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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년대의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Lester, 2018-06-11 04:36:37

조회 수
174

제목처럼 참고할 생각으로 지금까지 몇몇 작품들을 계속 둘러보고 왔습니다만, 문득 정말 참고가 되는지 안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들여다보고만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점을 정리해 보면 대강 두 가지입니다.

?1) 작품의 구조가 다르다.

?2) 시대적 배경이 다르다.


1)의 경우는 처음부터 판을 너무 키워둔 게 문제였습니다. 가령 옴니버스를 표방하고 있었음에도 모든 에피소드가 적잖게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작품을 참고한다든가, 참고작품을 떠나서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설정을 구상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모든 옴니버스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한 번 쓰고 그 다음엔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다가 의외의 떡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거의 항상 큰 그림을 그려두려고 했던 겁니다. 레귤러 캐릭터들을 손보는 과정에서 계속 '첫 등장 에피소드'란 것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까지도 에피소드 구성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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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경우는 저 혼자 해답을 찾기 힘들고, 한편으론 다른 분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주제라서 문단을 나누겠습니다.


일단 저는 8~90년대의 작품이 좋습니다. 따져보면 게임이 가장 오래됐고(DOS, NES, 8~90년대 아케이드 등), 만화나 영화는 2000년대까지 미묘하게 걸쳐 있네요. 어떤 부분이 좋느냐고 한다면, 뭐랄까... 감상적인 부분이랄까요? 근래의 작품들은 리얼리즘이라고 해야 하나, 엄청나게 자세하거나 치밀한 구석이 있고 한편으로는 '냉철'한 면모도 상당합니다. [다크 나이트] 이후로 히어로물은 대부분 고뇌하게 됐다던가요? 그런 것은 잘 모르겠고 또 딱히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아닙니다만, '여기도 심각, 저기도 심각' 하는 식으로 비슷한 분위기가 너무 형성되다 보니 약간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8~90년대의 작품들은 은근히 '유치'하거나 '조잡'한 구석이 있습니다. 영상만 봐도 화질이 구리고, 음악이나 소재, 표현 등이 딱 구닥다리 느낌이 나죠.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근래의 작품에 비하면 감정이 훨씬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공감하기도 즐거워지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이해'하기도 쉬워요. 얘는 착하고 얘는 나쁘고, 그리고 나쁜 녀석은 시원하게 얻어터지거나 망하고. 반전이다 대립이다 하다가 목표를 잘못 잡아서 모든 팬에게 까이는 근래의 몇몇 영화에 비하면 훨씬 나아요.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나홀로 집에(1990)]를 2010년대에 만들면 재밌을지 의문입니다. 대부분의 함정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하는 게 재밌으려나요? [쥬만지(1995)]를 리메이크한 [쥬만지: 새로운 세계(2017)]가 개봉된 지 꽤 됐습니다만, 보면 옛 추억을 망칠까봐 걱정입니다. 대강 검색해 보니 엄청나게 우월한 것도 아니고, 원작은 기승전결이 충실하고 주제도 명확했는데 그것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었나 의문입니다. 뭐 저만 그런 것일수도 있으니까 넘어갈게요. 어쨌든 8~90년대의 작품은 로망이 풍부하게 느껴져서인지, 저는 지금보다 그 시절에 제작된 작품들이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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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 작품도 8~90년대를 배경으로 할까... 했는데, 자료조사를 다시 해야 하나 걱정되네요. 지금까지 쓴 에피소드들은 기술 수준을 특별히 명시해 두지 않았기에 상관없지만, 핸드폰이나 이메일, PDA 등은 꼭 등장시켜야 스토리 전개에 쉬운데 이게 시대와 맞지 않을까봐 걱정입니다. 그냥 뭐, 2000년대 배경이다 치고 아직 8~90년대 스타일이 남은 세계관이라고 땡치면 끝나려나요?


그 외에, 혹시 8~90년대에 대한 감상이나 생각, 기억에 남는 작품들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고 싶습니다.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8 댓글

SiteOwner

2018-06-11 22:26:21

그 시대를 흔히 일본에서는 쇼와(昭和)의 끝, 헤이세이(平成)의 시작으로 나타내는데, 헤이세이 연도가 1989년 1월 8일부터 시작했다 보니 그렇게 통하고 있습니다.


그때의 일본의 문화컨텐츠는 그야말로 전설의 퀄리티였습니다. 특히 음악에 관해서는, 그나마 2000년대의 침체기에서 벗어난 2010년대의 것조차도 아직 그 때의 것을 초월했다고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애니에서도, 당시의 메존일각, 전영소녀, 오 나의 여신님, 요리왕 비룡 등의 것은 장인정신의 극치라고 해야 할까요, 화면 종횡비와 작화, 서체 등에서 약간 옛날 분위기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저 당시에 저런 퀄리티가 가능했구나 하고 감탄할 정도는 됩니다.

