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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120화 - 뜻밖의 제안

시어하트어택, 2025-08-22 06:50:20

조회 수
3

지하철 좌석 아래에 숨은 남자가 날린 그 구체는, 한눈에 봐도 아까 상대했던 구체들과는 내뿜는 분위기가 다르다. 딱 봐도, ‘끝내 버릴’ 목적으로 만들어 낸 게 분명하다. 그는 그걸 만들어 날리고는, 자신에게 매우 뿌듯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입은 미소를 짓고, 거기에다가 ‘잘 가라’는 듯한 눈짓은 덤이다.
하지만, 그 남자의 미소는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상대를 알아보고 덤볐어야지.”
곧장 타토가 그 남자에게 달려든다. 원반형의 구체가 타토에게 직격하지만, 그것뿐, 다시 튕겨 나가, 그 남자를 향해 날아온다. 다급히 그 남자가 자기 능력을 해제하지만,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타토는 막을 수 없었고, 곧 전속력으로 날아온 몸통 박치기에 맞아 버린다.
“으, 으윽! 살려 주세요!”
그 남자는 두 손을 모으더니 지하철 좌석 아래에서 나온다. 가만 보니, 다음 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탈 것 같다. 여기서 더 소란을 일으키게 놔뒀다가는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 같다. 그 남자 역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망신당하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다. 마침 2정거장 뒤가 미린역이다.

