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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사실을 알게 되어서 이렇게 글로 다루어 보게 되었어요.
삼성전자가 반도체위탁사업부인 "파운드리" 를 한글로는 쓰지 못하게 하고 오로지 영어로만 쓰도록 했다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자세한 전말은 아래에 소개된 기사를 참조해 보세요.
삼성전자 "파운드리 표기, 한글 말고 영문으로 하라" 지침 내린 까닭은, 2025년 3월 10일 조선일보 기사
파운드리(Foundry)라는 말은 본래 금속을 녹여서 틀에 부어 제품을 만드는 주조장(鋳造場)을 의미하죠. 사실 이 단어는 "녹인다" 를 의미하는 라틴어 fondere에서 유래한 프랑스어의 fondre가 변형된 fonderei가 영어로 유입되어 만들어진 것이고, 스위스의 요리로 유명한 퐁듀(Fondue) 또한 같은 어원을 지니고 있어요. 그러니 어원을 정확히 알면 혼동의 여지가 전혀 없어요.
사실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있어요. 자사의 완제품 일관생산라인과 타사의 주문제작라인을 동시에 가지는 게 좋은 선택은 아니거든요. 즉 언젠가는 자사제품과 타사제품이 경합할 수 있는 것이고, 자사의 완제품이 없이 타사제품의 주문제작만을 전담하는 대만의 TSMC가 더 유리한 것은 이미 정해진 것인데 그것만은 안 보이는지...
뭐,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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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Lester
2025-03-11 00:19:29
안 그래도 근래는 security를 세커티, merge check를 매리지 체크, makeup을 메컵이라고 적는 세태를 두고 '판교 사투리'라는 이름으로 비꼬더군요(예시 영상). 영어도 사투리도 아닌데 말이죠. 말씀하신 '파운드리' 영문 표기 고수를 보니까 바로 이 생각이 났습니다. 특히 이것이 대학 다닐 때도 있었던 "국내 번역서는 엉터리니까 차라리 원서를 보면서 수업을 들어라" 같은 상황하고도 연결되는 것 같은데, 지금은 오히려 대학 바깥까지 퍼진 건가 싶어서 황당하기 그지없네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역시 수능 영어까지 가야 할 것 같지만...
한편 인용하신 기사를 읽어봤는데, poundry라는 단어가 아예 없는 것도 있지만, 오히려 실질적인 기술이나 시스템 개선보다 이런 발음 하나하나에 연연하는 형식주의 때문에 삼성이 여기까지 추락한 것이다... 라는 반증인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옛날 학교에서 정신상태를 바로잡겠다는 식으로 급훈을 적어두던(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것도 생각나고...
세계의 삼성에서 한국의 삼성으로, 다시 한국의 삼성에서 '한국의 그냥 대기업'으로 점점 내려앉는 것 같은데, 어디까지 내려갈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마드리갈
2025-03-11 00:33:11
진짜 쓸데없는 짓을 골라서 하는 게 눈에 보이죠.
결국 이런 거예요. 언급해 주신 판교사투리라든지 본문의 파운드리 영어표기 일원화는 실제의 업무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들과 같은 파벌에 속하는 것인게 더 중요하다는 산 증거라는 것. 그러니 실질적으로는 수익성 확대나 기술력 증강 같은 것이 중시되지 않아요. 이런 행태에서 성과가 잘 나오면 그게 이상한 것이죠.
이제 그럴 수밖에 없을 듯하네요. 위상하락. 그들이 자초한 것이니 어쩔 도리도 없어요.
마드리갈
2025-04-25 23:59:35
2025년 4월 25일 업데이트
삼성전자의 미국내 파운드리 전략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어요.
2026년 취역을 목표로 택사스주 테일러에서 건설중인 파운드리는 대형 고객사 확보에 난점을 겪는 가운데 예정대로 가동을 시작하면 적자가 예상되고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전세계를 향한 관세전쟁의 피해를 입을 것이 명백해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어요. 또한 파운드리 사업부가 금년도에 최대 5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있어 진퇴양난 상황을 타개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되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한진만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전략 '진퇴양난', 공장 안 돌리면 '관세' 가동하면 '적자', 2025년 4월 23일 비즈니스포스트 기사
마드리갈
2025-07-30 00:33:33
2025년 7월 30일 업데이트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기자동차 생산기업인 테슬라(TESLA)로부터 165억 달러(=22조 7648억원) 상당의 자율주행시스템반도체 AI6의 위탁생산 수주를 받았어요. 테슬라의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2033년까지 지속될 이 계약규모가 최소라고 언급했어요. 생산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설립되는 공장에서 이루어져요. 8년간 창출될 이 사업매출은 삼성전자의 2024년 파운드리 매출액의 15% 정도인데다 처음으로 2나노미터 공정에서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한 데에 큰 의미가 있어요. 그러나 이 테슬라라는 기업이 전자업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고 신뢰성도 아직 회복하지 못해서 대만 TSMC와의 격차도 더욱 커져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삼성 파운드리, 테슬라서 23조 수주, 2025년 7월 29일 조선일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