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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독승전기념일 행사에서 드러났던 것들

마드리갈, 2023-05-09 22:03:04

조회 수
114

주의사항
이 글은 이용규칙 게시판 제19조 및 추가사항에 근거하여 작성된 것으로, 세계적으로 제재받고 있는 침략자 러시아의 정치 및 군사사항을 다루고 있어요. 여기에 소개된 영상은 어디까지나 시사상식의 전달 및 교육적인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소련시대로부터 이어지는 러시아의 기만적인 움직임에 대한 찬성의 의도를 전혀 담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실상을 비판하기 위해 인용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릴께요.


1945년 5월 9일은 소련이 나치독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날로 그 이후부터 대독승전기념일로 기념되고 있어요. 그리고 소련이 붕괴한 뒤로는 소련의 지위를 이어받은 러시아 및 구소련 구성국들이 이 날을 기념하고 있어요. 사실 정확히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연합국에 공식적으로 항복한 날이 1945년 5월 8일 밤이었지만 당시 소련에서는 모스크바 표준시로서는 이미 5월 9일로 날짜가 바뀌어서였죠. 그래서 5월 9일이 승리의 날(День Победы, 졘 빠볘듸)로서 기념되고 있어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지 2년째가 되는 오늘에도 대독승전기념일 행사는 열렸어요.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게 4가지.
영국의 스카이뉴스(Sky News) 공식 유튜브채널이 공개한 영상으로 행사의 전모를 소개할께요.


이 행사는 예전과 다름없이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Красная площадь, 끄라스나야 쁠라샤지)에서 열리고 있어요. 사실 붉은색을 의미하는 러시아어 형용사인 끄라스늬(красный)가 "아름답다" 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보니 붉은 광장이라는 지명은 "아름다운 광장" 으로도 통하고 있어요.

첫째는 이 행사가 예년과 다르게 로우앵글(Low angle)로 찍혔다는 것.
그래서 하늘을 보여주는 경우가 이상할 정도로 적고 주로 지상의 사람들 위주로 카메라가 잡혀 있어요. 기상상태 탓을 하기에는 실제 영상에 비친 모스크바의 하늘은 에어쇼를 하지 못할 정도로 나쁘지도 않아요. 게다가 비가 오더라도 인공강우 기술을 사용해서 행사 당일에 비를 안 오게 만들어버리던 소련시대부터의 관습이 이럴 때만은 전혀 적용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공식적인 이유도 발표되지 않은 상태.
이에 대해서는 뉴스를 한 건 소개해 드릴께요.

사실 이렇게 에어쇼가 없는 이유는 간단해요.
항공기 대부분을 전장에 투입하는 터라 행사에까지 동원할 여력이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에어쇼도 없고 카메라도 로우앵글.

둘째는 이 퍼레이드의 신스틸러(Scene-stealer)가 의전차로 사용된 러시아의 고급승용차 아우루스 세나트의 컨버터블 버전이었다는 점.
아우루스 세나트(Aurus Senat)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의 고급승용차. 저도 영상이나 사진으로는 수년 전부터 접했지만 실제 차량을 목격한 적은 없어요. 국내에서는 판매된 적도 없고 러시아 정부가 일본내에 반입한 적은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실시중이다 보니 더더욱 볼 일이 없겠죠.

영상에 나오는 세나트는 컨버터블로 만들어진 자동차로 단가는 3억원대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것은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나마도 저것들은 2019년에 발표된 것으로 이미 2019년 행사에 등장한 바 있어요.

Aurus-Senat-Convertible-1.jpg
이미지 출처

이 의전차가 가장 돋보일 정도로 신무기 같은 건 진짜 안 보였어요.
그나마 행사방송에서 별도로 소개된 게 9K720 이스칸데르(Искандер)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나 S-400 트리움프(Триумф) 지대공미사일 정도인데 이건 이미 오래전에 취역한 물건이라서 새롭고 할 게 전혀 없어요.

셋째는 연설에서 사용되는 어휘.
따바리쉬(товарищ, 동지), 빠볘다(Победа, 승리), 드루지야(друзья, 친구) 등이 많이 들리는가 하면 돈바스 지역을 언급하고 나치 운운하는가 하면 자유진영 국가들과 중국과 저널리즘을 탓하는 듯한 발언도 많이 나왔어요. 모두 공허하게 들릴 뿐이었죠. 최소한 승리라는 말이 러시아를 위해 존재하는 말은 아닌 듯한데.

넷째는 음악.
보통 소련-러시아의 군가 하면 장중함과 기백이 최대의 특징이죠. 공산주의 관련을 제외하면 애국심의 아름다움과 희생자에 대한 감사를 표현한 것도 많아요. 게다가 러시아의 기악은 일명 강철금관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하죠. 예전에 상트페테르스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감상한 적도 있어서 그 특별함은 잘 알고 있는데...
예년과 달리 음악의 연주수준이 많이 낮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어요. 음정이나 박자는 안 틀리지만 연주 자체가 매우 공허하게 들리고 있어요. 게다가 트럼펫의 경우 유럽에서 많이 쓰이는 로터리트럼펫(Rotary Trumpet)이 아니라 북미 및 아시아에서 많이 쓰이는 피스톤트럼펫(Piston Trumpet)인 것도 눈여겨 볼만한 요소예요.
좋아하는 군가 중 항공행진곡(Авиамарш)도 나오기는 하지만 에어쇼는 없는...

대독승전기념일 기념식은 모스크바 이외의 도시에서도 열려왔다지만 올해에는 모스크바의 것도 에어쇼 없이 열렸는데다 다른 도시에서는 최소 20여개의 도시에서 열지 않기로 했다죠. 지상에서 운용하는 차량까지 부족해지면 2024년 기념식에서는 차량도 안 쓰이고, 2025년이 되면 아예 행사에 동원할 사람도 없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번의 기념식은 유독 군인들의 행진에 집중하는 게 보이는데 오늘도 러시아군은 살아서는 침략전쟁의 선봉으로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고 죽어서는 200호 화물(Груз 200, 전사자 시신을 뜻하는 러시아군 내부의 코드네임) 취급을 받으면 그나마 다행일 정도이고 러시아 정부가 앞장서서 "그런 인간이 존재한 적은 없습니다" 라고 주장하니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3 댓글

시어하트어택

2023-05-09 23:35:08

저 열병식에서 가장 사람들이 주목한 점은 전차가 한 대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물론, 다른 전차들은 다들 전장에 가 있느라 없기 때문일 겁니다. 세계 2위 군사강국으로 알려진 러시아군의 열병식이 어쩌다가 저런 수준으로 추락해 버렸는지...

마드리갈

2023-05-10 13:17:11

그렇네요. 전차도 이미 아주 오래전의 낡은 물건이고 다른 차량은 미사일트럭을 제외하면 전차보다 작은 것이네요. 러시아의 다른 전차들은 우크라이나의 전장으로 보내져서 부서지고 있거나 우크라이나군에 완전하거나 손상이 적은 채로 노획되거나 해서 러시아군의 수중에서 계속 벗어나 있고...

개전 1년 남짓해서 벌써 이렇게까지 추락했는데 이 전쟁이 더 오래 지속되면 볼만하겠어요. 붉은 광장이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고 본문에서 언급했는데 정말 점입가경(漸入佳景)이 맞아요. 이 한자숙어의 한자 佳는 아름답다는 뜻이 있으니.

마드리갈

2024-05-06 20: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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