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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정도로 격렬한 분노를 느낀적은 없었어.

조커 2018.11.24 22: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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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분노의 단계를 넘어서 허탈함까지 가게 된 이야기입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래도 저는 이성에 관한 운이 말그대로 제로에 가까운거 같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고 하니....결혼도 안하고 일만 하고 고생하는 가련한 제가 가엾게 보였는지?여자사람 친구가?여자를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자기 친구를 소개해주겠다고 하여 자리를 마련한고로 다녀왔습니다만.


가서 파토나기까지의 단 몇시간동안 어이없음과 분노를 넘어선 허탈함 덕분에 몇년동안 길게 느껴지긴 처음이었습니다.

만나자마자 처음부터 소개받았을때에 받은 사진에 비해선 외모가 좀 떨어진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직장을 어디 다닌다는 이야길 했더니 대놓고 듣도 보도 못한 곳이라고 까질 않나, 솔직히 전 연하가 좋다 라는 말을 대놓고 하면서 싫은티를 팍팍내질 않나(마침 이 여자도 30대더군요), 차나 집은 있나 해서 있다고 해서 몇평이냐 물어봐서 다 대답해줬더니 또 코웃음 치질 않나, 이쯤되면 그렇게 싫으면 왜 나온거냐고 쏘아붙이고 싶었으나 죽으나 사나 겉모습은 신사적으로 나가자 라는 새해 결심에 따라서 최대한 표정관리를 했습니다.


슬슬 이쯤에서 내쪽에서 반격해보는건 어떨까 하고 먼저 직업을 물어보니 대놓고 얼굴이 찌그러지면서 실례 아니냐고 반문하는군요.(아니 그럼 넌 실례면서 나한테 재산이나 직장 다 물어봐놓고 내가 물어보니까 그런 반응인거냐?)

싫은티 팍팍 내면서?취업준비중이란 이야길 하는걸 들었을때 어이가 정말 안드로메다를 넘어 블랙홀로 천원돌파할 지경이더군요.

이쯤되면 슬슬 가시 돋힌 대답으로 일관해도 되겠다 싶어서 "그쪽도 제 처지 비웃거나 깔 그런 입장은 못되는거 같네요 하고 (실례가 될거라 생각했지만 저도 당한것도 있고 해서 그냥 당하는건 좀 억울하다 싶어서) 대놓고 이야기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가관이더군요.


(그말 듣자마자 매우 억울한 투로)"내 정도 능력으로 취업성공하면 그쪽은 암것도 아니거든요?"


여기까지 듣자마자 정말 머리속에서 뭔가 탁 끊어지는 걸 체험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아무리 성격이 안좋아도 이런 식으로 대놓고 말하지 않고 겉으로는 생글생글 친절한척 하면서 속으로 욕하는 그런?사람들만 있는줄 알았는데 이런 타입도 있으리라곤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결국 머리속에서 뭔가 끊어진 저는 인내심도 함께 와장창 깨져버렸고 그 자리에서 시킨 아메리카노 커피 컵을 그 여자 얼굴에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고 하나하나 팩트폭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제가 머리 식히고 제가 뭔 말했는지 기억나는 것만 적어본겁니다)


"아이고 그러십니까? 거참 미래예지도 할줄 아는 분이셨군요. 존경스럽네요 근데 30대 넘어서 자리도 못잡고 아직까지도 취업 준비하시는 거 보면 제가 그동안 살아온 경험 상 그리 좋은 미래는 보이지 않네요? 머리속에 행복회로만 잔뜩 들어서 현실이 참 안보이시나봐요? 이야~ 30대 넘어서도 취준생인 사람이 얼마 뒤의 미래가 밝을 거라는 드라마틱한 소설이 현실이 된다면?드라마 소재로는 쓸만하겠군요. 솔직히 말씀해보세요 드라마 많이 보죠? 드라마 많이 보고 드라마 속 남자들만 보니 현실 남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눈에 뵈지도 않으신가보네요. 결혼하셔도 참 미래의 남편분이 걱정이군요. 아 취준생 주제에 남자 스펙을 그리 따져대는걸 보니 결혼이 아니라 취집(취직과 시집의 줄인말로 남자나 남자 집안의 스펙과 부만 보고 결혼하는 것을 비꼬는 말입니다)을 하시려나 보군요. (중간에 기억이 안나서 생략)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죠." 라고 대놓고 쏘아붙여 버리니 영혼까지 털렸는지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얼굴이 시뻘개져서 씩씩댔지만 팩트폭격을 IWS2000의 날개안정분리철갑탄 급의 위력으로 쐈는지 아무말도 못하고 있더군요.


저는 그 모습 뒤로 하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생각같아선 대놓고 여사친에게 이따위 여자를 소개해준거냐면서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혹시나 본 모습이 이런 사람인지도 모르고 소개시켜준건 아닌가 하고 점잖게 "네가 소개시켜준 여자 안되겠다" 를 시작으로 전부 이야기해줬더니 오히려 미안하다고 사과하더군요. 뭐 모르고 소개시켜준건지 아닌지는 하느님도 모를 일이니 그냥 넘어가주기로 했습니다.


아무튼 이번 일로 또 한번 이성에 대한 불신을 마일리지 카드 적립하듯이 쌓아버렸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만 제게 일어나는건지 생각같아선 조물주의 멱살을 잡고 물어보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으니 나란 인간 운명이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그냥 내가 지은죄가 많아 이런거지 라고 생각하니 차라리 그게 맘이 편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