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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내 뒤에 왜 지젤이...”
예담이 막 그렇게 말하려는 찰나, 예담이 서 있는 복도 바닥이 마치 진흙처럼 무르게 되어 버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다. 무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뻘밭같이 되어, 발이 완전히 빠지기 직전이다. 겨우 그걸 다른 발로 딛고 빠져나왔지만, 다른 발 역시 그 ‘뻘밭’에 빠져 버릴 판이다. 그것보다도, 지젤에게 초능력이 있는 낌새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던 터다. 거기에다가 예전에 그렇게 말했던 것도 들었다.
“지젤에게 초능력이 있었다고.. 없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하지만 지젤은 아무 말도 없다. 예담을 노려보는 그 시선은, 말까지 없으니 더욱 차갑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더욱 든다.
“좀 말해 볼래? 너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정말 이상하다고.”
“......”
예담이 말을 걸어 봐도, 지젤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다. 거기에다가, 예담에게 다시 공격할 준비를 마친 상태로 보인다. 그것을 인지하자마자, 곧 또다시, 예담은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경험한다. 거기에다가, 전혀 다른 위치다. 예담의 손이 벽 사이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얼른 손을 떼지 않았다면, 하마터면 균형을 잃고 넘어졌을 것이다.
“하아, 정말 이게 무슨 상황이래!”
예담도 모르게, 주위의 온도를 높이고 있었던 것을 알아차린다. 입김이 더워지고, 거기에다가 손도 후끈거린다. 설상가상으로, 발밑까지 다시 흐물거리는 것 같다. 얼른 피하고서, 지젤의 얼굴을 다시 훑어본다. 초점을 잃고,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명령을 받는 것 같은 얼굴이, 지젤이 아닌 다른 무언가와 같이 보인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영혼 없이 명령만으로 움직이는 인형이라고 해도 잘 어울렸을 것이다.
“야, 지젤, 정신 차려! 아무 말도 안 하고서 그렇게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고 말이야.”
“......”
하지만 지젤은 여전히 말이 없다. 초점을 잃은 표정도 그대로다.
공격은 지젤에게서만 오는 것도 아니다. 사쿠라까지, 예담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무언가, 아우라가 보인다.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것도, 지젤과는 공격의 방식이 다르다. 무언가 온몸을 띄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예담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공격이다. 예담의 몸이 이상하게 가벼워지는 것인데, 무언가가 빠져나가고 있는 게 확실하다.
“야, 사쿠라! 뭘 하는 거야! 당장 멈추지 못해?”
“......”
하지만 반응이 없다. 지젤과 마찬가지로 눈빛은 굉장히 다른 사람 같아 보이고, 예담을 응시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더 어울려 보인다. 그것은 또 다른 공격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니, 발이 왜 이래?”
어느새 예담의 발은 복도의 벽을 짚고 있다. 꽤 부자연스러운 자세다. 거기에다가, 몸에서 체액 같은 게 빠져나가는 기분은 그렇다고 쳐도, 상하좌우의 감각까지 이상해지고 있다. 거기에다가, 지젤의 능력이 그 벽에까지 닿고 있다. 문제의 그 벽면도, 뻘밭처럼 되어 버렸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예담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사쿠라와 지젤을 돌아본다. 둘 다, 여전히 다른 사람의 얼굴처럼 바뀌어 있고, 눈에 초점은 없고, 금방이라도 예담에게 다시 일격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영화에서나 보는, 사람의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외계 종족이나, 아니면 기계라든지 데이터로만 이루어진, 다른 지성체의 공격, 그것을 목전에 둔 사람 같은 기분이다.
“이거... 일단 둘을 쓰러뜨린 다음에 말해 봐야 하는 건가?”
설상가상으로, 예담의 두 팔마저 벽으로 빨려 들어가려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예담의 두 팔을 점점 벽으로 집어넣고 있다. 필사적으로 두 팔을 휘저어 봐도, 예담을 벽으로 집어넣으려는 그 힘이 더 세다.
