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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 하야토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린다. 하지만 하야토는 민이 한 그 말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폭발이라니? 그게 무슨 말인데?”
하야토가 되묻자, 민은 아까 있었던 일과, 이상한 파편이 발견된 이야기까지 다 한다. 하야토는 그 이야기를 듣고서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아니, 몰라. 그런 게 있었어?”
“어, 나는 하야토 형이 뭔가 알고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줄 알았는데.”
민의 그 말에, 하야토는 오히려 되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뭘 안다고? 그리고 설명을 해 줘야지 내가 알지! 갑자기 폭발 이야기를 하면 어쩌라고? 무슨 그런 폭발이 예술이라도 돼?”
하야토는 마치 온 세상의 근심을 다 짊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한숨을 잔뜩 내쉰다. 또 한 가지 생각난 게 있는 하야토는 무릎을 친다.
“그건 그렇고, 며칠 전에 RZ게임센터에 장난친 녀석은 어떻게 됐지? 요새 안 나타나나?”
“나도 모르겠어. 요새 RZ타워 안에 휙 돌아다녀 봐도 도무지 안 보이는 것 같은데.”
“휴, 다행이다. 그 녀석 내가 만나기만 하면 패 주고 싶었거든. 어디 우리 회사의 일에 이래라저래라야.”
하야토는 그 사건을 생각나면 치가 떨리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지금 당장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지, 창가에 있는 소파에 마치 몸을 던지듯 앉는다.
그러던 중, 창밖으로 뭔가 날아다니는 게 보인다. 딱 봐서는 상업용 드론 같아 보이는데, 밑에 이상한 조명이 설치된 게 꽤 이상해 보인다.
“뭐야, 저거? 저것도 설마 누가 장난치는 건가?”
“에이, 형도 예민하네. 저건 그냥 광고판이잖아.”
“아, 그런가...”
하야토가 다시 보니, 유의 말대로 광고 홀로그램을 밑에 달고 다니는 드론이 맞다. 아무래도 고층부에 집이 있다 보니 많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저거 무슨 광고지?”
“뭐겠어. 이런 데 돌아다니는 광고라면 고급 자동차, 부동산 투자, 아니면 보석류, 뭐 이런 거겠지.”
그런데, 하야토가 보니 광고의 내용이 조금 이상하다. 분명히 상업광고가 나와야 할 텐데, 간혹 노이즈가 끼고는, 이상한 남자의 얼굴이 보이곤 한다. 정상적인 광고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모습이다.
“저 사람 얼굴 좀 찍어 볼래?”
“어...”
유는 하야토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그 광고판을 한번 찍어 본다. 그 사진에 나온 건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의 얼굴이다.
“이게 누구지...”
하야토가 보기에도, 그 사람은 어디엔가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는데, 얼굴이 좀 익숙하다.
“맞아. 저 사람,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디?”
한편 메이링은 오늘도 조금 늦게까지 자기 사무실에서 를 마치고, 막 퇴근하려 주차장으로 가던 길이다. 운전석에 올라타려던 그때, 호렌이 보인다. 호렌과 인사하고는, 메이링이 먼저 말을 뗀다.
“요새는 잘 지내?”
“장사가 좀 안 되네. 메이링 씨가 우리 쇼핑몰에서 하나라도 사 줄래?”
메이링은 대답을 피하며 웃기만 한다. 그러다가, 메이링은 화제를 돌린다.
“요새 진리성회에서 공격적으로 교세를 확장하는 것 같더라. 조심해. 전에 레토처럼 된 애들이 가끔 가면 보여.”
호렌은 그 말에 분개한 표정을 보인다. 목소리도 굵어진다.
“그것 참 고약한 녀석들이네, 메이링 씨. 내가 아는 신관님 한 분이 안 그래도 엄청 화내시더라고.”
“아니, 뭣 때문에?”
“그러니까, 자꾸 사이비들이 우리들도 파고든다고 그러는 거지! 그분 말로는, 경건해야 될 사람들이 자꾸 약 같은 걸 한 사람들처럼 되어 버리니까 그렇다나.”
