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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시간, 틱택 센터.
“아니, 이건 사기에 가깝다고. 내가 지금까지 이건 져 본 적이 없는데, 왜 저 애하고만 하면 4번 내리 지냐고.”
“진정해, 진정해, 마이. 애한테 진 걸 가지고 뭘 다 그래?”
마이라고 불린 아미나의 패거리 중 한 명은 케이에게 4번씩이나 진 게 서러웠던 모양이다. 하지만 아미나는 그렇게 서럽게 말하는 마이를 보고서도,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것처럼, 말리려고도 하지 않는다.
“저 친구, 내가 코를 좀 납작하게 해 주고 싶었거든. 그러니까 좀 이해해 줘.”
민은 그러려니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는 하지만, 역시 이해하기는 힘들었던 건지, 아미나와 마이를 몇 번이고 번갈아 본다. 마이는 눈물이 눈에 고이다 못해 스모키한 화장이 흘러내리려고 하고 있다.
“시간이... 보자. 11시 40분....”
크리스탈 파이터즈 클래식, 즉 CFC 대회는 오후 2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그 전에는 식사를 다 하고 마리나 센터로 가야 한다.
“우리 이제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아미나 패거리 역시 민과 친구들을 따라온다. 곧바로 밥을 먹을 만한 곳부터 찾는다. 마침 시간은 12시가 다 되었고, 다들 배가 고픈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곧, 아미나가 상가에 있는 한 덮밥 전문 식당을 가리킨다.
“어, 저기 덮밥집 있다...”
그렇게 식당에 다다랐는데, 문제는 식당 안이 꽉 차 있다. 민과 친구들, 4학년 동생들 말고도, 아미나의 패거리까지 같이 먹으려면 테이블이 몇 개는 필요할 텐데, 그게 지금 다 차 있다.
“응? 그런데 사람들이 많잖아.”
리카의 그 말에 민이 말한다.
“상관없어, 들어가자. 어차피 맛있으니까 사람들이 저렇게 모였을 거 아니야.”
“그런가...”
마침 몇 개 팀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르르 나가는 게 보인다. 그렇게 가게 안에 들어선 민과 친구들은 자리를 하나 잡고 앉는다. 메뉴를 하나씩 시키고 자리에 앉아 있고 10분 정도 지나자, 각자 주문한 돼지고기덮밥, 소고기덮밥이 나온다.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고 먹기에도 좋아 보인다.
“여기 오기를 잘 한 것 같은데.”
“배고프니까 그런 거겠지. 배가 고프면 뭐든 못 먹겠냐.”
타냐가 그렇게 말하자 토마가 말한다.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는 다 썩어가는 게 있으면 먹겠냐?”
“맞지. 그런데 저기 전쟁 일어나고 가난한 동네는 그러기도 한다더라.”
“한다더라가 뭐냐!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 건 무책임한 것 같은데...”
그런데, 토마가 그렇게 말하다가, 앞에 있는 자기 밥에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다.
“야, 이거 상한 것 같은데?”
“응? 뭐가 상해...”
과연, 옆에 앉은 민과 타냐가 냄새를 맡아보니 음식에서는 상한 냄새가 나고 있다. 그런데 음식이 상한 건 민이 앉은 테이블에서만이 아닌 것 같다.
“여기요, 음식이 왜 다 상했나요?”
“사장 나오라고 해!”
손님들의 항의에 나와 본 주방장 역시 지금 벌어진 상황을 예상을 전혀 못 했던 모양인지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이 얼굴에 보인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던 마이와 아미나가 이상한 걸 눈치챈다.
“야, 저기 누가 서 있는 것 같은데. 식당 앞에서 왜 서성이고 있냐?”
“응? 누구?”
민이 보니, 마이의 말대로 수상한 남자가 식당 바로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그 사람은 식당 안을 잠시 휙 돌아보고는,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라도 한 건지, 그 자리를 벗어나 사라진다.
“뭐야, 저 사람 뭐 하는 거지?”
“모르겠네. 무슨 말 못할 일이라도 하는 건가...”
아무튼 그렇게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식당을 나서려는데, 부부로 보이는 한 중년 남녀가 자기 가슴을 쓸어내리는 게 보인다.
“뭐야, 또 공격이었던 건가?”
