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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끝과 시작 2 - 북한은 일종의 성역이다

SiteOwner, 2013-08-02 17:49:14

조회 수
325

세기의 끝과 시작 1 - 모든 가치관은 뒤집혔다


대학가 구석구석을 보면 참 신기한 구석이 있습니다.

가장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이고 가난한, 그래서 나쁜 소식과 탈북자가 끊이지를 않는 북한에 대해서는 유달리 시선이 관대하다는 것.

오랜 전제군주정과 뒤이은 식민통치가 종식된 직후 수립된 공화정을 주도하였으나 이제는 사라진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서는 엄청난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존하는 독재정권인 북한에 대해서는 무한한 이해와 인내가 뒤따랐습니다.


보통 북한을 성역으로 여기는 근거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북한은 친일파를 모두 숙청한 정통성 있는 정권이다.
  2. 국제연합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조직이므로 국제연합이 그들의 입맛에 맞는 한국을 유일 합법정부로 인정했을 뿐이다.
  3. 북한관련 정보는 모두 왜곡되어 있다.
  4. 북한을 찬양할 자유를 주지 않으면서 비판만 하라는 것은 불합리하다.
  5. 통일운동을 위해서는 북한도 포용해야 한다.
  6. 북한에는 그들 나름대로의 가치관이 있다.
  7. 김일성 일가 숭배는 인민의 선택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북한을 비판해서는 안되며, 따라서 이 금기를 깨면 그는 반통일주의자, 정부의 방침에 동조하는 반지성적인 반동분자 등으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흔히 북한의 친일파 숙청과 프랑스의 나치부역자 처벌을 같은 선상에 놓는 운동권들이 많은데, 이것은 북한이 친일파를 숙청했다는 것조차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프랑스의 경우는 전혀 경우가 같지 않은데도 끌어들입니다.

사실 초대 내각의 명단만 살펴봐도 한국의 내각에는 아예 친일파가 없었고, 오히려 친일경력은 북한에 더욱 많았으니까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고 국가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정지한 기간 동안의 범죄행위와 아예 다른 국가의 국민으로 살아온 경력을 범죄화하는 것 자체가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는 것이니까 이것은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러면 프랑스에서처럼 친일파 후손은 거리로 끌어내서 때려 죽이고 강간해야 하냐고. 그렇게 실행할 수 있다면 인정해 주겠다고. 그러자 저에게는 인신공격이 돌아왔습니다.


국제연합이 제국주의 국가의 조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그렇다면 소련과 중공도 제국주의 국가이고 그 두 국가의 위성국으로서 살아 온 북한도 역시 그렇지 않은가 하니 북한은 등거리 외교를 통해 자주성을 확보해 낸 국가이니까 국제연합이 싫어한다고 말을 돌립니다.

심지어는 북한을 미국과 맞서는 정의의 사도라고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런 정의의 사도가 북한 전역에 강제수용소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북한관련 정보가 왜곡되어 있다는 레파토리는 보통 이렇게 나타납니다.

북한 관련 소식 중 나쁜 것만 모아서 침소봉대한다, 사진이나 영상의 색조 등을 조작하여 일부러 어둡게 보이는 식으로 나쁘게 만든다, 북한의 좋은 면은 안기부가 철저히 숨긴다 등등...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지가 신기합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개선되는 것은 없고 나쁜 뉴스만 계속 늘어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철저히 국제사회가 북한을 탄압하고, 북한은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을 찬양할 자유를 주지 않으니까 북한을 비판하지 않겠다는 논리는 겉보기에는 상당히 균형잡힌 듯 하지만 논리상의 흠결을 안고 있습니다. 이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을 찬양할 자유가 없다면 그에 대한 비판도 없다고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마법의 코드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찬양할 자유, 비판의 자유 이전에 기본적인 사실이 중요하다는 점을 볼 때 이 논리는 설 자리 자체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더군다나 이 논리는 과거의 자칭 민주화세력 내에서 나온 주장이라는 점에서, 종북주의가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깊숙히 숨게 되는 고질적인 문제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남북통일이니까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는 점은 아주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러면 서독은 동독을 포용했을까요?

서독은 국토와 국민은 포용했습니다. 그러나 동독의 공산독재체제는 모두 배제당했습니다. 또한 동독이 만든 독자적인 행정구역은 무효화되고, 동독의 화폐도 기간한정으로 교환되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동독의 지도자들은 지배기간 중의 반인륜적 행위를 이유로 기소되고 해외망명 중에 객사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연히 외교관들도 실업자가 되었습니다. 외교전에서 동독이 패한 것이라서 그들이 기용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즉 동독이 서독에 흡수되어 소멸하였고, 결국 서독 중심의 통일 독일이 건국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자칭 통일론자들은 북한 체제의 소멸을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소멸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이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 없으니까 1국가 2체제의 체제로 가자고 합니다. 직접 고려연방제라고 하기는 무엇한지, 저것을 코리아연방제라고 바꾸어 쓰면서 북한의 고려연방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북한에는 고유의 가치가 있다는 주장에 이르면, 아예 북한은 그 자체로 신성한 존재가 됩니다.

