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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수사대] XVII-4. Buster Call

국내산라이츄, 2023-11-21 23:33:38

조회 수
95

고키부리 사무실에 들어선 아웃사이더는, 테이블에 앉아있던 의뢰인을 발견했다. 이번 의뢰인은 꽤 젊어보이는 여자였다. 

"이 쪽인가? "
"네. "
"고키부리 사무실 통해서 얘기는 대충 들었는데... 회사는 그럼 어떻게 한 거야, 아예 그만 두고 나온거야? "
"네. 그만두고 증거들 정리해서 터뜨리려고 준비중이었어요. "
"우리 팀의 서비스는 그런 목적으로 이용하라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어쨌든 너도 피해자고... 너도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했기 때문에 나를 찾아온거겠지. "

아웃사이더는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넘겨받은 서류 뭉치를 읽었다. 

"뭐, 좋아. 이 정도면 의뢰는 받아주지. 우리 팀의 서비스는 확실하니까, 뒤탈 없이 네 신분을 완벽하게 바꿔줄 수 있어. 대신 우리 팀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네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지워질거고, 네 친구나 가족들도 더 이상 만나지 못할거야. 그럼에도 정말 우리 팀의 서비스를 이용할거야? "
"네. 제 모든 것을 버리고, 이 일들을 전부 폭로하기 위해 당신을 찾아왔으니까요. "
"그럼 됐어. 가해자들에 대한 조사는 어디까지 됐어? "
"사나흘정도 더 걸릴 것 같아요. "
"그럼 됐어. 가지. "

여자를 데리고 아지트로 돌아간 아웃사이더는 메모리와 제로에게 고키부리 사무실에서 넘겨받은 서류를 건넸다. 서류를 읽은 둘 역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쪽은 실종 상태로 갈 것도 없어. 어차피 이쪽도 의뢰를 받아들이고 온 거고, 전부 버릴 각오로 온 거라면 바로 자살로 바꾸고 시작해도 돼. "
"바로? "
"실제로 그쪽을 죽이진 않을거니까 안심해. SNS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네가 겪은 일을 폭로한 다음, 그게 일파만파 퍼지고 나면 더미를 만들어서 네가 자살한것처럼 꾸미고 우리쪽에서 이 증거들을 뿌려버리면 되니까. 리더는 고키부리 사무실에 연락해서 혹시 장례식이 열리면 그들이 빈소에 가는지, 가서 어떻게 하는지 찍어오라고 전해줘. "
"가릿. "
"당신은 이 쪽으로 오세요. "

여자가 퍼펫의 인형으로 몸을 옮길 동안, 제로는 신변을 정리할 준비를 했다. 제로의 예상대로 여자의 글이 커뮤니티에 일파만파 퍼지자, 모델러는 더미를 준비해 패트롤과 함께 여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꾸몄다. 그리고 나머지 증거들을 제로가 뿌릴 준비를 할 동안, 아웃사이더의 연락을 받은 도희는 여울에게 가해자들이 빈소에 오는지, 왔다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를 남김없이 기록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죽은 동료의 빈소를 찾았던 여울은, 가해자가 빈소에 찾아온 것을 확인하고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몰래 촬영했다. 

"이 사람들, 생각보다 더 쓰레기였네. "
"왜? "
"부모님들한테는 악어의 눈물을 흘려놓고, 육개장 먹으면서 그런 것도 못 버티고 죽은 게 한심하다느니 차라리 잘 된거라느니, 자기들 빽이 있으니 괜찮다느니, 뭐 이런 얘기나 하고 있는데? 그 빽이 얼마나 갈 지는 모르겠지만... 꼬리자르기나 안 당하면 다행이지. "
"팝콘 튀겨둘까? "
"콜라까지 가져오면 더 좋지. 아니, 나쵸랑 감자튀김도. "

직장 내 따돌림으로 인해 사람이 죽었다는 그 자체로도 뜨거운 감자였던 문제는, 가해자들이 장례식장에서 보였던 태도가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감자를 넘어서 거의 불타는 감자가 되었다. 한 사람을 따돌려서 죽음으로 몰고 간 것도 모자라서, 장례식장에서 차라리 잘 됐다며 뒷담화를 한 가해자들과 그들이 언급한 빽이 대체 누구인지 밝히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자가 괴로웠던 기억을 잊고 새 몸과 새 신분을 가졌을 무렵, 가해자들의 신상이 털려서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었다. 

