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스포 없음] 영화 '그래비티'를 보고 왔습니다

하네카와츠바사, 2013-10-29 01:05:35

조회 수
359

오늘 퇴근하다가 기분이 갑자기 우울해졌는데, 우울해진 기분을 날릴 겸 방향을 급선회해서 영화관에 들러 영화를 보았습니다.


고른 영화는 최근 주변에서 좋은 평을 많이 들은 '그래비티'였습니다.


영화에 대한 제 감상평은, '아름답고도, 잔혹한 우주'입니다.



보통 사람은 웅장한 자연 경관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주는 어떨까요?


이 영화는 그 광경을 우주에서 미아가 된 한 사람을 통해서 절실하게 보여줍니다.


인간은 날 때부터 대지와 공기에 보호받으며 삽니다. 그런데 그러한 것이 없는, 그래서 너무도 차갑고 잔인한 우주에서 너무도 힘없이 부딪히고 떠내려 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서, 사람이 얼마나 작고 약한 존재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근데, 그 냉혹한 우주의 모습이 제게는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참 이상하게도,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적용되는 물리법칙에 사람이 부대끼고, 수없이 날아다니는 파편이 생명을 위협하는 그 모습들에서


전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1시간 반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에서 전 한 사람이 태어나는 과정을 느꼈습니다.


자세한 부분은 스포일러입니다만... 주인공이 보여주는 모습 등을 보면, 마치 '아기'와도 같이 연약했던 한 사람이 우주를 통해 의식의 심층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그 결과 다시 태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일련의 과정이, 숨막히는 음악과 빙빙 돌아가는 카메라 덕에 '마치 내가 같이 저 고난에 처한 것 같이' 묘사됩니다.


이 영화는 철저히 주인공과 그 주변만을 비춰줍니다. 그래서 관객은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고, 주인공과 함께 숨이 가빠지며 함께 환희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기에 전 이 영화를 보며 답답한 심정을 어느 정도 날릴 수 있었습니다.


퇴근길의 작은 일탈이, 제게 멋진 경험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p.s. 혹 이 영화를 아직 안 보셨고 앞으로 볼 계획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3D로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우주의 막막함이 전해집니다.


p.s.2 영화 끝나도 1분 정도 자리에 앉아서 엔딩 크레딧을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처음 파편이 충돌할 때 그 장면에서 나온 음악이 다시 재생됩니다. 그리고 음악만 들어도 압도되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하네카와츠바사

대강당과 티타임, 아트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운영자입니다.

3 댓글

대왕고래

2013-10-29 22:08:41

확실히 그런 느낌도 드는군요. 다시 태어나는 느낌.

포기하려는 순간에도 극복하고 해쳐나가는 그것이지요. 확실히 와닿는 평가에요.

저는 무서움...이라기보다는, 운명이 너무하다~하는 느낌을 느꼈는데, 츠바사님은 아름다움을 느낀 것도 인상깊어요.


그리고 확실히 BGM은 압도적이었죠. 그 BGM, 그리고 3D, 이 두개가 압도적인 느낌을 확실히 주었어요.

완전 뭔가가 닥쳐올 거 같은 분위기가 쫘악... 엄청났죠;;;

하네카와츠바사

2013-10-30 10:28:38

만약 악의를 가진 인간이 주인공을 답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거나 한다면 '정말 시나리오 더럽다' 내지는 '운명이 너무하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그런 악의 같은 것 없이 순수하게 우주는 그 법칙대로 움직일 뿐이니까요. 그 무자비하면서도 압도적인 우주 앞에서 인간이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며, 전 아름다움마저 느껴버렸던 것 같습니다.

마드리갈

2013-10-30 13:46:38

아름답고도 잔혹한...진격의 거인에서 미카사 악커만이 말한 것과 같은 표현이군요.

그렇게까지 표현될 정도로 그래비티에서는 우주의 법칙이 아주 냉엄하게 보여진 거군요. 설명만 들어도 이렇게 대단한데, 실제로 보면 또 얼마나 엄청날까요.

그러고 보니, 이것도 생각나고 있어요. 아름다운 보석은 물론이고, 각종 독극물이나 병원균 등도 전자현미경 영상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경우가 많아서 이 세계에서는 아름다움과 잔혹함이 공존한다는 게 느껴졌는데, 그래비티에서는 이런 미시적인 것 말고도 거시적인 것에서도 그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좋은 영화평에 감사드려요!!

Board Menu

목록

Page 285 / 287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5월 이후로 연기합니다

  • update
SiteOwner 2024-03-28 115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28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12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09
  • update
마드리갈 2020-02-20 3800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948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891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2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1037
43

벨기에 고음악계의 위기

6
마드리갈 2013-03-06 547
42

요즘 죽은 사람들을 자꾸 꿈에서 봅니다.

3
벗헤드 2013-03-05 195
41

이것저것.

1
KIPPIE 2013-03-05 194
40

개강 소감문.

2
대왕고래 2013-03-04 204
39

[가입인사] 에...또...

7
causationist 2013-03-04 226
38

뭔가 뒤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6
트릴리언 2013-03-04 215
37

아직 프로계에서 검증받지 않은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4
벗헤드 2013-03-04 120
36

[한시공지] 건의사항 반영완료 및 향후방침

8
마드리갈 2013-03-04 288
35

만약에 스틸 볼 런에 나오는 예수가 세인트☆영멘의 예수라면?

2
사과소녀 2013-03-03 783
34

요즘 제 그림에 대한 기분이 묘합니다.

4
사과소녀 2013-03-03 1165
33

건의사항 ㅇ,ㅇ?

12
프리아롤레타냐 2013-03-03 303
32

2013년 창작에 대한 슬로건

3
벗헤드 2013-03-03 114
31

올 여름이 오기 전에...

3
하네카와츠바사 2013-03-02 193
30

무한도전 나vs나 특집을 봤습니다.

6
대왕고래 2013-03-02 290
29

어으으으어으으어어어억....

2
벗헤드 2013-03-02 243
28

고래가 병원을 다녀온 이야기.

2
대왕고래 2013-03-02 189
27

내일 병원을 다녀와야겠어요.

2
대왕고래 2013-03-01 418
26

죠죠 2기 키비주얼은 오리지널 자세가 아니다!

9
사과소녀 2013-03-01 1606
25

생각해보니까 이제 제가 마음껏 쓸 수 있는 사이트가 생겼는데...

15
사과소녀 2013-03-01 321
24

WBC가 코앞이다!

2
먼지 2013-03-01 150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