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일본어의 도어(倒語) 몇가지

마드리갈, 2025-11-07 15:09:15

조회 수
34

일본어에 몇 가지 도어(倒語)가 있어요. 어휘의 앞뒤를 바꾸어서 만들어진 속어인 만큼, 뜻이 좀 그런 것들이 많아요.
우선 생각나는 어휘는 네타(ネタ), 파이센(パイセン), 도야(ドヤ), 다후(ダフ), 파이오츠(ぱいおつ), 시스(シースー), 로이쿠(ロイク) 등의 것들.

네타(ネタ)라는 말은 이제 워낙 대중화되어서 속어같은 느낌은 많이 희석되었어요.
원래는 씨앗을 의미하는 타네(種, たね)인 어휘의 앞뒤 음절을 뒤집어서 만든 말로, 스시(寿司, 鮨)의 재료라든지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소재 등을 의미해요. 그리고 창작물의 스포일러를 나타낼 때도 일본어로 하면 네타바레(ネタバレ)로 표현할 수 있어요.
파이센(パイセン)은 선배(先輩)의 일본어 발음 센파이(せんぱい)를 뒤집은 것으로, 여러 창작물에서 드물지 않게 접할 수 있어요.

이번부터는 더 접하기 어려운 어휘들 다섯.
먼저 도야(ドヤ)부터. 이것은 숙박할 곳을 의미하는 야도(宿, やど)를 뒤집어서 만든 말인데, 일용직 노동자의 임시숙소 등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어요. 요즘은 이 용어가 거의 퇴조한 상태로, 예외적으로 도쿄(東京)의 산야(山谷), 요코하마(横浜)의 코토부키쵸(寿町) 및 오사카(大阪)의 아이린지구(あいりん地区)로 대표되는 슬럼가를 도야가이(ドヤ街)로 부르는 용법으로 남아 있어요. 특히 아이린지구라는 지명이 해당 슬럼가 주민들이 인정하지 않고 대신 구지명인 카마가사키(釜ヶ崎)를 쓰는 경우가 흔해요.
이번 일본여행 때 구매한 책에 저작권법(著作権法) 등을 다룬 법률서적이 몇 권 있어요. 그 도서에 나오는 말 중 다후야(ダフ屋)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암표상을 의미해요. 국내에서 되팔이, 리셀러 등으로 불리는 전매(転売) 항목에서 그 다후야가 나오죠. 어원은 표를 의미하는 후다(札, ふだ).
파이오츠(ぱいおつ)는 여성의 가슴을 다소 속되게 말하는 옷파이(おっぱい)를 뒤집은 것.
시스는 스시를 뒤집어서 그리고 좀 길게 늘여서 말하는 것으로 일종의 업계용어라서 일반인이 이 어휘를 직접 들을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로이쿠(ロイク)는 검은색을 의미하는 쿠로이(黒い, くろい)를 뒤집은 것이고 검은색이나 흑인을 지칭할 때 잘 쓰여요. 

창작물에도 이렇게 도어를 잘 쓰는 캐릭터가 있어요.
그 중 가장 현저한 경우가 닥터스톤(Dr.STONE, 공식사이트/일본어)의 아사기리 겐(あさぎりゲン). 여러 대사가 도어로 되어 있어서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걸려요. 스고이(すごい)를 고이스, 마지(まじ)를 지이마아 등으로 뒤집고 간혹 늘여서 쓰는데 한국어로 옮긴다면 "엄청나" 를 "창엄나" 로 말한다든지 "진짜" 를 "자찐" 으로 말한다든지 등으로. 20세기 후반의 일본 사회를 풍미한 이른바 즈쟈고(ズージャ語)라는, 지금은 일부러 찾지 않는 한 사용례를 보기 힘든 화법이지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0 댓글

Board Menu

목록

Page 1 / 31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Lester 2025-03-02 387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459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291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21
마드리갈 2020-02-20 410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132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140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736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249
6248

원자력상선 무츠, 미래로의 마지막 출항

  • file
  • new
마드리갈 2025-11-14 14
6247

"라샤멘(羅紗緬)" 이란 어휘에 얽힌 기묘한 역사

  • new
마드리갈 2025-11-13 16
6246

공공연한 비밀이 많아지는 사회

  • new
마드리갈 2025-11-12 23
6245

다언어 사용이 노화가속 위험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 new
마드리갈 2025-11-11 25
6244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도 문자의 옥에 갇히려나...

  • new
마드리갈 2025-11-10 29
6243

소소한 행운과 만족

  • new
마드리갈 2025-11-09 35
6242

"아마추어" 는 일방적으로 매도당해도 될까

5
  • new
SiteOwner 2025-11-08 106
6241

일본어의 도어(倒語) 몇가지

  • new
마드리갈 2025-11-07 34
6240

JR큐슈의 마스코트 큐포쨩(キューポちゃん)

  • file
  • new
마드리갈 2025-11-06 39
6239

일본 혁신계의 "현지처", "캬바쿠라 막부" 발언의 진의

3
  • new
마드리갈 2025-11-05 90
6238

그럼, 정년단축이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인지?

  • new
마드리갈 2025-11-04 39
6237

기존의 어휘 구부리기 - "유명세" 의 경우

  • new
마드리갈 2025-11-03 40
6236

2025년 각국 프로야구도 West Side Story

  • new
SiteOwner 2025-11-02 42
6235

야마노테선(山手線), 순환선 영업 100주년을 맞다

  • file
  • new
SiteOwner 2025-11-01 46
6234

그럼, 아리랑과 애국가는 미터법으로 개사하지 않나요?

  • new
SiteOwner 2025-10-31 48
6233

[이미지 없음] 카고시마수족관에서도 뱀을 봤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30 57
6232

주권국가와 테러조직의 화해라는 헛소리에의 중독

  • new
마드리갈 2025-10-29 55
6231

여행박사, 11월 24일부로 사이트영업 종료

1
  • new
마드리갈 2025-10-28 61
6230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27 69
6229

근황과 망상

7
  • new
Lester 2025-10-25 146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