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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장수명인 목조 가설주택에 대한 기대

마드리갈, 2024-04-30 22:29:14

조회 수
81

재해를 겪어서 거주기반을 잃어버린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가설주택(仮設住宅)은 글자 그대로 임시로 설치한 것이라서 큰 내구성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자연재해가 많아서 가설주택 관련으로 노우하우가 많이 쌓인 일본에서는 주로 프레파브(プレハブ, Prefabricated Building), 즉 조립식건물로 만들어지는 가설주택이 많았어요. 규격화되어 있어서 단기간에 대량으로 준비할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한 장점이 있지만 역시 문제는 어디까지나 가설주택이라서 그렇게 사용수명이 길지 않다는 것이죠. 게다가 피난생활이 장기화되는데 그 조립식건물의 수명이 다 되어간다면 이건 이것대로 큰 문제가 되어요.

여기서 각광받는 것이 목조 가설주택이죠.
글자 그대로 나무로 지어진 가설주택인데 조립식건물보다는 확실히 장수명이라서 장기화될 수도 있는 피난생활에 대비할 수 있는데다 이재민의 피난생활이 종료된 이후에도 다른 목적으로의 활용도 기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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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이시카와 와지마 오래 쓸 수 있는 목조가설주택이 완성, 2024년 4월 30일 NHK NEWS WEB 기사, 일본어)

올해 1월 1일에 발생한 노토반도지진(能登半島地震)으로 인해 와지마시에서는 가설주택이 2,800호 가량 필요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현 시점에서는 대략 800호 가량이 공급된 상태로, 와지마시내의 나지미지구(南志見地区)에서는 목조의 일본식 전통양식의 단층연립주택인 나가야(長屋) 스타일로 만들어진 27동 100호가 4월 30일 오전중에 이시카와현 공무원들의 검수를 거친 상태에 있어요. 위에 첨부해 놓은 이미지가 바로 그렇게 만들어져 5월 14일부터 입주가 예정된 목조 가설주택단지의 모습이예요.
이재민들의 입주권은 일단 2년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목조 가설주택이 기존의 조립식건물보다 장수명이라서 부득이하게 오랜 거주를 희망하는 경우가 생길 경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요. 와지마시에서도 향후 활용방법에 대해서 이재민들과의 의견교환을 행할 의향을 밝혀 놨어요. 

특히, 해당 가설주택단지의 조성에 사용된 목재는 이시카와현내에서 생산된 목재이다 보니 오래 쓸 수 있으면서도 또한 자재확보 면에서도 여러모로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5 댓글

DDretriever

2024-04-30 23:32:22

한국이나 일본의 유명한 절이나 오래된 목조 건축물들이 여태까지 잘 보존된걸 생각해보면 그럴법하다 싶네요.

화재나 지진같은 사고가 없다면 충분히 수백년의 세월을 견뎌낼 수 있다는거니 수명이 길만도 해요.

마드리갈

2024-05-01 00:46:12

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고려시대의 목조건축물인 부석사 무량수전이라든지 봉정사 극락전 같은 사찰건축물이 있는데다 일본에는 1천년이 넘는 것들도 있어요. 일본 황실에 전래되는 귀중품이 보관된 쇼소인(正倉院, 정창원)의 건물은 756년에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호류지(法隆寺, 법륭사)는 설립당시인 607년에 지어진 건물이 계속 사용되고 있기까지 하니 의외로 목조건물의 수명이 길다는 것은 이렇게 실증적으로도 증명되네요.


한국사는 외침(外侵)이 빈번한 역사였으니 남아 있는 목조건물 자체가 매우 적고, 반면 일본사는 외침은 거의 없었지만 내전이 빈번했는데다 세간의 상식과는 정반대로 전통문화에 대한 존중이 별로 없었던 편이라서 전국시대에는 적대세력이 축조한 건축물을 파괴하는 일도 빈번했고 19세기 후반의 근대화운동인 명치유신(明治維新, Meiji Restoration) 당시에는 근대화의 이름으로 일본의 전통을 스스로 파괴하는 일도 횡행했다 보니 한때는 여러가지가 위험할 뻔 했다가 몇몇 독지가들의 노력으로 단절을 면한 이후에 재흥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고 이에 더해서 지진이나 화산 등의 자연재해는 세계최악으로 많았다 보니 목조건물에 우호적인 환경도 아니었어요. 이런 어려움이 있는데도 목조주택이 조립식주택보다 장수명이라니, 역시 자연의 힘과 옛 사람들의 지혜는 결코 얕볼 수가 없어요.


좀 더 언급할 사항이 있지만 이건 성격이 좀 달라서 따로 코멘트해야겠네요.

