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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가야에 새로이 서점을 개업한 서점체인의 역발상

마드리갈, 2024-02-27 20:58:23

조회 수
141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의 스기나미구(杉並区)에는 아사가야(阿佐ヶ谷)라는 지역이 있어요. 인구 25,000명 이내의 이 지역은 일본에서는 소수종교인 기독교 관련으로도 꽤 유명한 곳으로 지난 2월 10일에 설립 100주년을 맞은 일본기독교단아사가야교회(日本基督教団阿佐ヶ谷教会) 등이 있는 것은 물론 서점이 많은 문인의 거리로서도 유명했어요. 아사가야에서 거주했던 대표적인 문인들은 이부세 마스지(井伏鱒二, 1989-1993), 요사노 아키코(与謝野晶子, 1878-1942),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1948), 카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1899-1972) 등이 있었는데다 한때는 하나카고베야(花籠部屋)라는 이름의 스모도장이 있어 1970년대에는 "동군의 료고쿠, 서군의 아사가야(東の両国、西の阿佐ヶ谷)" 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까지 걸출한 선수들이 활약하기도 했어요. 또한 한지붕아래(ひとつ屋根の下), 익명탐정(匿名探偵) 등의 실사드라마 및 뉴게임(NEW GAME) 등의 애니의 배경으로서도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죠.


그러나 이런 아사가야도 소비패턴의 변화를 피할 수는 없게 되었어요. 특히 일본 전국에서 서점이 줄고 있는 현상은 역시 아사가야라고 해서 예외가 아닌데, 여기에서 도쿄를 기반으로 한 서점체인인 야에스북센터(八重洲ブックセンター, 공식사이트/일본어)가 역발상을 발휘하여 아사가야에 350평방미터(=107평) 넓이의 서점을 개업했어요. 내부에는 만화가들이 보내온 개점축하 메시지도 게재되어 있어요.


20240216-コミック 漫画家サイン画像-1.jpg

이미지 출처

2月10日(土)新店舗「阿佐ヶ谷店」オープン

(2월 10일(토요일) 신점포 아사가야점 오픈, 2024년 1월 26일 야에스북센터 공지, 일본어)


야에스북센터는 이름에서 보듯이 도쿄의 관문 도쿄역의 동쪽인 야에스에서 시작한 서점체인으로 도쿄도(東京都)에 5개, 카나가와현(神奈川県)에 2개, 치바현(千葉県) 및 토치기현(栃木県)에 1개씩 지점을 둔 전체 9개 점포를 지닌 서점체인. 그러나 정작 이 서점체인의 이름의 기원인 야에스에는 더 이상 야에스북센터가 없어요. 본점이 있는 도쿄역 주변의 재개발공사가 시작해서 본점은 영업이 종료되었으니까요.

한편, 문인의 거리로 잘 알려진 아사가야에서 40여년간 영업해 온 서점 쇼라쿠(書楽)가 2023년 11월에 폐점했고 지역주민들이 그것을 안타깝게 여기기도 했어요. 야에스북센터의 사토 카즈히로(佐藤和博) 사장은 그 사정을 알고 아사가야에서의 점포 신설을 검토하여 사업타당성이 있다고 판단을 내린 후에 그 폐점한 쇼라쿠의 자리를 양수받아 내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고객들이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아동서 코너도 확충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서점체인 사장의 역발상에 지역서점 쇼라쿠의 역사가 이렇게 이어지고 아사가야는 다시 독서가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이것에 대해서는 아래의 보도기사를 참조하면 되겠어요.

井伏鱒二や太宰治ら集った阿佐ヶ谷、「書店ゼロ」の危機…跡地譲り受け八重洲ブックセンター開業 

(이부세 마스지, 다자이 오사무 등이 모였던 아사가야, "서점제로" 의 위기...옛 자리를 이어받아 야에스북센터 개업, 2024년 2월 27일 요미우리신문 기사, 일본어)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하죠. 자본의 논리에 문화가 죽는다고.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자본의 논리는 문화를 얼마든지 살릴 수 있어요. 바로 이렇게. 그리고 축적된 자본의 힘이 없으면 문화는 아예 처음부터 태어나지도 않아요. 이렇게 문인의 거리 아사가야를 다시 빛나게 만들려는 이런 기업의 노력을 어떻게 폄하할 수 있을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6 댓글

마키

2024-02-28 00:58:40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고 컴퓨터의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종이문서의 시대는 끝이라고 했지만 정작 지금도 전세계의 수많은 사무실에서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종이들이 다양한 서류로 소비되고 있죠. 


예... E-Book 시스템이 편하고 좋다는걸 알면서도 종이 책이 주는 무게감과 종이의 질감, 페이지의 감촉과 넘길때의 감성 등을 이유로 꿋꿋하게 보관과 관리의 문제를 감수하고 종이 책을 고수하고 있는 저 같은 사람도 있구요.