그 시간, 레이시역 출구 앞.
“또 보자.”
“그래요. 다음에 봐요.”
예담은 먼저 지하철역으로 들어가고, 리암은 볼트의 흔적을 좀 더 찾아보려고 한다. 바로 한 군데 장소를 생각해 내고는, 그리로 향한다. 그곳은 다름 아닌 볼트가 레이시에 오면 아토모의 식당과 함께 자주 들렀던, 생활용품 전문점이다. 리암의 동네에 있는 매장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신기한 물건들이 좀 많이 보인다.
“안녕하세요-”
리암은 일부러 큰 소리로 인사하며 그 가게에 들어선다. 그런데 가게의 분위기가 평소와는 좀 다르게 싸하다. 리암도 바보는 아니라, 가게 종업원들을 한번 주시하고는, 천천히 가게를 둘러보는 척한다. 그런데, 가게 종업원이 곧바로 리암을 알아보는 듯, 리암이 있는 쪽으로 바로 다가오더니 말한다.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는데-”
리암은 그 여종업원을 돌아본다. 리암은 얼굴에 묘한 표정을 짓고는, 종업원에게 말한다.
“당신, 혹시 나를 도둑으로 착각하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요?”
“에이, 무슨 소리세요-”
하지만, 리암은 바로 낌새를 눈치챈다. 그 여종업원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곧바로 그 여종업원의 뒤쪽으로 돌아가, 여종업원의 팔을 꺾으려 한다.
“무슨 짓입니까, 이게!”
“뭐기는. 당신 나한테 일부러 접근한 거잖아.”
“신고할 겁니다!”
그 여종업원이 강경하게 나오자, 리암 역시 그걸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홀로그램으로 된 영상을 하나 보여준다.
“이 사람이 여기에 종종 들렀지. 그리고 당신은 그 사람에게 눈길을 떼지 못했고, 어딘가에 보고하는 모습이 항상 보였고. 지금도 그럴 셈이었잖아.”
“이건 제가 아닙니다. 저는 이런 명찰을 달지 않아요.”
“아닌데? 그러면 이 영상에 관해서 좀 설명해 보시지 그래.”
리암이 준비해 온 다른 영상을 내민다. 바로 그 여종업원이, 근무복을 입은 그대로 누군가와 접촉하는 모습이다. 그 여종업원은 더는 반박하지 못하고서 말한다.
“아, 오해는 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진리성회가 아니에요!”
“그러면 뭔데?”
“그저... 저는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받아서 그걸 했을 뿐이라고요!”
리암은 그 여종업원의 말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들어나 보기로 한다.
“한번 말해 볼까. 그리고 좋은 아르바이트면 나도 좀 소개해 주면 어떨까?”
“아, 아니에요, 절대, 그런 게 아니라고요! 절대, 절대... 그냥 고액 아르바이트를 제안받았기에 그걸 했을 뿐이라고요!”
“좋아, 그러면 어떤 고액 아르바이트인지 들어봐도 될까?”
리암의 그 말에, 여종업원은 대답하는 대신, 쪽지를 하나 내민다. 그걸 본 리암은 뭔가 알겠다는 듯 웃고는, 그 가게를 나선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RZ타워 5층에 있는 ‘시그니처 라운지’.
이곳은 보통 시간이라면 말 그대로 VIP 위주의 고객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거나 하는 공간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심문하는 곳으로 바뀌어 있다. 민과 친구들이 그 수상한 남자를 이곳으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물론 미리 연락을 취해 놔서, 거기에 키릴로가 오기로 했다. 그런데 오는 데는 시간이 있다고 해서, 그전까지는 민과 친구들, 그리고 하야토가 그 남자에게 이것저것 묻고 있다.
“아저씨- 돈은 왜 필요해요?”
“주식을 얼마 전에 알게 되어서 거기에 전부 썼는데, 돈을 몽땅 날려 버렸어요! 그래서 급전이 필요했는데, ESP 클랜 배틀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거기에 참가하려고 ‘초능력 주입’ 시술까지 받았는데, 그게 또 쓸모없다고 내쳐진 거 있죠!”
“그런데 왜 우리는 또 공격했어?”
민이 그의 앞으로 와서 말한다. 그의 키는 155cm 정도밖에 되지 않아, 민보다도 작다. 그는 곧 온몸을 떨더니, 곧 털어놓는다.
“어떤 사람이 저분에게 손을 봐주면 돈을 주겠다고 했어요!”
“누가 그러던데?”
그 남자가 타토를 지목하며 말하자, 민과 하야토는 일제히 되묻는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그는 불안하기라도 한 건지, 아니면 틈을 보아 여기서 빠져나갈 생각을 하는 건지 다리를 떨고 있다.
“허튼 생각은 하지 마. 그럴수록 더 고달파질 거야.”
민이 막 그렇게 말한 바로 그때, 키릴로가 딱 시간이라도 맞춘 것처럼 거기에 도착한다.
“얘들아, 그 사람은 도대체 뭐니?”
민이 그 남자를 만나고 나서 그 남자에게 들은 이야기까지 다 설명하자, 키릴로는 그 남자와 마주앉더니, 이윽고 입을 연다.
“‘최수호’ 선생님 되시죠? 잠시 기다리시죠. 상부에 보고를 좀 해야겠습니다. 저희도 이런 데 다 대응을 해야 되거든요. 조금만 기다리겠어요?”
키릴로가 그렇게 말하자, 수호는 불안함을 숨기지 못하고는 여기저기 두리번거린다든가, 손톱을 뜯으며 안절부절못한다. 잠시 뒤, 키릴로가 마치 바람잡이처럼 말한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선생님! 혹시, 취직 계획 있으신지요?”
키릴로가 그렇게 말하자, 수호는 잠시 망설인다. 아무래도 갑자기 취직 제의가 들어오니, 그로서도 당황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 빚을 해결하고 싶은 의지가 강했던 그에게 그런 의심을 할 여지는 없다. 마침내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네, 그렇게 할게요! 제가 뭘 해야 하죠?”
“우선은 말이죠...”

