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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는 여러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 화제에는, 유래를 혼동하기 쉬운 식재료 및 요리 관련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프랑스에서 개발되었지만 정작 이름은 스페인을 뜻하는 에스파뇰 소스라든지, 캐나다인이 고안한 하와이안 피자라든지, 이름을 들으면 이탈리아 밀라노 발상의 요리같지만 실제로는 남미에서 창안된 고기튀김요리인 밀라네자같은 것들. 물론 제목에서 언급한 시저샐러드 또한 이것과 마찬가지로, 모 식품회사의 샐러드 드레싱의 광고의 내용을 보면 웃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문제의 시저샐러드는 발명자가 이탈리아 출신의 요리사 체사레 카르디니(Cesare Cardini, 1896-1956)가 인접한 국경도시인 미국의 샌디에고 및 멕시코의 티후아나를 오가면서 활동하던 1924년에 발명한 것이고, 체사레의 영어식 표현이 시저일 따름.

그래서, 로마황제 어쩌고 하는 시저드레싱 광고를 접하면 동생과 한 목소리로 이렇게 반응합니다.
"이것들이 어디서 약을 팔어!!"

광고는 영리활동의 하나로, 그것이 사전이나 학술논문만큼의 정확성이나 논리적 정합성을 갖추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광고의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는 것은 곤란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허위날조를 해도 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그렇지만 문제의 샐러드 드레싱의 광고는 대놓고 헛소리를 한 것이기에 문제가 될 수밖에 없고, 요리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영원히 잘못된 지식으로 남아 기억될 것입니다.

광고 하나갖고 뭐 그렇게 난리를 치느냐 할 수 있겠습니다만 잘못된 지식이 주입되면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심지어는 많은 사람들을 도탄에 빠지게 하거나 몰살시킬 수도 있으니 이 문제는 결코 묵과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것들의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이 언론학자 및 저널리스트 리영희(李泳禧, 1929-2010)의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 및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조직적인 홀로코스트를 상징하는 시설인 아우슈비츠의 2가지.
무슨 비약인가 싶겠습니다만, 이 두 사안 모두 교묘한 거짓말에 기반하고 있기에 비약은 아닙니다.
전환시대의 논리는 한국내의 자칭 진보세력의 북한 정당화 논리를 제공하여 각 분야에서 폐해를 표출하는 한편, 홀로코스트는 20세기 전반 독일 사회를 지배하던 논리였던 내부로부터의 중상이라는 허구의 가설, 유럽에 장기간 만연하였던 반유태주의 및 온갖 거짓이 난무했던 선동의 결과물이 얼마나 끔찍했는지를 보여주었고, 그것이 바로 아우슈비츠라는 유태인 학살시설로 남아 있습니다.

우선, 전환시대의 논리에 등장하는 북한 정당화 논리.
그 책에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남한 내에서만 합법적인 정부" 가 맞고, 따라서 북한이 합법적인 정부가 아니니 반국가단체로 인정해서도 안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는데, 이것은 국제연합 총회 결의 293(VI)를 오역한 것에 기인한 거짓 논리입니다.

영어 원문을 보겠습니다. 볼드체, 이탤릭체를 추가한 이외에는 원문과 동일합니다.
Recalling its declaration of 12 December 1948 that there has been established a lawful government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having effective control and jurisdiction over that part of Korea where the United Nations Temporary Commission on Korea was able to observe and consult and in which the great majority of the people of Korea reside; that this Government is based on elections which were a valid expression of the free will of the electorate of that part of Korea and which were observed by the Temporary Commission; and that this is the only such Government in Korea,

