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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식사를 마친 후에 루이보스를 마시다가 나온 이야기를 좀 옮겨 봅니다.
생각해 보면, 세계화는 이미 수백년 전부터 음료를 통해 이루어져 오고 있었습니다.
당장 커피부터가 그렇습니다. 에티오피아 원산이고 서남아시아 및 북아프리카에서 널리 음용되어 온 커피는 이슬람 세력이 즐겨 마셨다 보니 기독교 사회에서는 이교도의 음료로 배척당했다가 교황 클레멘스 8세(Clemens VIII, 1536-1605) 이후 전유럽에서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고, 음악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독일의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는 잘 알려진 커피매니아로 커피칸타타(Kaffeekantate)라고 잘 불리는 성악음악인 작품번호 BWV 211 "조용히 있으라,수다는 그만(Schweigt stille, plaudert nicht)" 을 만들기까지 하였습니다.
오늘날은 커피를 안 마시는 나라가 없을 정도입니다. 생산은 커피벨트(Coffee Belt)라고 불리는 저위도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에서 이루어지고, 본산인 에티오피아 이외에도 사하라사막 이남의 탄자니아, 우간다 및 말라위에서도 대서양 너머의 남미 국가인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도 북중미 국가인 멕시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지에서도, 남아시아인 인도 동남아시아의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라오스 등지에서도, 그리고 폴리네시아 지역인 미국 하와이제도에서도 재배됩니다. 요즘은 중국 남부에서도 상업적인 생산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반면 차의 경우는 유통액이 커피의 1/4 정도로 확실히 마이너합니다만, 그래도 이것 또한 세계화를 가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이 원산지인 차는 한국이나 일본에도 이식되어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이후 차문화가 뿌리뽑혔고 현대에 들어서 조금씩은 살아나고는 있습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여전히 세계 유수의 생산국이자 소비국은 물론 일본식 다도(茶道)는 일본의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터키 및 대만의 차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습니다.
영국인의 홍차 사랑은 역시 각별하고, 중국에서 차를 수입했다가 이후 중국종을 밀반출하여 인도에 심어서 태어난 것이 그 지역 이름을 딴 다질링(Darjeeling). 그리고, 이후 인도에서도 고유한 차 품종이 서식한다는 것이 알려졌고 그 원산지인 아삼(Assam)이 그 인도 고유종으로 만들어진 홍차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나아가서는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답게 각 식민지에 차의 재배가 성행해서 스리랑카, 우간다, 말라위 등지에도 차 농장이 설립하고, 네덜란드인들은 현재의 인도네시아에 해당되는 자바에, 프랑스인들은 현재의 베트남에 해당되는 인도차이나반도에 차 플랜테이션(Plantation) 농장을 세웠습니다. 아르헨티나라든지 미국 남부라든지 스페인의 카나리아제도 등지에도 다원이 있습니다.
이보다 더 마이너한 예르바 마테(Yerba Mate)는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한 남미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남아프리카 원산의 루이보스(Rooibos)라든지 유럽에서 자급할 수 있는 각종 허브 등은 좀 더 마이너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팬덤이 견고합니다. 아주 대중적인 각종 소프트드링크 등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만큼 세계적인 것으로, 코카콜라(Coca-Cola)는 동서와 지위를 막론하고 애용하다 보니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로 여겨지는 데에 의문이 없을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오렌지쥬스의 명문인 델몬트(Del Monte)가 파산수속을 밟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를 호령했던 그 음료기업이 이렇게 퇴장하려는 것에서 여러모로 마음이 복잡합니다. 견고한 유리병에 담겨 판매되는 델몬트 오렌지쥬스 선물세트가 매우 인기있었던 그 시대가 제 유년기였다 보니 더더욱 그런 모양입니다(유리병 관련으로 간단히 몇 가지.에서 마키님의 코멘트 참조).
이렇게 음료를 통해 이루어진 세계화 이야기를 좀 늘어놓아 봤습니다.
그런데 제 기억에 좀 틀린 게 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셔도 좋다고 선언했던 그 교황의 이름이 "클레멘스" 인 건 제대로 기억했는데 줄곧 "6세" 로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동생이 클레멘스 8세라고 이야기를 해 주어서 잫못된 기억이 바로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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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키
2025-07-20 10:59:44
서방부터 동구권까지, 지구의 북쪽에서 남쪽까지, 세계의 최첨단을 선도하는 미국부터 아프리카 대륙의 제3세계 국가까지.
전세계 어디서나 '코크' 라고 하면 콜라나 코카콜라를 줄 정도로 세상에 끼친 영향력과 브랜드 파워를 보면 코카콜라는 어떤 의미로는 진정 세계정복을 이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브랜드죠.
온라인 게임 메이플 스토리 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 까지는 '코크 타운' 이라는 전용 콜라보 월드도 있었네요.
SiteOwner
2025-07-20 21:22:20
그렇습니다. 세계를 공통적으로 이어준 그리고 정복했다고 할만큼 자연스럽게 각지에 침투한 것 중의 하나로서 코카콜라는 그보다 더 좋은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여러모로 반할만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어서, 탄산을 즐기지 않는 저도 굳이 마시면 바로 코카콜라를 찾을 정도입니다.
그 정도였군요. 게임에도 그런 전용 콜라보 월드가 있었으니 사이버세계도 같이 정복했음이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