마드리갈

2024-05-01 01:05:05

그러면 여기서는 가설주택 문제를 좀 다루어 볼께요.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東日本大震災)의 피해가 워낙 심대했다 보니 재해지역에서 멀지 않은 이와테현(岩手県), 미야기현(宮城県) 및 후쿠시마현(福島県)은 물론이고 멀리 떨어진 치바현(千葉県)이나 중부내륙인 나가노현(長野県)에까지 도처에 조립식 가설주택이 지어지는 한편, 지역의 건설회사가 조립식 이외의 방식으로 지은 것이라든지 기존의 빈 집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방식의 인정가설주택(みなし仮設住宅) 같은 것도 있었어요. 그 결과 최종적으로 조립식 42.951호, 지역건설회사 제공형이 9,017호 및 인정가설주택이 67,877호 공급되었어요. 그러나 이게 급히 공급된 것이라서 품질문제가 다발했는데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서는 그러한 가설주택에의 입주기간을 정해 두고 그 기한을 넘으면 퇴거를 통보하는 등으로 운영된 사례도 있는 등 운영상의 문제도 여러모로 다발했어요. 글자 그대로 가설주택이다 보니 공설운동장 등에 적당히 설치했다가 나중에 때가 되면 철거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다 보니 입주자의 생활상 불편도 적지 않았거든요. 결국 기존의 주택을 가설주택으로 인정하는 인정가설주택 공급량이 가장 많았어요. 요즘 일본국내의 빈 집이 900만호를 넘었다고도 하니 이 상황이 가설주택 관련사항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이 안 될 수가 없겠죠.


그리고 조립식 가설주택도 이제는 수명을 거의 다해서 2018년에서 2021년 사이에 거의 대부분이 해체되었고 남은 것은 피난생활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 후쿠시마제1원전 근처의 극소수의 지자체뿐이죠. 게다가 그냥 가설주택만을 공급했더니 입주자의 고독사(孤独死) 문제 등도 다발해서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커뮤니티형 가설주택단지의 조성도 강구되었고 그런 고민이 반영된 것이 이번의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의 목조 가설주택단지라고 할 수 있어요.


2010년대 전반의 일본산 창작물에도 당시의 문제가 반영된 것이 보이기도 해요. 일례로 애니에서는 웨이크업 걸즈(Wake Up, Girls!)의 캐릭터 카타야마 미나미(片山実波)가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 가족 출신으로 가설주택단지 생활을 하면서 민요를 잘 불러 피난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이 나오고 있어요. 

Lester

2024-05-01 23:19:26

익히 알려진 조립식건물의 자재가 무엇이길래 수명이 짧다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아니면 부실공사는 아니지만 급조한 설계상 사람이 오래 살기엔 부적합해서 수명이 짧다는 것인지도?


어쨌든 목조라면 보수나 증축도 훨씬 간편할테니 가설주택이 아니라 어엿한 주택으로 탈바꿈하는 일도 어렵지 않겠네요. 난방은 좀 여러모로 곤란하겠지만...

마드리갈

2024-05-02 16:34:49

자재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어요.

일단 잘 쓰이는 조립식건물 자재인 샌드위치패널은 아연도금강판 위에 실리콘 폴리에스테르수지를 도포한 외피와 속에 충진된 단열재인 발포폴리스티렌(Expanded Polystyrene, EPS)이죠. 이런 것들의 수명 자체가 미국이나 일본 기준으로 20년 정도예요. 즉 20년간 야외에서 건설자재로 사용되면서 도포된 실리콘 폴리에스테르수지가 열화되어 까진다든지, 아연도금강판이 부식된다든지, EPS가 변질된다든지 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어요. 또한 이런 자재는 트럭수송 및 트럭탑재 크레인을 사용한 설치를 전제로 생산되는 것이다 보니 경량화는 불가피하거든요. 그러니 수년간 가건물로의 기능만 해주면 되는 것이지 그 이상의 성능을 요구할 경우 만들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장벽에 부딪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그리고 샌드위치패널의 수명이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또 하나 남는 게 프레임이 되는 경량철골구조의 내구성. 이것도 고층건물의 기초가 되는 그런 대형 철골과는 내구성이 상대도 되지 않는데다 보통 고층건물의 것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 반해 조립식건물의 골조는 밖으로 드러나다 보니 부식 등의 각종 열화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어차피 자재 자체의 내구성이 생산성과 경제성을 고려하여 결정되는 것인만큼 딱 거기까지인 것이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고.


목조건물은 냉난방 면에서도 이점이 꽤 있으니 생각하신 것처럼 걱정하실 것도 아니예요. 어릴 때 목조건물에서 다년간 살아봤던 경험이 있으니까 그건 경험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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