위의 영어 원문의 골자는,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활동가능했던 영역 안에서는 합법적인 정부인 대한민국 정부가 설립되어 실효지배중이고 관할권을 행사중이었으며 또한 선거인의 자유로운 의사가 유효하게 표현되고 위원단이 감시한 선거를 통해서 설립되었기에 바로 이 대한민국 정부만이 합법적인 유일한 정부라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북한 정권은 이 위원단의 입국 자체를 방해해서 북한지역에서는 선거조차 집행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위원단이 활동가능했던 영역 안에서만 대한민국 정부가 합법이다" 라고 왜곡해 놓은 것이지요. 사실에도 진실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비록 그 왜곡된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도 여기에서 북한이 합법적인 정부로 간주되어도 좋다는 근거는 없어서 어떠한 경우에도 예의 북한 정당화 논리는 성립되지 못합니다. 문제는 이런 논리가 수정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조가 존재하고 저자가 타계하는 날까지 전혀 바로잡히지 않았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는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을 초래한 거짓.
범게르만주의와 범슬라브주의의 대립상황에서 사라예보의 총성으로 촉발된 제1차 세계대전은, 결국 독일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및 오토만 제국을 중심으로 결성된 동맹국(Central Powers) 진영의 패전으로 끝났지만 동맹국은 물론이고 연합국 진영도 전쟁이 끝나고 "대체 무엇을 위해 왜 싸웠고 그래서 얻은 게 무엇인가?" 라는 허무한 질문에 가득찬 채 문명의 자해를 경험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킬(Kiel) 군항의 반란으로 무너지고 패전국이 된 독일에서는 내부중상론(Dolchstoßlegende), 직역하면 "등 뒤에서 칼로 찌르기 신화"이라는 담론이 유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독일국가사회주의노동당(Nationalsozialistische Deutsche Arbeiterpartei, NSDAP), 통칭 나치당이 독일 정계에 합법적으로 진입하면서 이 담론은 그냥 세간에 떠도는 풍문이 아닌, 공식적인 담론으로 정착했습니다. 어디에도 그 담론이 증명될 여지는 없었고, 게다가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의 저서 나의 투쟁(Mein Kampf)에서는 아예 유태인에 대한 증오를 공식화하면서 그 담론을 진실성의 확보도 부정도 불가능한 폭력의 근거로 만들었습니다.
이 시기의 독일의 인종주의는 그야말로 미친짓 그 자체였습니다. 우생학적 개념에 입각하여 표준적인 독일인의 신체적 특징을 정립했다든지 자국민인 유태인 색출작업에 혈안이 되었다든지 하는 이해못할 작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그러면서도 인종적으로 다른 추축국 결성국인 유럽의 이탈리아 및 아시아의 일본에 대해서는 그 기준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이렇게 거짓이 바로잡히지 않고 아예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발달된 문명이 학살의 도구로 기능했습니다. 공중질소 고정 기술은 독가스의 제조기술로, 전유럽의 철도를 정밀하게 운용하는 노우하우는 유태인들을 학살공장으로 신속히 수송하는 방법으로, 고도로 발달한 행정학과 성실한 근무인력은 유태인들을 효율적으로 죽일 수 있도록 관리하는 힘으로, 전세계를 감동시키던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던 음악가들은 인종주의를 정당화하는 선전활동의 선봉으로 동원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홀로코스트입니다.

잘못 자리잡힌 지식과, 그것에 대한 의문조차 가지지 않는 풍조의 문제는 바로 이렇게 역사에 큰 상처를 남겼거나,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고, 그에 기반한 온갖 담론은 정의를 내세우지만 불의를 정당화하고, 만병통치약을 파는 듯하지만 결국 독약을 파는 것에 불과합니다. 무엇이 맞고 틀렸는지보다 오로지 진영논리가 중요한 작금의 세태가 무슨 끔찍한 사태로 이어질지는 지금으로는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만, 좋은 결과는 아닐 것 같고, 그 발단이 된 인물은 책임지지 않은 채 이미 역사에서 퇴장한 다음인데다 그 대가는 지금 또는 미래세대가 져야 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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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9-11-16 23:33:10

거짓말은 커다란 사건을 일으키죠. 독일의 통일도 하나의 거짓말로 시작되었고, 일부러 정보를 누락하여 (예를 들어 자신들의 제품이 주는 피해를 해결하지도 않고 일부러 숨긴다거나) 온갖 피해를 주는 사례도 많고요.

가능하면 정직하게 살아야겠습니다. 그래야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 되는 거겠죠.

SiteOwner

2019-11-17 18:21:16

그렇습니다. 모든 사안에 광섬유 수준의 투명도를 확보할 수는 없더라도, 궤계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것은 지양해야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남발된 속임수는 자신을 겨냥하게 되고 큰 피해를 입힙니다.


독일의 사례 중 또 씁쓸한 것이 디젤게이트(Dieselgate)라고 불리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디젤엔진 배기가스 조작. 이것으로 클린 디젤의 신화란 무의미한 거짓에 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높은 기술력과 신뢰의 상징인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의 명성도 크게 손상되었습니다. 쌓아올리기는 어렵고 무너지기는 쉬운 것이 바로 신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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