“그러게요. 혹시 그걸 드셨나요?”
“아니, 안 먹었어... 아니, 왜 이제는 식사도 제대로 못 하게 하는 거야!”
“다행이네요. 차 안에 있는 도시락이나 먹죠.”
그 중년 부부의 대화를 들은 토마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모양이다.
“뭐야, 설마, 이것도 초능력 공격이었던 건가?”
“응? 얘들아, 뭐라고, 초능력 공격?”
아미나가 불안해졌는지, 떨리는 소리로 말한다.
“전에 우리 세뇌된 것 같은 거?”
“아... 그런 거 같네요.”
“이거 꽤 불안한데. 오늘도 무사하려나...”
그 시간, 아토모의 식당.
“아, 그런 건 절대 아니고요! 오늘도 그냥 맛있는 밥을 먹고 싶을 뿐이라서요!”
예담은 얼른 손사레를 친다. 그러자 아토모는 웃더니 또 말한다.
“혹시 모로 녀석 보면 연락해 줘. 내가 그 녀석한테는 할 말이 아주 많은데, 일일이 갈 수는 없으니까! 내 몸이 3개, 4개였다면 좋겠는데!”
“알겠어요.”
어느덧 밥을 다 먹고 식당을 나서자, 예성은 한숨을 쉬더니 말한다.
“너 외계인하고 아는 사이라는 거 왜 말 안 했냐?”
“일부러 안 말한 거 아니야. 형이 그런 건 잘 안 물어 보잖아.”
“잘 안 물어 본다고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무슨 특별한 일이 있거나 하면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그런 거 아니냐?”
“글쎄, 나는 형이 안 궁금해하길래...”
예담이 그렇게 말하자, 예성은 ‘하’ 하고 한숨을 내쉰다.
“나는 안 궁금한 게 아니야. 그리고 나도 초능력 공격을 겪은 적이 있잖아. 그러니까 이야기해 주면 좋지.”
“아, 알겠어. 무슨 뜻인지 알겠다고.”
예성과 예담이 그렇게 말을 주고받는 사이, 어느새 도착한 곳은 디노의 가게. 예성은 가게를 보자마자 허리를 숙여서 들어가야 하나 하고 허리를 한번 굽혀 보지만, 그건 괜한 걱정에 불과하다. 키가 2m가 넘는 사람도 충분히 들어갈 만큼의 높이이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예성이 큰 소리로 말하자, 곧장 디노가 보인다. 예담과 서 있어도 비교가 되는데, 예성까지 오니 더욱더 비교가 된다. 디노는 예담을 보자마자, 금방 표정을 바꾸고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안녕하세요. 요새 자주 보는군요?”
“뭐... 저는 그렇지만요...”
예담은 애써 디노의 시선을 피하려 하지만, 디노는 예담의 ‘희망 섞인’ 예상과는 달리, 예성과 예담을 번갈아 보더니 말한다.
“형제가 어쩌면 이렇게도 닮지 않았을까요.”
디노의 그 말에 예성은 예담을 돌아보며 말한다.
“야, 예담아, 너 솔직히 말해 봐. 내가 모르는 사이에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냐?”
“아, 형, 그건 오해야. 내가 그건 이제 말해 줄 건데...”
예성은 손을 가로젓고는 바로 매대로 가 본다. 곧바로 거기서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찾아낸 모양이다. 잘 포장된 물건 몇 가지를 집어든다. 예담이 가서 보니, 조그맣게 만들어진 커피포트와 고데기다. 티보인들 기준으로는 좀 큰 물건이겠지만, 예담이 본 것들 중에는 굉장히 작은 편에 속한다.
“아니, 잠깐...”
예담은 또 무언가 이상한 걸 목격한 모양이다. 가게 안쪽을 보니, 한 손님이 매대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게 보인다. 물건을 고르지는 않고, 물건 하나하나를 무슨 스캔하는 것처럼 보고 있다. 그러다가 예담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재빨리 가게를 빠져나간다.
“뭐야, 저 사람...”
디노 역시 그 사람을 봤지만, 쫓아가지는 않는다. 계산을 하려고 나오던 예성이 물으려 하자, 디노가 알아서 말한다.
“꼭 저런 이상한 손님이 하나둘씩은 있거든요.”