재독학자 송두율의 유명한 내재적 사고방식에 의하면, 북한의 주체사상, 김일성 일가의 독재 등은 모두 그들의 내재적 가치관에 부합하는 것이고, 그것을 서구의 일방적인 가치관으로 재단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절대선입니다. 


김일성 일가의 독재 또한, 인민의 자발적인 선택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김일성은 독립운동가이자 김정일은 통일운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작을 해왔으니인민의 지지는 당연하고 그에 따르지 않는 반혁명분자는 처단해 마땅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일성의 독립운동이라는 것은 날조투성이인데다 그들의 논리로 김정일 지휘의 각종 테러공작이 시인되는 효과가 일어납니다. 그들은 김정일 주도의 각종 테러활동을 통일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희생이라고 생각하니 각종 테러사건을 정권연장을 위한 군사독재세력의 공작이라는 주장과는 양립불가능하고 따라서 여기서 깨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북한이 그렇게 좋다면서 자진월북하는 운동권들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마치 열국지에 나오는, 홍수가 나지 않도록 매년 용왕에게 신부감을 점지해 줘야 한다면서 부정축재하는 무당과 그 뒤를 봐 주는 지역 유지들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는데 이것은 지나친 것일까 아닐까를 스스로에게 되물어 보고 있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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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대왕고래

2013-08-02 19:53:29

4번을 보고 생각한건데... "'지나가는 아무 사람이나 죽이고 싶다'는 게 욕먹을 이유는 없다"고 말하는 거 같아요.

취향은 존중해달라는 말은, 취향같은 취향에나 속하는 거죠.

SiteOwner

2013-08-02 20:10:48

사실 운동권들의 그러한 논리가 사이코패스 등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념에 의해 사고의 방향과 정당성을 결정하는 확신범이라는 점에서 특히 더욱 위험하기도 하고, 그러기에 장기복역수도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운동권들은 비판범죄학적 관점을 많이 지니기도 합니다. 즉 사회 자체가 범죄집단이고, 그래서 범죄의 해결을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를 전복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기에 실정법 안지키기는 결코 죄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현 사회의 파괴를 위해서는 더욱 바람직한 행위이기까지 합니다.

호랑이

2013-08-02 20:16:26

인터넷이 발달하고, 다른 지역의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짐으로서(비록 언어적인 장벽이 있다고 해도) 오히려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숭배가 사라지고, 북한을 [믿는] 사람들의 자리가 좁아지기 시작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SiteOwner

2013-08-02 20:28:28

정보가 국경을 넘어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도 역시 자유의 위대성은 증명됩니다.


종북주의자들을 보면 환단고기 숭배자들과 상당히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의 신봉사상은 오류가 없고, 각종 자료에 의한 교차검증으로 철저히 논파될 경우 음모론적인 사고방식을 내비치며 반박자들을 모함하고, 특수한 사례에 집착하면서 보편적인 법칙 등을 무시하는 오류를 아무렇지도 않게 범합니다.

HNRY

2013-08-02 21:44:52

이건 뭐……국가보안법은 밥인가 싶네요. 대체 어떻게 해야 사상이 저렇게 박힐 수 있는 것인가요? 대체 북한이 뭐라고……그리고 실제 월북했다가 탈북한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상상하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는데 왜;;

SiteOwner

2013-08-02 22:15:20

적의 적은 우방이라는 안일한 사고방식, 그리고 시간차를 두고 들어온 북한의 각종 선전자료에서 보이는 발전상에 대한 환상 등이 겹쳐서 종북주의자라는 괴물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1977년을 기점으로 남북의 국력차가 역전합니다.


탈북자에 대해서 운동권들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국을 배신한 자들이니까 그들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는 국적을 의심케 하는 주장에서부터, 한 사회체제에 대한 불만자가 그 탈출한 체제에 대해서 우호적으로 말할 가능성이 없다는 중립적인 듯하지만 탈북자들을 비난하는 논조까지, 표현은 다르지만 결국 탈북자가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면 유신체제에 반대하여 망명한 사람들을 그렇게 취급해도 되느냐고 물으니까 박정희 옹호자 아니냐, 대구경북 출신이니까 그런 말을 한다 등등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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