자세한 건 또 따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Lester

2018-06-12 02:08:20

음... 기술적인 면에서는 잘 모르겠고 감상적인 면에서의 의견을 기대했습니다만, 어쨌든 몇몇 작품은 정말 퀄리티가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요리왕 비룡은 애니를 끝까지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연출만큼은 확실히 대단했던 것 같네요.

마드리갈

2018-06-12 13:13:07

그 시대의 문화컨텐츠는, 최소한 저에게는 이렇게 보여요. 정감이 간달까요.

음악의 경우는 여러 시대의 것을 듣는 터라 딱히 시대가 다르다고 해서 딱히 위화감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80-90년대의 것은 뭐랄까, 최소한 저에게는 정감있는 창작물의 모범이라고 부를 수 있을 거예요.

텍스트나 영상물의 경우는, 약간 답답한 구석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오늘날의 것보다는 많이 준다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는 결코 싫지만은 않고, 오히려 더 나은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Lester

2018-06-12 20:49:09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군요. 지금의 텍스트나 영상물의 경우는 뭐랄까 사회비판적인 요소가 전반적으로 너무 강하다보니, '꺼림칙하다'보다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반대급부적으로 8~90년대의 감성이 느껴지는 인디게임을 찾게 되네요.

마키

2018-06-13 05:37:18

90년대 작품은 뭔가 선악이 딱딱 잡혀있어서 좋아요


구질구질하게 말 많고 사연 많은 악당보단 그냥 악당 짓을 하고 싶어서 악당을 하고, 악당 짓에 일체 변명이 없고, 그렇지만 악당이면서도 왠지모르게 친근감이 들고 응원해주고 싶은 악역들(몬타나존스의 제로경 이라던가)이 넘쳐나던 시대였죠.


그외에도 저는 세대도 그렇고 연도도 그렇고 90년대 초중반~2000년대 초중반에 방영하던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지라 그쪽이 제일 친숙하네요. 큐빅스 라던가 천원돌파 그렌라간 이라던가 용자 시리즈 라던가 하는 식으로...


뭐 비단 메카물이 아니더라도 다!다!다! 라던가 아따맘마 라던가 오쟈마녀 도레미 라던가 개구리 중사 케로로 라던가 하는 식으로 그 시절 작품들에 묘한 향수가 있어요.


게임...이라면 어릴땐 닌텐도의 게임보이 어드밴스 SP가 그렇게 멋져보일수가 없었죠. 지금은 이미 닌텐도 기기만 3개나 굴러다니고 있지만요.

Lester

2018-06-15 04:59:32

확실히 요즘처럼 전술했듯이 주인공이나 악당이 사연을 줄줄 풀어내는 것에 비하면 명확해서 좋은 게 사실이죠. 속된말로 "XX같지만 멋있어" 같은 느낌도 있고요. 다만 로봇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엔 별로 와닿지 않네요. 뭐 K캅스라거나 골드런(기차였던가요?), 가오가이거(이것도 로봇물인가?) 등이 기억에 남긴 하지만, 재밌다기보단 그 시절 그 애니 같은 느낌이라 큰 감흥은 없습니다. 표정을 지을 수 없는 로봇이라서 그런 건지, 그냥 SF를 비롯한 과학물엔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어요. 용의발톱단으로도 패러디되었던 트랜스포머 애니는 표정이 다양하던데 디럭스봄어어어어어


저의 경우엔 (그 당시엔 정식 명칭도 몰랐지만) 패미컴이 신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오락실에 갈 필요도 없겠다, (불법이지만) 합팩을 통해 여러가지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겠다, 게임 그 자체였네요.

콘스탄티노스XI

2018-06-19 16:52:01

그 시절?작품에서 선악이 잡혀있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선악의 경계적 캐릭터를 잘 잡았죠. 대표적인 경우가 카즈가 있겠네요. 전투조류에서 카즈는 종족의 발전을 위해 돌가면을 만드는 개혁가적 면모를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동족들을 전멸시키는 독선가적 면모를 보였고, 작중에서도 파문전사가 아닌 이상은 인간을 섣불리 학살하지 않는 면모를 보이는등(물론 독일군은 선공쳤으니 제외.) 나름대로 악역이지만 자신의 도덕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죠....?

Lester

2018-06-23 04:12:24

그래서 선역은 전반적으로 뭉뚱그릴 수 있다보니 별로 인기가 없는데, 악역은 반대로 "어느 부분에선 악당이지만 이 부분만큼은 지킨다"는 식으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보니 연구해보는 재미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같은 논리라면 선역도 "이러한 부분에서는 선인이지만 이러이러한 점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이 가능할 것 같은데, 선역에 대한 연구는 많이 안 해봐서 모르겠네요. 애초에 선역을 연구할 필요가 있는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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