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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의 꿈이 지독했는데다 아주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보니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군필자라면 가장 꺼리는 꿈 중의 하나인 군대 꿈은 이전에도 꾼 경험이 좀 있습니다만, 이번의 꿈은 차원을 달리하여 기분이 나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종일 조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내막은 이렇습니다.
병무청에서 전화가 왔는데, 저에게 군복무 사실을 입증하라는 것.
이미 전역증이라든지, 예비군 사이트에 등록된 정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지 않느냐고 되물으니까 그것만으로는 안된다는군요? 군복무 당일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매일의 공식기록 및 기간중 같이 복무한 사람들의 증언 전부를 확보해서 제출하라고 합니다.
무슨 헛소리를 하냐고, 그리고 정말 병무청이 맞냐고 전화가 끊기고, 얼마 뒤에 집에 헌병대가 찾아와서 체포영장을 내밀었습니다.
병무청으로 가서 취조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부대에 가서 일일이 당시의 기록을 받아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근무했던 미군부대는 이제 한국내에 없습니다. 그것을 이야기하니까 그러면 그 부대가 소재한 미국 본토든 독일이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같은 파견지에든 가서 당시의 복무기록과 근무자들을 찾아오라고 합니다. 그 돈은 누가 대냐고, 그리고 애초에 말이 되냐고 항의하니까 집을 팔아서라도, 장기매매를 해서라도 돈을 마련해야지, 당신 사정이다, 싫으면 다시 복무하라고 이럽니다. 여기까지가 꿈이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되었길래 이런 꿈을 꾸게 된 건지도 모르겠고, 아무리 꿈이라는 게 논리같은 게 없이 여러가지가 뒤섞여 나타나는 거라지만 이번 꿈은 지독함의 극치입니다. 현실이 아니었고 오늘 불상사가 없었던 것에 만족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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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키
2019-10-17 14:26:56
저는 얼마전에 능력자를 가둬두고 세뇌교육하는 괴단체에서 탈출하는 꿈을 꾸었네요.
드물게 기승전결이 이어지는 꿈이긴했는데 여러모로 기묘한 기분이었네요.
SiteOwner
2019-10-17 19:47:02
그러고 보니 저도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이 얼마나 생생했는지 그 괴단체의 교육 도중에 나오는 음악도 생각났습니다. 그 이전도 이후에도 비슷한 것을 전혀 들어본 적 없는...그래서 기묘한 기분을 도저히 떨쳐내지 못했던 게 생각나서 공감이 되는군요.
기묘한 꿈의 기록은 이렇게 또 추가됩니다.
대왕고래
2019-10-19 20:16:18
군대 꿈 중에서도 최악이라는 다시 입대하라는 꿈...
심지어 입대한 기록을 입증하던지 아니면 다시 입증하던지... 아니 입증해야하는 사람이 바뀐거 같은데...
정말 그런 꿈은 두번 다시 꾸기 싫어질 거 같네요.
SiteOwner
2019-10-21 19:51:46
별별 이상한 꿈을 많이 꾸었습니다만, 그렇게까지 괴이한 꿈은 처음입니다.
그나마 그 꿈 이후로는 불상사도 없고 다시 악몽을 꾸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 할까요.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원래 어떤 주장을 하려면 그 주장에 대한 입증은 발언자 본인이 해야 하는데, 그게 뒤집어져 있으니 러시아식 입증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상범 1명을 잡기 위해서는 무고한 사람 10명을 탄압해도 된다는 니콜라이 예조프(Николай Ежов, 1895-1940)의 끔찍한 사고방식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 예조프 또한 그렇게 자신의 방식으로 용도폐기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