“뭐,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니까. 예를 들면 ‘네오 로마’ 같은 곳은 아주 난리도 아니야.”
“원래 종교라는 건 사이비들을 보면 경계심을 품게 마련이니까. 왜, 우리도 있어. ‘하라지아’라고 말이야. 무슨 자기네들만이 올바른 신앙이 있다고 다른 종족들을 침공해서는 자기네 신앙이 올바른 신앙이니 그것만 믿으라고 하지를 않나... 아무튼, 이상한 녀석들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니까, 우리도 골치가 아프지.”
“참나, 사이비들은 뭘 믿길래 저러는지 몰라. 안 그래?”
“아, 메이링 씨는 변방 같은 데 안 가 봤으니 모르려나...”
호렌이 그렇게 말하자, 메이링은 바로 말한다.
“검사 때 이상한 사람들도 몇 봤어. 그 중에 저 하라지아하고 엮인 녀석들도 좀 있었고.”
“어, 정말?”
호렌은 의외라고 생각했는지 되묻는다.
“무슨 일이었어?”
“아, 그거 말하자면 좀 많이 복잡해. 시간 나면 말해 줄게.”
메이링의 그 말에, 호렌은 이제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손을 흔들고는 자기 갈 길을 간다.메이링 역시 차에 올라서 집을 향해 출발한다.
한편 예담은 집에 와서 저녁 식사만 하고는 자기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있다. 오늘은 하필 예성도 야근 때문에 집을 비웠고, 부모님 역시 저녁에 일이 있어서 외출한 상황이다. 보통 이럴 때라면 예담 역시 기분이 좋아서 뭐든 하고 싶을 텐데, 오늘은 그렇지가 못하다.
우선 진리성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게시된 사진을 보는데, 진리궁 건립 소식, 지역장 임명식 등이 대부분이다. 죄다 자신들을 미화하고 ‘바깥세상’을 쓰레기 취급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그 사이사이에, 방송국 항의 시위, 지하철 운행 방해, 세라토 대교구청 습격 같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올려놓은 게 눈에 띈다.
“이 녀석들은 무슨 자기들이 범죄조직이라고 광고라도 하나? 무슨 이런 사진들밖에 없어?”
예담이 찾고 싶은 건 따로 있기는 하다. 한나가 진리성회 신자라는 걸 알았으니, 한나의 사진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한나의 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며칠 전에 보였던 메로비우스의 사진은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 다른 애들은 사진을 올려놨는데. 왜 한나는 없는 건지 몰라.”
하지만, 이걸 계속하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꽤 많이 지나 버렸다는 걸 깨닫는다.
“아, 잠깐! 내 정신이 왜 이래. 시간을 이런 데만 낭비하면 안 되잖아.”
예담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기 머리를 탁 친다. 훌쩍 가 버린 시간이 아깝기는 하지만, 별수가 없다. 얼른 진리성회 홈페이지를 닫고, 인터넷 방송 화면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예담이 원래 보려고 했던 게임 중계방송은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에이, 오늘은 왜 이래, 도대체!”
탄식을 내뱉는 예담이지만, 별수가 없다.
한편 진언은 오늘 야간근무라 경찰서 안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다른 선배 경찰들처럼 강력범을 상대한다든가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야간 근무라는 건 피곤한 법이다.
“에- 커피나 한번 마시러 가 볼까.”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뜨지만, 사실 진언은 커피만 마시러 가는 건 아니다.
“독고 순경, 커피 마시러 가는 거 아닌 거 다 알아.”
“에이, 경장님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커피 한 잔 드릴까요?”
“아니, 됐어.”
선배 경관의 농담 섞인 말을 뿌리치고, 진언은 유치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 보니, 그 헤그리인은 여전히 유치장 한가운데서 가부좌를 튼 채 앉아 있다. 발렌틴과 다른 잡범들은 똑같이 방 구석에서 헤그리인의 눈치를 보며 구석에 앉아 떨고 있다.
