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 1월에 쓴 부동산시장 혼란상을 관통하는 의외의 한 논점 그리고 3년 전에 쓴 택시합승 부활에의 움직임이 반갑지 않습니다에서 예측한 것이 이번에도 적중했습니다. 물론 적중해서 기쁘지는 않습니다. 이런 것을 적중해서 좋을 일도 없을 뿐입니다. 그리고 정책입안자들이 아직도 부동산에 대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게 이렇게 다시 잘 드러납니다.
서울 용산구에 건립된 역세권 청년주택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에서 공실이 상당수 발생했습니다.
그 이유로서 유력히 지목되는 것이 무작위 룸메이트 배정.
자세한 것은 이 기사에 나옵니다.
“셰어하우스, 꼭 모르는 사람과 살아야 하나요?”… 용산 청년주택 미달 쇼크 (2021년 5월 7일 조선비즈)
자신의 공간을 비록 한시적인 임대공간으로나마 갖고 싶다는 요구가 제도적으로 밟혀버리니 결국 생판 남인 사람과 같이 살기보다는 포기해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합리적 무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단 하나 빼고 없습니다. 정책입안자들이 무작위 룸메이트 배정이라는 조건을 빼면 되는데, 그건 실현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미 3년 전에 택시합승 부활의 움직임에 대해 여론이 좋지 않았고 지금은 유야무야되었습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불과 수십분 타는 택시조차도 정보의 비대칭성 및 택시의 운송밀도 문제가 있어서 합승이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없는데, 짧으면 수개월 길면 수년 살 거주공간을 생면부지의 타인과 함께 써야 한다면, 그걸 좋아하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겁니다. 당장 군복무를 해본 사람이라면 내무반 부조리가 얼마나 큰지 바로 알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셰어하우스 미달쇼크 문제가 민간에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조건을 붙이지 않으니 원하는 대로 추진하든지 원하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든지 하니까 자동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추어지기 마련이니까요. 그걸 굳이 쓸데없는 조건을 붙여서 이 난리를 치는데, 이런 것이야말로 사족이 아니면 대체 뭐가 사족이겠습니까.
무슨 정치적인 이념이나 목적이 있어서 무가치한 조건을 붙여 미달사태를 자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정치실험은 그 정책입안자들끼리나 했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애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말고.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1990년대까지 이어졌던 대학문화 중의 "농활", "빈활", "대동제" 등도 언급해야겠습니다만, 외연이 너무 커지니까 일단은 여기까지 언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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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1-05-16 23:53:48
무작위 룸메이트 배정은 뭔... 같은 학교 기숙사면 적어도 같은 학교라는 공통점이나 있으니 어떻게 쓰기는 하죠. 그러면서도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고요.
그런데 생판 모르는 남을 갖다가 같은 방에 모아놓으면... 그게 될 리가 없는데...
SiteOwner
2021-05-19 13:52:08
이런 것을 "국민 눈높이를 모른다" 라고 표현가능하지요.
그렇습니다. 최소한 학교기숙사는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에서 입주자를 선발하고, 기숙사 전체에 통용되는 규칙이 있으며 그 규칙을 집행하는 인적 및 물적장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의 용산 청년주택의 경우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생면부지의 타인과 살면서, 있는지도 불분명한 타인의 선의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그런데도 방침을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을 보니, 그래도 정책입안자들은 자기들이 옳다고 하고 싶나 봅니다. 그러면 뭐 계속 외면당하고 더 큰 실패를 마주해야지요. 그것밖에 답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