"와, 제대로 털렸네. "
"그러게. 지금 그 빽이 누구인지 털겠다는 사람도 있던데... "
"이쯤되면 회사쪽에서도 뭔가 대처를 했어야 맞는 거 아냐? "
"대처를 할 수 있을까? 대처하려면 회사가 없어져야 하는 수준이던데. "

회사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언론을 통해 접했지만, 손을 쓸 수 없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가해자를 장계해고하고 가해자들이 말하는 빽을 색출하는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가 제로를 통해 세상에 알렸던 괴롭힘의 증거에는, 가해자들의 괴롭힘뿐 아니라 회사측의 안하느니만 못 했던 대처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상사에게 상의해봤지만 처음에는 몇 번 진지하게 들어주는 듯 하던 상사도 나중에는 귀찮다는 듯 일관하고, 인사팀에서도 빽때문이었는지 어쩔 수 없다는 얘기가 돌아왔고, 그나마 제대로 대처를 해 준 것은 부장뿐이었지만 부장도 겉으로는 위로해주는 척 하면서 흑심을 품고 있었다. 그녀가 모든 것을 다 퍼뜨리고 팀 반델에 의뢰를 하게 된 계기는, 부장이 신세 한탄이나 들어주겠다며 술을 먹이고 호텔로 데려가 강제로 그녀와 몸을 섞으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 회사에 그녀가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래서 그녀는 모든 것을 잃을 각오로 팀 반델을 찾아오게 됐다. 

며칠만 버티면 잠잠해질거라 생각했지만, 사람들은 가해자는 물론이고 가해자가 말한 빽의 정체마저 밝혀냈다. 가해자가 말한 빽의 신상과, 그녀를 귀찮아하던 상사, 힘들어하는 그녀를 이용해 성욕을 풀려고 했던 부장까지 신상정보가 털려 돌아다니게 되었다. 모든 것을 잃은 그녀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동안, 모든 것을 잃게 만든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가해자 중에는 결혼해서 슬하에 자식을 둔 사람도 있었고, 당연하게도 가해자의 가족들마져 타겟이 되었다. 가해자의 남편 역시 직장에서 따가운 눈총을 감당해야 했고, 가해자의 아이들은 따돌림을 당하게 됐다. 

"전의 그 인간 돼지만큼이나 최고의 결말이었어. "

그들의 결말은 패트롤이 찬사를 보낼 정도로, 가히 처참했다. 

술에 취하게 만든 다음 그녀를 강제로 범하려던 부장은 가족에게 버려졌다. 집에서는 엄하지만 자상한 아버지였는지, 가족들은 부장의 숨겨진 본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아내는 소식을 듣자마자 흥신소를 통해 부장이 다른 사람에게도 마수를 뻗지는 않았는지 조사했다. 그리고 그 결과, 아내 몰래 어린 여직원들에게 껄떡댄 전적이 여러 건 발견된데다가 여직원과 관계를 가진 정황도 드러났다. 아내는 부장과 이혼했고, 아이들은 아내를 따라가기로 했다. 부장을 떠나기 전, 아이들은 당신같이 더러운 인간은 상종도 하기 싫다면서 부장에게 절연을 선언했다. 다른 가족들은 절연을 선언하거나, 아예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인사팀은 회사가 망할 조짐이 보이자 이직을 시도했지만, 면접을 볼 때마다 번번이 미역국을 먹었다. 그들의 스펙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는 게 발목을 잡았다. 그것은 그녀의 상사였던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어디를 가던 그 일에 대해 한마디씩 듣곤 했다. 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는지 묻는 사람도 있었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 한 사람을 자기네 회사에서 써 줄 이유가 없다며 면박을 주는 곳도 없었다. 결국 그들은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을 전전해야 했지만, 적어도 신상정보는 퍼지지 않아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직급 없이 사원으로 있었던 사람들은 용케 다른 곳에 취직은 한 모양이더라. "
"사원들이야 빽 없고 힘 없으니 죽어지내야 해서 도와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을테니... "

가해자들이 말한 빽은 회사의 전무였다. 가해자들 중 한 명과 친척이었고, 임원의 파워를 이용해 가해자가 그럴 자격이 되지 않는데도 회사에 낙하산으로 꽂아넣은 게 밝혀지자 전무는 진작에 쫓겨났다. 신상정보도 다 퍼진 마당에 이직도 안 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해도 얼굴을 아는 사람들마다 못 쓰겠다고 하는 통에 결국은 일용직을 전전하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친척이었던 가해자와는 연을 끊어버렸다. 많은 것을 잃고 일용직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이 일이 계기가 되었는지 자식들은 더 이상 그에게 회사에 꽂아달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고, 아쉬운 소리 없이 착실하게 살게 되었다. 아내도 그가 일용직을 전전하게 된 후로는 부업으로 하던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고 낭비벽도 줄어들어, 살림은 쪼들리게 되었지만 그의 가족들은 건실한 삶을 살게 되었다. 

