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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산 새 바이닐의 소개입니다.
1975년 11월 21일 발매된 록밴드 퀸 Queen을 대표하는 명반, 4집 "A Night At The Opera" 입니다. 입수한 것은 2025년 10월 17일(영국만 하루 늦은 18일)에 앨범 발매 50주년을 기념하여 복각된 "A Night At The Opera 50th Anniversary Edition"이 되네요. 프레디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커버 일러스트는 각 멤버들의 별자리(프레디 머큐리-처녀자리, 브라이언 메이-게자리, 로저 테일러/존 디콘-사자 자리)를 이미지하고 있고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글자들은 금박으로 처리되어 꽤 고급스러운 느낌.
무명 시절 맺은 트라이던트 레코드와의 불평등조약으로 3개의 앨범을 내고 대형 공연에 나서면서도 제대로된 보수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에 결국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 격분한 퀸 멤버들은 법적 분쟁 끝에 트라이던트 레코드와의 계약을 청산하고 엘튼 존 Elton John(1947년생)의 매니징을 맡고있던 존 리드 john reid(1949년생) 와의 계약을 채결해 EMI 레코드 산하에 소속되게 됩니다.
"음악 외의 다른건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최고의 결과물만 만들어오라"는 든든한 매니저의 가호 아래 드디어 걱정거리가 없어진 퀸은 4개월 동안 당시 물가로 무려 4만 파운드 스털링(현재 환율 가치로 한화 약 6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이부어 이 앨범을 만들게 되죠. 훗날의 회상으로는 이 앨범이 망하면 길거리에 나앉을 각오로 퀸의 모든 것을 걸고 만든 필사의 앨범이었다는 모양.
그렇게 만들어진 4집 A Night At The Opera는 처음에는 멤버들조차 이게 과연 팔릴지 반심반의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세계적인 대히트를 치면서 퀸을 세계적인 수퍼스타로 만들어 주었고, 이 앨범의 히트로 수입도 괜찮아지면서 재정적인 문제에서도 해방되었죠. 이 앨범을 제작할 때까지만 해도 값싼 스튜디오를 전전하던 처지었지만 이후로는 좀 더 개선된 환경에서 제대로된 녹음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이닐은 180g 크리스탈 클리어 재질의 골드 라벨 사양.
커버에는 가사가 없는 12번 트랙인 영국의 국가이자 공연의 마무리 곡인 "God Save the Queen"을 제외한 11개 수록곡의 가사가 양면으로 빼곡히 적혀있고 바이닐은 따로 멤버들의 공연 사진과 단독사진이 실린 중이 봉투에 들어있네요.
이 앨범은 11번 트랙으로 수록된 프레디 머큐리의 걸작 보헤미안 랩소디가 가장 유명한 편이긴 합니다만, 이를 제외하고 봐도 트랙의 구성이 굉장히 재미있는 앨범입니다. 누군가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여과없이 토해내는 1번 트랙 "Death on Two Legs (Dedicated to...)"은 제목부터 "선채로 죽어라" 라는 굉장히 직설적인 제목에 가사 또한 제목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살벌한 디스곡. 누가봐도 전매니저를 대놓고 저격하는 내용이지만 이를 빌미로 고소가 들어오자 멤버들은 "자기가 찔리는게 있으니까 고소나 넣지..." 하고 모르는 척 했다고....
그런 살벌한 1번 트랙과는 정 반대로 "주일엔 열심히 일하고 살았으니 주말에는 한껏 게으름 부릴거야~" 라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2번 트랙 "Lazing On A Sunday Afternoon"은 프레디의 유쾌한 보컬이 인상적인 노래 였네요. 어찌보면 이 앨범에서 가장 따로 노는(?), 로저 테일러가 자동차 덕후 성향을 락스피릿으로 한껏 발산하는 3번 트랙 "I'm in Love with My Car"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글 B면에 넣어달라고 했다가 멤버들이 비웃자 "차를 모르는 녀석들과 음악하기 싫다"고 파업(...)을 선언. 결국 멤버들이 항복해 싱글에 넣는데 성공했다는 유쾌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죠.