순간, 예담은 한 가지를 생각해낸다.
“혹시, 이거... 내 능력으로 굳히는 것도 되나?”
거기에 생각이 닿자마자, 두 팔에 최대한 힘을 주어 본다. 어렵지는 않다. 단지 왼손에 찬 시계의 끈이 고열 때문에 뜯어져 나간 걸 빼면, 크게 다치거나 한 건 없다. 지젤이 달려온다. 그리고서 예담을 향해 몸을 날린다. 발이 묶인 예담을 확실히 벽으로 집어넣기 위해 그러는 것 같다. 하지만, 예담이 더 빨랐다. 지젤이 자신에게 가까이 오자마자, 두 팔을 비틀고는, 지젤이 오는 방향으로 발을 내지른다. 곧, 지젤은 갑자기 들어온 일격에 몸의 균형을 잃어버리고서, 뒤로 나가떨어진다. 그러면서도, 한 마디 비명도 지르지 않고서, 지젤은 다시 예담을 노려본다. 초점 없는 눈동자는 그대로다.
“누가 조종하는 게 확실하다니까...”
지젤은 곧 다시 일어나, 다시 예담을 향해 다가온다.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공격은 또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겨우 딛고 선 바닥이 마치 늪처럼 변해 버린 것 같다. 그것도 발이 점점 빠져 버리는 것에 더해, 몸까지 그렇다.
‘잠깐만... 사쿠라가 아까 내 몸을 가볍게 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을 떠올리며, 침착하게, 숨을 가볍게 내쉬며, 뻘밭처럼 된 바닥에서 나오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예담의 설레발에 불과하다. 곧 다시, 예담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챈다.
“이번에는... 무거워졌어!”
마치, 바닥 아래에 심연이 있고, 예담은 그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린 시절에도, 예담은 이런 걸 겪은 적이 있다. 수영을 하다가 깊은 곳, 발이 닿지 않은 곳에 빠졌다. 1분 정도 팔다리를 허우적거렸는데도 다리가 닿지 않았고, 물까지 먹었다. ‘이대로 죽나 보다’ 하는 생각까지 드는 때였다.
그 시간, 미린초등학교 4학년 E반 교실 앞.
“에이, 불러 놓고 안 나타나면 어쩌라는 건지.”
민은 아리엘을 기다리는 중이다. 거기에 더해, 타토가 오라고 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이번에는 타토가 교실에 있겠다고 했으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물론, 민 혼자 온 건 아니고, 친구들을 데려왔다.
“아니, 나하고 토마는 왜 데려온 건데?”
“그러게. 우리한테 무슨 들러리라도 서라고? 그 애들이 초능력 같은 거 쓰면 너 혼자 다 처치하면 되잖아?”
“조금만 기다려 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그러면서도 민은 조마조마한지, 심호흡을 잔뜩 하며 4학년 E반 교실 문을 응시한다.
그리고 잠시 후 교실 문이 열리더니, 무언가 교실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아니, 애들은 안 나오고 왜 인형이 나오지?”
며칠 동안 본 그 봉제인형이, 또다시 민의 눈앞에 보인다. 무기 같은 것을 들고 있는 건 아니지만, 민의 눈앞을 한바퀴 돌면서 마치 약올리는 것 같은 행동을 취하니, 민 역시도 약이 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니, 저 인형들은 몇 번이나 나한테 당하고도 나한테 이러는 거야, 참.”
“응? 우리가 뭐라도 해 줘?”
“아니야, 아니야. 하지 마.”
그 말에 유와 토마는 일단 물러선다. 그리고 얼마 안 되지 않아, 교실 문이 다시 열린다.
“오, 왔네!”
“그래, 나 왔다.”
타토, 아리엘이 보인다. 케이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케이는 오늘 오라고 해 놓고 왜 오늘은 코빼기도 안 보여.”