키릴로가 수호를 거기서 데리고 나가자, 민과 친구들은 이제 원래 가기로 했던 RZ타워 3층의 RZ게임센터로 향한다. 민이 안 간 며칠 사이에, 게임센터 입구에는 뽑기 기계들이 많이 놓였다.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게 분명하다.
“이거 없었던 것 같은데...”
민이 그렇게 말하자 하야토가 그 기계들 중 하나를 보여주며 말한다.
“이런 게 얼마나 요즘 인기인지 알아? 하나만 잘 놔두면 고정 손님 끌어오기는 어렵지 않다고. 저기를 봐.”
하야토가 가리킨 곳을 보니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뽑기에 열중하는 게 보인다. 연령대도 비교적 다양하고, 뽑기 상품도 다양하다. 확실한 건 다양한 사람들을 휘어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게임센터 안으로 들어가 본다. 평소와 다를 바가 없이, 오락실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평일에 가 봐도 이 정도로 많았는데, 오락실이 한산하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그중 한 군데에 가 본다.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마침 맞은편에는 2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한 남자가 앉아서 열심히 게임을 공략하고 있다. 호기심과 승부욕이 들었는지, 민은 곧장 그 남자와 1대1 게임을 시작한다. 시간은 3분 정도로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고, 민의 승리로 간단히 끝난다. 게임 시간은 원래는 한 판 하는 데 6분 남짓 걸리지만, 이번에는 상대방이 잘 못 해서 그런지 그 절반 되는 시간에 게임이 끝났다.
다 마치고 나서, 민이 자신의 상대방이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민은 뜬금없이 킥킥대기 시작한다. 20대 정도의 그냥 반반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이긴 하지만, 이 얼굴은 매주 보기 때문에 모를 리가 없다. 거기에 검은색의 칼라가 있는 상의라면 알 사람들은 알 만하다.
“야, 왜 갑자기 웃는데.”
“그러게. 뜬금없이 웃으니까 이상한데.”
옆에서 구경하던 유와 케이의 그 말에, 민은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더니, 그 남자의 앞으로 와서 소곤거린다. 
“아니, 신부님, 왜 여기 계세요.”
“조용히 해! 내일 볼 거면서 왜 그래! 그리고 나도 머리를 좀 식혀야 할 거 아니니!”
그는 다름 아닌, 타마라가 아는 오빠였던 안리 신부다. 이 오락실에는 머리를 식힐 겸 해서 간 건데, 하필이면 거기서 아는 얼굴을 보게 된 것이다.
“어떡할까요, 내일 주임신부님한테 이를까요?”
“무슨 그런 말을 다 하니! 그것보다도, 신부님하고 이렇게 하는 거, 흔한 경험은 아닐 거야! 자랑해도 된다고!”
안리 신부가 그렇게 말하자, 민은 킥킥대더니 뒤이어 말한다.
“좋아요, 그러면 한 판 더 할까요? 만약 제가 지면 신부님이 하라는 거 할게요.”
안리 신부는 ‘그러마’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윽고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민과 안리 신부는 2차전을 시작한다.

약 3분이 지난 뒤, 승부는 났다. 이번에는 안리 신부의 승리로 끝났다. 민은 고개를 저으며 ‘이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숨을 내쉰다. 안리 신부는 ‘그것 보라’고 말하는 것처럼 웃으며 말한다.
“그래, 이제 신부님의 부탁을 좀 들어 줘야겠지?”
“네...”
민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시원찮다. 물론 신부가 하는 말이니 그 벌칙의 범위는 정해져 있지만, 그래도 벌칙이란 건 귀찮기 마련이다.
“아, 지금 바로 해야 하는 건 아니야! 그건 내일 교회에 와 보면 알게 될 거고!”
안리 신부의 그 말에 민은 더욱 한숨을 내쉰다. 신부가 뭘 시킬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걸 지켜보던 유가 키득거린다. 민은 볼멘소리로 말한다.
“내가 지고 싶어서 진 줄 알아!”

언주는 이제 집에 돌아가려는 길이다. 하이디는 다행히도 아까의 세뇌가 풀리고 나서도 또다시 후유증을 겪는다든가 하지는 않지만, 경계하는 눈빛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지금 거리를 걷다가도 한번 본, 4인조로 돌아다니는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세뇌된 아이들을 보니, 그런 표정을 짓는 게 당연하기도 하다.
그러다가 문득 보니, 광장 한복판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나 하냐고 묻는 듯, 스트리머들이 활발하게 자기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다른 세상인 줄 알 것이다. 그러던 중, 언주에게 스트리머 한 명이 다가온다. 언주는 발을 돌려 피하려 하지만, 이미 그 스트리머가 가까이 왔다.
‘에이, 꼭 이럴 때...’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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