아내 베로니카에 대한 존 디콘의 헌사곡인 4번 트랙 "You're My Best Friend"는 프레디에게 일렉트릭 피아노를 연주해달라고 부탁해봤다가 "그런걸 왜 쓰냐"고 구박받고 결국 본인이 직접 일렉트릭 피아노를 연주해 녹음한 노래. 프레디 또한 자신의 연인이었던 메리 오스틴에게 헌사하는 노래로 9번 트랙 "Love of My Life"를 남겼고 이 노래는 부드러운 분위기와 부르기 쉬운 가사로 무척 인기있는 발라드 곡이 되었죠.
브라이언 메이가 직접 작사,작곡 하고 부른 5번 트랙 "'39"는 경쾌한 멜로디와 다르게 가사는 "XX39년, 지구의 환경 변화로 인해 인류의 존속이 위험해지자 우주선을 타고 인류가 살 환경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입니다. 1년간의 여정에서 겨우 지구와 같은 행성을 찾아 돌아왔더니 상대성 이론에 의해 우주에서는 1년 남짓 지났지만 그 사이 지구에서는 100년이 흘러 알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거나 늙었고, 아내와의 딸, 혹은 손녀의 늙어버린 얼굴에서 아내의 얼굴을 겹쳐본다"는 꽤 쓸쓸한 내용.
8번 트랙 "The Prophet's Song"은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노래네요. 재생시간만 8분이 넘는 대곡으로 제목을 직역하면 "예언자의 노래". 마치 성경 이야기처럼 선지자의 이야기를 들으라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노래는 기묘한 가사와 배경음조차 없는 아카펠라 등으로 매우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네요.
11번 트랙은 대망의 "Bohemian Rhapsody". 평론가들로부터 '정신병원 같은 노래', '레드 제플린의 조잡한 짝퉁' 같은 식으로 온갖 모욕과 혹평을 받았지만 반대로 대중적으로는 퀸을 대표하는 최고의 노래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는 명곡. 이는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2018)"에서도 오페라 파트의 쏟아지는 평론가들의 혹평과 하드록 파트의 라이브 공연에서 열광하는 팬들을 비추는 연출로 평론과 대중의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연출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일하게 아는 노래인 보헤미안 랩소디가 듣고싶어서 샀지만 수록곡 어느 하나 거를 노래가 없는 명곡들 뿐이라 굉장히 재밌게 음미했던 앨범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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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드리갈
2026-01-12 22:44:23
굉장한 것을 구매하셨네요.
투명한 소재의 LP 레코드라니, 저런 건 처음 보네요. 정말 문화충격이 아닐 수 없어요. 항상 검은색에 가운데의 레이블 부분만 다른 것이라고 알아왔던 저에게는 문화충격 그 자체...이 분야를 잘 모르는 저조차도 놀랍게 보이네요.
퀸의 노래는 정말 버릴 것 하나 없어요. 천재적으로 훌륭해요. 평론가들의 견해가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감정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야말로 예술이고, 좋아하는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Nikolaus Harnoncourt, 1929-2018)가 말한 것처럼 "음악은 기분좋은 자극" 이니까요.
멋진 것을 소개해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그리고 행복하시리라 믿어요.
SiteOwner
2026-01-12 23:51:42
역시 놀랍습니다. 그리고 정말 사고 싶은 멋진 예술품입니다.
투명한 180g 바이닐이라니, 굉장합니다. 사실 180g 바이닐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레코드판은 120-140g인데 그 정도의 중량이면 프리미엄 클래스로서 작심하고 만든 것이지요. 역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예전에 오디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때가 생각납니다. 유명한 턴테이블 제작사로서 스위스의 토렌스(Thorens), 영국의 록산(Roksan) 및 린(Linn), 일본의 에소테릭(Esoteric) 등의 것들이 바로 기억났다 보니 그때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퀸의 음악은 정말 훌륭하지요.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입니다.
저 앨범도 필사의 각오로 만들어져서 시대를 열었군요. 퍼퓸(Perfume)의 그 전설이 된 영상이 같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정보를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