“화장실 갔거든. 곧 올 거야.”
“화장실이라니...”
그리고 케이는 곧, 민과 친구들의 앞에 나타난다.
“안녕! 내가 늦었나?”
“아, 아니야, 아니야!”
그런데, 케이의 뒤에 따라오는 건 웬 캐리어다. 보기에는 마치 ‘집사 로봇’같아 보이는데, 케이가 그 캐리어를 보고 웃는 모습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심상치 않아 보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한 민은,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려 본다.
“그런데 타토! 네가 말한 그 애는 어디 갔어?”
그런데 타토 역시,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이 웃기만 한다. 타토의 시선이 향한 쪽을 보니, 봉제인형이 하나 또 보인다. 마치 수신호를 주고 있는 것 같은데, 민은 의심이 되는 걸 그냥 넘길 수는 없다. 바로, 아까의 두 인형처럼, 그 인형을 낚아챈다.
“뭐 하는 거야, 민이 형!”
“아, 그런 일이 있어서. 너 혹시 이 인형들의 주인이냐?”
그 시간, 미린대 공학관.
“로건 맞지...”
수업이 끝나고서, 타마라는 몰래 로건을 뒤쫓아가던 참이다. 원래 타마라도 수업 뒤에 일정이 조금 빠듯한 편이라서 신시아에게 맡겨 볼까 했던 것이지만, 신시아의 반응 때문에 신시아에게 맡기기보다는 자신이 따라가 보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로건을 추적하던 건 타마라의 능력으로도 이미 하고 있기는 했지만, 오늘은 조금 더 밀착감시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직접 따라나선 것이다.
로건은 아주 기세등등하게 보인다. 3명의 젊은 남녀가 로건의 앞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서 무언가 로건의 말을 듣고 있는 게 보인다. 로건은 무언가 화가 많이 났는지, 아니면 기세를 잡으려는 건지는 몰라도 심하게 그들을 질책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사정을 알거나 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다들 진리성회 신도들일 테니, 타마라는 신경 쓰지 않고 세 사람 모두에게 자신이 만든 결정 조각을 붙인다.
“됐어... 너희들도 이제...”
그런데, 그 세 명 중 남자 한 명이 타마라가 있는 곳을 돌아본다. 무엇에서인지는 몰라도, 타마라가 있는 곳을 알아챈 모양이다.
“저... 전도자님...”
“왜, 고노! 쓸데없는 짓으로 주의나 끌 거냐!”
“아닙니다. 첩자가...”
고노라고 불린 그 남자가 타마라가 있는 쪽을 가리킨다. 로건과 다른 두 여자도 따라서 고노가 가리킨, 그곳을 돌아본다. 그런데 거기에는 그림이 걸린 벽밖에 보이는 게 없다.
“무슨 헛소리야. 벽뿐이잖아! 똑바로 안 봐!”
“죄, 죄송합니다...”
남자 신도가 무릎까지 꿇으려고 하자, 로건은 일어나라는 신호를 준다. 그렇게 로건의 질책이 5분 정도 더 이어지고, 로건은 자리를 뜬다. 다른 세 명의 신도도 거기를 떠나려다가, 타마라가 있던 곳을 잠시 돌아본다. 여전히 아무것도 없는 그 모습에, 고노라는 신도는 머리를 긁적거리고는 잠시 후 그곳을 벗어난다. 로건과 세 신도가 자리를 벗어난 것을 확인하자, 타마라는 ‘후’ 하고 입에서 안도의 숨소리를 내뱉으며 그 자리를 나선다. 그와 동시에 불투명한 결정들이 우수수 그 자리에서 쏟아진다.
“결정으로 위장하는 걸 이렇게 쓸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타마라는 그 자리에서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나온다. 그리고서, 시계를 본다. 타마라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아, 맞아! 스터디 모임! 늦었잖아!”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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