일한 비행 기록이었습니다.
소련이 붕괴되며 부란 프로젝트와 그 관련 기자재들은 바이코누르 우주기지가 있던 카자흐스탄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세계를 양분하던 초강대국들 조차 무시무시한 개발 비용과 유지비에 기겁한 돈 먹는 코끼리인 스페이스 셔틀 프로젝트를 고작해야 위성국에 불과한 카자흐스탄에게 다룰 역량이 있을리가 만무했고 그렇게 부란 프로젝트는 1991년을 기점으로 사실상 공중분해 되었죠.
그럼에도 부란 시제 1호기는 소련의 자존심이나 마찬가지인 성과였기에 격납고에 엄중히 보관되어 있었습니다만 2002년에 격납고 천장이 붕괴되는 사고로 인해 두번 다시 날아오르는 일 없이 같이 보관되어있던 에네르기아 로켓과 함께 완파되는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죠.
너무나도 황망한 사고라 일각에서는 '소련이 기밀 유지를 위해 자폭시켰다'는 음모론도 나돌았지만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부란 시제 1호기는 주기적으로 계속 관리 받는 상태였고 격납고 붕괴는 안전 점검중 골조에서 발생한 문제를 수습하기위해 보수공사를 하던 도중, 그간 소유즈 조립동의 작업으로 누적된 피로와 보강재 없이 골조 보수 공사를 위해 해체하는 과정에서 격납고가 버티지 못하고 붕괴된 예기치않은 사고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거의 완성 직전에 방기되어 버린 시제 2호기 OK-1.02를 비롯한 자매기들은 적어도 1995년 8월경 까진 지속적인 관리를 받고 있었다는 자료가 확인되었습니다만, 8월말 이후로 러시아 정부로부터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사실상 방치되었습니다. 그나마도 격납고 붕괴 사고로 파괴된 1호기와 달리 외형이라도 남아있긴 하지만 이미 30년간 방치된 이들 또한 현역에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부란의 목업이나 레플리카 모형은 각지에 몇대가 잔존하고 있습니다만 모두 외형만 그럴듯한 장식품이죠.
한편, 발사 중량 105톤에 달하는 부란 오비터의 발사체로서 선택된 에네르기아 로켓은 중량 2400톤, 지구 저궤도 페이로드 100톤 규모의 초대형 발사체로 카탈로그 스펙상으로는 미국의 새턴 파이브(중량 3300톤, 지구 저궤도 페이로드 118톤)와 동등한 성능을 자랑하는 괴물이었습니다. 부란 프로젝트 이전에는 전투위성 폴류스의 발사체로 사용되었지만 전부 폴류스의 문제로 실패하면서 단 3회 사용되었던 에네르기아 로켓의 유의미한 발사 기록은 부란 프로젝트가 사실상의 유일한 성과었죠.
이쪽도 부란 시제 1호기의 발사 이후 이런저런 개량과 개조를 거쳐서 활용할 계획이 있었습니다만 이 역시 소련 붕괴로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보잉 747을 개조해 만든 NASA의 스페이스 셔틀 캐리어 처럼 소련 또한 부란의 대기권 내 공중수송을 위해 "안토노프(Antonov)"를 통해 부란 오비터 전용 수송기 An-225 므리야(Mriya)를 제작했습니다. 공중량 62톤에 달하는 부란 오비터와 그 관련 기자재들의 수송을 위해 이쪽도 내부 화물칸에 최대 250톤, 외부 포트에 최대 200톤을 적재할 수 있는 규격 외의 괴물 항공기였죠.
당초 목적과 용도 또한 NASA의 셔틀 캐리어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이쪽도 소련 붕괴 이후로는 우크라이나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항공기를 적당히 개수해 사용했던 셔틀 캐리어와는 달리 본래가 가성비 따위는 내다버린 우주 개발의 부산물이었던 만큼 평시에는 이 너무나도 거대하고 너무나도 무거운 괴물은 도무지 활용할 용도가 없는 애물단지에 불과한 취급이었죠.
그럼에도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점차 호전되고 시대의 변화와 함께 당시에 운용되던 화물수송기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250톤의 압도적인 페이로드는 오히려 므리야만의 강점이 되어 다른 비행기로는 수송할 수 없는 초대형/초고중량 화물 특송이라는 새로운 일자리에 취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항공기의 벌크헤드 같은 거대한 부품이나, 화물열차 편성 같은 거대하고 무거운 화물들을 거뜬히 운반하는 므리야의 파워 퍼포먼스는 비록 수요는 적었지만 분명 그만이 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던 것이죠.
그렇게 부란 프로젝트의 다른 성과들이 격납고 붕괴로 파괴,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퇴역, 완성도 못해보고 창고행이 될 동안 자신만의 장점을 무기로 살아남았던 므리야 또한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여파로 한때의 주인이었던 러시아 자신의 손에 의해 파괴되면서 부란 프로젝트의 성과는 모두 잿더미가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6 |
2025-03-02 | 340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430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254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303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21
|
2020-02-20 | 4051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111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6106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710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226 | |
6194 |
부란 프로젝트의 비참한 말로
|
2025-09-17 | 5 | |
6193 |
"탈북민" 의 어감이 나쁘다는 발상의 연장선2
|
2025-09-16 | 14 | |
6192 |
오늘밤은 음악과 함께 마무리.1
|
2025-09-15 | 39 | |
6191 |
대만보다 더 빨리 황혼을 맞는 한국의 경제2
|
2025-09-14 | 39 | |
6190 |
극우 아니면 쓸 말이 없나...2
|
2025-09-13 | 45 | |
6189 |
이른 가을밤의 격세지감2
|
2025-09-12 | 51 | |
6188 |
최신의 생성형 인공지능의 현황5
|
2025-09-11 | 114 | |
6187 |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를 대개편중입니다
|
2025-09-10 | 43 | |
6186 |
개혁의 그 다음 목표는 여성이 될 수도 있습니다
|
2025-09-09 | 45 | |
6185 |
민주화와 민주당화 반년 후
|
2025-09-08 | 47 | |
6184 |
반미투사들의 딜레마5
|
2025-09-07 | 82 | |
6183 |
미국에서 벌어진 한국인 대량체포사건의 3가지 쟁점2
|
2025-09-06 | 50 | |
6182 |
새비지가든(Savage Garden)의 I Want You 감상평.2
|
2025-09-05 | 60 | |
6181 |
정율성을 그렇게도 추앙하는 사람들이 다같이 침묵중?2
|
2025-09-04 | 57 | |
6180 |
결속밴드(結束バンド)의 극중곡을 들을 시간
|
2025-09-03 | 49 | |
6179 |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한 그 교육자3
|
2025-09-02 | 56 | |
6178 |
역사왜곡으로 기념된 광복 80주년
|
2025-09-01 | 56 | |
6177 |
제조업을 멸시하던 국내의 시류에 올 것이 왔어요
|
2025-08-31 | 58 | |
6176 |
서울의 잘사는 청년이 극우라면 증명되는 것
|
2025-08-30 | 61 | |
6175 |
일본의 기묘한 지명 속 방향감각
|
2025-08-29 | 67 |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