“여전하네, 이 녀석들.”
그런데, 헤그리인이 갑자기 진언을 쏘아보기 시작한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진언은 모르지 않는다. 그것도 잔뜩 일그린 표정으로, 붉은 눈빛을 보인다면 더더욱 말이다.
“이 자식, 너!”
무언가 ‘기분 좋고 따뜻한’ 기운이 진언을 감싸는 게, 불길하다. 그리고 여기서 벗어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뒤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독고 순경, 쓸데없는 짓 할래!”
돌아보니 선배 카펜터 경장이다. 진언이 커피를 마시러 간다고 하길래 믿기 힘들었는지, 몰래 진언의 뒤를 쫓았던 것이다.
“서장님 지시사항 잊어버렸어! 유치장에 그렇게 혼자 무방비로 다니면 안 된다고!”
“죄송합니다.”
“알았으면 얼른 나와!”
그렇게 말하며, 카펜터 경장은 진언을 끌고 가다시피 하며 진언과 함께 유치장 밖으로 빠져나온다. 유치장의 출입문에 서서, 진언은 무언가 생각난 듯 말한다.
“아, 아까는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뭐지?”
“저 외계인, 이제 풀어줄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글쎄, 나도 그래야 하는 거로 아는데, 서장님이 판단하시겠지.”
카펜터 경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 역시도 헤그리인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한번 보고서는, 유치장의 문을 닫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민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에서 나온 참이다. 어제와는 달리 누군가 불렀다든가, 아니면 무슨 사건이 생겼다든가 해서 일찍 나와 본 건 아니다. 그냥 오늘은 일찍 나가고 싶어서 나온 것이다.
조금 가다 보니, 민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미린중학교 교복을 입고 그 위에 검은 후드를 걸친 중학생이라면, 아는 사람은 하나다.
“어, 재연이 형이잖아.”
“뭐야, 민이냐. 오늘도 일찍 나왔네.”
이날도, 재연은 다른 친구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던 참이다. 오늘은 다른 선배 2명도 함께다. 딱 보니 얼굴은 다 알 것 같다.
그러다가 보니, 다른 친구들도 보인다. 타냐, 그리고 모네가 보인다. 다들 재연이 불렀다거나 해서 모인 건 아닌 것 같다. 타냐 역시 재연을 알아보고 말을 건다.
“왜 오늘도 뭘 찾는 것 같네요, 선배님.”
“어... 그게...”
재연이 잠시 뜸을 들이자, 민이 말한다.
“그 인형 정체는 밝혀졌는데.”
“꼭 그것 때문에만 일찍 나온 건 아니지. 잊힐 만하면 이상한 녀석들이 항상 출몰하거든. 오늘도 마찬가지야.”
“응? 오늘은 뭐가?”
민이 그렇게 말하자, 재연은 민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동작을 취한다.
“아니, 뭐 때문에 그러는데?”
그런데, 재연의 그 말에 반응이라도 한 것처럼, ‘휘- 휘-’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자세히 들어보니, 무슨 공기를 칼로 잘라서 나는 소리같다.
“설마 이것 때문에 오늘도 일찍 나온 거야?”
재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모네가 말한다.
“이거는 그냥 잊을 만하면 들리는 소리 아닌가... 애들 장난칠 때 가끔 호루라기로 이런 소리도 내고 그러는데...”
“그런 소리가 아니야! 나하고 후배들이 일찍 나온 이유가 있다니까.”
모네의 말을 듣던 재연의 선배 올리버가 끼어든다.
“이게 다 누군가의 장난이라는 걸 확인했어.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나서는 거라고.”
한편, 예담 역시,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참이다. 오늘따라, 주변에 이상한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예담에게는 다행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좀 못 본 것 같은 미린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금발 여학생이 한 명 보인다. 잠시 자신의 눈을 의심했지만, 이내 자신이 생각하던 그 선배임을 확인하고는 인사를 건넨다.
“오, 이런 데서 다 보네요, 선배님.”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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