그러자 예담이 맞장구치며 말한다.
“여기 가게는 오픈한 지 며칠도 안 되었는데 벌써부터 이상한 손님들이 좀 있네요.”
예담의 그 말에 디노는 끄덕거리지만, 물론 퉁명스러운 말도 함께다.
“당신이 그 역사적인 첫 스타트를 끊었잖습니까.”
디노의 그 퉁명스러운 말에 예담은 어색하게 웃을 뿐이다. 그러다가 다시 디노를 보며 말한다.
“아, 디노 씨, 하나만 더요!”
“뭘 또 말입니까?”
디노는 일견 퉁명스러워 보이는 표정이라도, 예담이 무슨 말을 할지는 궁금해진다. 그러자마자 예담이 바로 말을 꺼낸다.
“혹시 이 사람, 여기도 왔나요?”
예담이 보여주는 건 <명인을 찾아서>의 다시보기 영상. 요아킴이 자기 집을 취재진에게 소개하는 장면에서부터 문제의 검은 비늘들이 보이는 장면까지 나와 있다. 그러자마자 디노는 말한다.
“못 봤네요. 제가 기억력이 좋아서 압니다.”
“아... 그래요?”
디노의 말에 예담은 다시 묻는다.
“그러면 혹시, 이런 비늘이 요새 수상하게 많이 보이는 건, 아시나요?”
“왜 모르겠습니까! 출퇴근길에 걷다 보면 종종 강가 같은 데 떨어져 있는데요.”
그러더니 또 한마디를 덧붙인다.
“아시겠죠? 이상한 소리나 하는 사람들하고는 가까이하는 거 아니라고요.”
아무튼, 그렇게 디노의 가게를 나서자, 예성은 곧바로 다시 예담에게 말한다.
“야, 예담아, 너 무슨 레이시에서 모험 활극 같은 거 할 일 있냐? 저 외계인들이 널 왜 이렇게 잘 알아?”
“아니, 형, 정말 형이 아는 그런 거 아니라니까. 잘 들어 봐. 내가 정말 각 잡고 뭘 하려고 했으면 했지...”
그런데 그때, 파란색의 경차 한 대가 디노의 가게 앞에 서더니, 거기서 남자 한 명이 내린다. 예성과 예담 모두 그 얼굴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요아킴이 그들 앞에 바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뭐야, 저 사람, 왜 차를 타고 여기를 왔지...”
“너 같으면 입이 안 근질거리냐! 방송에 나왔으니까 자랑 같은 거 안 하고 싶겠냐고.”
예성의 그 말대로, 요아킴은 예담이 자신을 알아보는 듯한 표정을 보이자, 금세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명인을 찾아서>에 나온 파충류 애호가 요아킴 알브레히트입니다. <명인을 찾아서> 보시는군요!”“아... 하하하! 맞아요! 제가 그걸 항상 챙겨보거든요! 그러니까 요아킴 님 얼굴 보니까 바로 알겠더라고요! 하하하...”
예담의 예상과 달리 요아킴은 의외로 친절하고 인상도 좋아 보인다. 복장이야 회색 상의와 하의가 마치 동네에 흔히 돌아다니는 아저씨들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유명해진 지 이제 며칠 정도밖에 안 되었으니 그러려니 한다.
“파충류 관심 있죠? 저는 그런 분들 잘 알아요, 하하하!”
“네... 제가 좀 동물에는 관심이 있죠...”
예담이 그렇게 얼버무리니, 요아킴은 더 신나서 말한다.
“그러면 여기 제 SNS 있으니까, 가입 한번 해 주시면 제가 경품 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방송도 앞으로 몇 개나 출연이 예약되어 있고요, 이러다가 제가 파충류 애호가들의 우상이 되는 건 아닌가 몰라요! 하하하... 아무튼 부담감 갖지 마시고 편히 연락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조금 자기 말만 하는 것 같지만, 요아킴이 적대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가자.”
예성이 예담을 재촉하자, 예담은 그 자리를 떠난다. 요아킴은 디노의 가게에 들어서려다가, 예성을 돌아보며 중얼거린다.
“잠깐, 저 사람 아까 본 것 같은데... 정장 입고... 내가 잘못 본 건가?”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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