마드리갈

2024-02-29 16:54:29

미래예측이 빗나간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가 종이 없는 사무실에의 환상이었죠. 전산화되어도 여전히 종이의 수요는 많은데다 플로터 등으로 출력되는 대형도면 같은 건 모니터 화면으로는 어림도 없어요. 게다가 종이로 된 문서는 여러개를 한꺼번에 펼쳐놓고 보는 데에는 역시 전자문서에 비해 더없이 편리하기도 해요. 게다가 감성적인 면모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죠.


사실 종이책이 더 효과적인 분야가 또 있어요. 철도시각표. 특히 일본의 복잡한 철도시스템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는 데에는 책 형태의 철도시각표만한 게 없어요. 그래서 교통신문사와 JTB 출판부가 각각 철도시각표를 월간지 형태로 발행하고 있어요.

Lester

2024-02-28 02:13:05

자본의 논리에 문화가 죽는 게 아니라, 자본에 의해서 '경쟁력이 있는' 문화가 걸러지는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문화도 결국엔 상품이고 상품은 경제논리를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영원불멸할 것처럼 리니지로만 먹고 살던 엔씨소프트가 눈에 띄게 하향세를 걷는 것도 그래서구나 싶고.


다만 기사 내용은 잘 이해를 못하겠네요. 점포를 신설하면서 규모가 오히려 넓어진 건가요?


p.s. 저도 종이책 좋아합니다. e북은 근본적으로 크든 작든 모니터를 들여다봐야 해서 눈의 피로도가 미묘하게 더 높지만, 책의 경우 다소 과감한 사람들은 페이지를 접거나 여백에 자필로 메모를 하기도 하니까요. 마키님이 말씀하신 페이지를 넘기는 그 '손맛'도 일품이죠.

마드리갈

2024-02-29 17:06:32

문화라는 개념의 범위설정과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본의 논리에 문화가 죽는다는 헛소리를 하는 법이죠.

문화라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한정하기 쉽지만 사실 가장 넓게 정의하면 인간의 활동 및 그 소산. 그리고 문화는 항상 변천하기 마련이고 어떤 것은 유산의 영역에 편입되기도 하고 그래요. 즉 문화가 선택받고 선택받지 못하고 하는 것도 자본의 논리가 아니가 그 자체도 또 문화라는 것이죠. 이것을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마르크스-레닌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의존하니까 모든 것을 자본 탓 하는 편리한 헛소리에도 전혀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것이죠.


사실 기사에서 직접 설명된 건 아니지만, 야에스북센터 아사가야점이 폐업한 쇼라쿠의 자리에 들어서면서 다소 넓어졌다고 유추할 수는 있어요. 기존 공간을 거의 대부분 유지하면서 새로이 자녀동반 가족을 위한 코너도 신설했으니까요.


역시 종이책은 종이책만의 매력이 있어요. 종이책의 멸종은 인류가 고래처럼 전면적으로 수중생활을 하기 전에는 불가능해요. 

DDretriever

2024-02-28 12:09:47

애초에 현재 명작으로 남은 수많은 예술작품들은 그 시절 자본에 의해 고용되거나 의뢰된 작품들이 대부분이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비롯한 바티칸의 천장화들도 교황청에게 제대로 돈을 받고 오랜시간의 작업 끝에 만들어진 철저한 자본주의에 의한 작품이었고 셰익스피어의 수많은 걸작들 또한 당시 극장 흥행을 위해 만들어진 공연 각본이었으며,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수많은 클래식 명곡 역시 당대 철저하게 자본주의 시장에 의해 쓰여진 작품들이었습니다.

베토벤이나 로댕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 역시 살아생전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고 부유한 후원자를 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들이며 작품에 힘쓰는것 못지 않게 대외적인 이미지 관리나 관계형성에도 큰 힘을 들였죠.

그런 역사적인 사실들도 모르고 저런 소리를 하는건 자신의 무지를 당당하게 자랑하고 다니는 일 밖에 되지 않습니다.

마드리갈

2024-02-29 17:12:26

그럼요. 말씀하신 사례가 바로 문화도 산업이고 자본주의의 한 부분이라는 산 증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되면서 왕족이나 귀족의 전유물이였던 각종예술은 크거나 작은 비용부담으로 널리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되었어요. 서양음악사에서는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직업음악가의 등장이 대체로 18세기 후반에 본격화되어 19세기에는 완전히 자리잡았구요. 


자본의 문화침탈 운운하던 사람들이 조선시대 남사당패같은 그렇게 자본과 인연없는 문화활동을 즐긴다는 건 여태 들어본 적이 없어요. 자신들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그런 헛소리를 해서 얻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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