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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글로벌 대기업이 없다니?!

마드리갈, 2026-03-09 20:47:44

조회 수
10

2018년에 쓴 글인 오스트리아에 세계적 브랜드가 별로 없다니?! 의 속편이 오늘 읽은 언론보도를 계기로 이렇게 태어나네요. 그리고 국내 특정기업 신격화까지 더해지는. 과연 이러한 주장이 정당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께요.

문제의 기사를 소개할께요.

이탈리아가 여러모로 고난을 겪고 있는 것은 맞아요. 그래도 강대국의 최소라는 수식어답게 글로벌 대기업은 있는 편이예요. 피아트, 레오나르도, 핀칸티에리, 올리베티, 에니, 이베코, 피렐리, 브렘보 등.
우선, 피아트가 해외로 매각되었다는 말부터 검증해 볼께요.
피아트(Fiat Automobiles S.p.A.)는 2021년에 스텔란티스(Stellantis)라는 유럽 및 북미 자동차브랜드들을 통괄하는 글로벌 그룹의 산하에 있지만 여전히 이탈리아에 본거지를 둔 이탈리아의 대기업. 마치 이탈리아의 기업이 아닌 듯 말해봤자 사실에 맞지도 않아요.

그리고 이제 레오나르도.
이탈리아의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의 대표적인 기업인 레오나르도(Leonardo S.p.A.)는 세계 방산기업 중 매출액 12위를 기록하는 기업으로 유럽에서는 영국의 BAE 시스템즈에 이어 2번째. 특히 헬리콥터의 명문으로, 그 역사는 이탈리아의 아구스타(Agusta) 및 영국의 웨스트랜드(Westland)에서 이어져 오고 있어요. 헬리콥터의 이름에 AW가 붙은 것이 바로 그 시대의 유산으로, 중형 헬리콥터의 표준인 AW139는 1,200대 이상 생산되어 세계각국에서 운용중인데다 미 공군도 MH-139 그레이울프(Grey Wolf)라는 제식명을 부여하여 특수작전용으로 운용하고 있어요.

핀칸티에리는 어떨까요?
유럽 최대의 그리고 세계 4위의 조선회사는 핀칸티에리(Fincantieri S.p.A.)는 조선업의 명문이고, 특히 전세계를 누비는 대형 크루즈여객선에서는 독보적인 기업이죠. 경쟁자인 일본의 미츠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이나 독일의 마이어베르프트(Meyer Werft)도 핀칸티에리의 아성을 넘지는 못하고 있어요.

올리베티는 과거보다는 위상이 낮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어요.
올리베티(Olivetti S.p.A.)는 타자기 제조사로 시작하여 세계최초의 퍼스널컴퓨터 제조사이기도 해요. 한때는 컴퓨터 제조사로서 세계 3위 및 유럽 1위를 기록했고, 오늘날은 예전만큼의 위상은 지니지는 못하지만 사물인터넷 및 빅데이터 사업과 각종 사무기기 제조사로서 유럽의 정보기술 산업의 중핵으로 활약하고 있어요. 또한 올리베티는 유럽 최대의 반도체제조사이자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세계 5대 메이저이기도 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NV)의 원류이기도 해요. 이 회사는 스위스에 본부가 있긴 하지만 그 근본은 프랑스 및 이탈리아에 있어요. 프랑스의 톰슨반도체(Thomson Semiconducteurs) 및 올리베티가 설립한 이탈리아의 반도체회사 SGS(Società Generale Semiconduttori)가 합병된 회사니까요. 거점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물론 네덜란드, 몰타, 스웨덴, 모로코, 튀니지,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지에 있어요.

에니는 보통 모를 거예요. 일반소비자용 제품은 없으니까요.
에니(Eni S.p.A.)라는 회사명은 국영 탄회수소위원회(Ente nazionale idrocarburi)의 이탈리아어 약자로 세계 6대 석유 수퍼메이저(Supermajor)로 불리는 민간기업 중의 하나예요. 2024년 실적은 매출액 순으로는 미국의 엑손모빌(Exxon Mobil), 영국-네덜란드의 쉘(Shell),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미국의 쉐브론(Chevron), 영국의 BP에 다음가는 6위이지만, 이익에서는 4위. 

이베코는 그나마 인지도가 있어요. 트럭 및 버스의 명문이니까요.
이베코(Iveco S.p.A.)는 태생 자체가 국제적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및 독일의 기업이 하나로 결합된 1975년붘터 현재의 이름으로 통하고 있는데, 방산부문은 전술한 레오나르도에 매각하고 회사 자체는 인도의 타타모터스(Tata Motors)의 산하에 놓였지만 물론 이탈리아의 기업. 우리나라에서도 이베코 스트랄리스(STRALIS) 대형트럭이 꽤 있기도 해요.

피렐리는 자동차를 좋아하면 모를 수 없는 타이어 제조사.
고성능 타이어로 유명한 피렐리(Pirelli & C. S.p.A.)는 유럽의 제조업에 문제가 있긴 하더라도 완전히 몰락한 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해요. 보통 유럽제 타이어 하면 유명한 것이 프랑스의 미쉐린(Michelin), 독일의 콘티넨탈(Continental), 그리고 이탈리아의 피렐리. 타이어사업 이외에도 더 캘(THE CAL)이라는 약칭으로 유명한 피렐리 캘린더(Pirelli Calendar)는 상품은 아니지만 높은 예술성으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어요.

끝으로 브렘보.
자동차의 브레이크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닌데다 장착하는 것만으로 고성능차임을 보여주는 이 브렘보(Brembo N.V.)는 세계의 유명 자동차브랜드들이 채용할 때 이 회사의 제품임을 언급할 정도로 높은 브랜드파워를 지니고 있어요.

이런데도 이탈리아에서 세계 무대에 내놓을만큼 거대한 수출형 제조업체나 ICT 기업이 없다면 결과적으로 거짓말이네요. 모르면 그만큼 이탈리아에 대해 모르니까, 알면 사실을 왜곡했으니까.


삼성전자를 좋아하든 말든 그건 기사 작성자 마음이니 관여할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최대기업이 반드시 삼성전자여야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서 이미 더 논할 것도 없어요. 현대자동차나 포스코나 한화오션 등은 1위가 되면 안될까요? 그리고, 시가총액은 자본시장의 규모를 보는 데에는 적합하지만 정말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도 같이 지적해 둘께요. 게다가, 삼성전자가 생기기 전의 한국사는 그냥 버려도 된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하는 의문도 같이 떠올라요.
마드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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