전무와 친척인 가해자는, 자기보다 직급도 낮은데 그녀가 실적도 업무도 더 뛰어나다는 이유로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얼굴이 알려지면서 취업이 힘들어진 건 둘째치고, 길을 걸을때마다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감내해야 했다. 친척이었던 전무를 포함한 모든 가족들이 그녀와 연을 끊었기때문에, 사실상 호적에서 파지만 않았을 뿐 그녀는 천애고아나 다름없었다. 아웃사이더의 말로는, 그녀도 팀 반델에 의뢰를 하기 위해 고키부리 사무실을 찾았으나 도희가 거절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고집을 부리기에 결국 그녀는 아웃사이더를 불렀고, 아웃사이더는 '모든 것은 등가교환이다. 한 사람의 인생, 그리고 모든 것을 잃게 만들었으면 너도 네 인생과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게 맞지 않겠나?'라는 말로 일갈했다. 결국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수군거림을 감당하지 못 한 그녀 역시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 

다른 가해자는 이미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가 있었다. 남편과 아이의 신상도 알려졌기에, 남편 역시 회사에서 눈총을 받았다. 그나마 남편은 가해자의 남편이라는 이유로 눈총은 받았을지언정 회사 생활은 그럭저럭 해냈지만, 아이는 가해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야 했다. 결국 남편은 그녀와 이혼했고, 아이의 양육권도 남편에게로 돌아갔다. 남편과 아이는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가서 살게  되었고, 홀로 남은 그녀는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비를 벌어야 했다. 남편과 아이 외에 다른 가족들은 신상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집안 망신이라며 연을 끊어버려, 사실상 그녀도 혼자였다. 아이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했지만, 어느 회사에서도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찌어찌 입사하더라도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감내해야 했다. 월급에서 최소한으로 먹고 살 만큼만 남기고 아들의 양육비로 송금하면서, 그녀는 겨우겨우 입에 풀칠은 하면서 살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의 가해자는 석사를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한, 그녀와 입사 동기였다. 역시나 그녀의 신상 정보와 함께 그녀가 졸업한 랩실이 어디인지 알려지자, 그녀를 졸업시켰던 교수 역시 곤혹을 치뤘어야 했다. 결국 그녀는 교수로부터 '졸업논문은 통과했지만 인격은 결격'이라면서, 졸업 논문은 이미 통과된거고 결격사유도 없으니 학위를 무를 수는 없겠지만 어디 가서 자기 실험실 출신이라는 얘기는 하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 대학원 선배들도 연달아서 너같은 후배는 없는 셈 치겠다는 연락을 했고 대학원 후배들도 선배때문에 실험실에 사람이 안 들어온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사실상 대학원에서 기수열외를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석사학위는 있으니 이직은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사건때문에 어떤 직장에서도 그녀를 불러주지 않았다. 어쩌다가 서류전형을 통과해서 면접을 보게 되더라도, 면접에서 번번이 미역국을 먹었다. 그럼에도 돈 씀씀이는 헤퍼서 명품 지갑이나 명품 가방같은 것을 사기 위해 사채까지 썼던 그녀는, 지금 사채업자들에게 끌려가서 행방불명 상태이다. 가족들은 진작에 그녀와 연락을 끊었고, 그녀가 실종되건 말건 신경도 쓰지 않게 되었다. 

"참 웃기는 녀석이었다니까. 도희씨가 안 된다고 거절했는데도 끝까지 제발 좀 도와달라고 하는 꼴이란... 애초에 남의 인생을 다 버려놓고 자기 인생은 멀쩡히 굴러갈 줄 알았나보지? "

국내산라이츄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3 댓글

SiteOwner

2023-11-24 23:50:10

사람이 악에 받치면 정말 무섭게 행동합니다. 특히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한 사람은 더 이상 잃을 게 없어서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이 겪었던 것이라든지 가해자들이 처신한 것들이 어딘가에서는 현실에서는 충분히 가능함은 물론 실제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가해자들의 행태에 몇몇 쌍욕이 생각났습니다만 포럼의 이용규칙상 생략할까 합니다.

국내산라이츄

2023-11-25 23:25:54

우리는 문화인이기때문에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아서는 아니됩니다. 


+직장이건 학교건, 사람을 따돌리는 사람들이 문제죠. 

마드리갈

2023-11-25 23:26:46

이렇게도 팀 반델에 의뢰하는 방법이 있네요.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이 보인 행태에 처음으로 분노했던 기억이 이제 다시 떠오르네요. 고등학교 3학년의 첫 달이 시작한 지 수일 지난 시점이었는데 지난해에 제 한문실력이 특출나다고 칭찬해 주셨던 선생님이 제가 속한 도서부의 담당교사로 부임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부임이 결정난 직후에 그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빈소에 갔는데 조문객들, 특히 동료 교사들의 언행이 진짜 뭐하자는 것인지, 생각 같아서는 그런 놈들만 싹 때려죽이고 싶었을 정도로 화가 났어요. 그때 그 자들의 행태가 생각나서 더더욱 분노하게 되어요.


가해자들이 그렇게 되는 거, 불쌍해 보이지도 않아요.

더 이야기하다가는 선을 넘을 것 같으니 자중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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