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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의 시대

SiteOwner, 2022-08-15 23:16:57

조회 수
111

잇따른 대참사로 인해 사고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겼던 1990년대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는 모 신문사의 공모전에 소설을 하나 낸 적이 있습니다. 낙선했는데다 지금은 그 원고조차 없어서 타이틀조차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내용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유치원생때부터 서바이벌 기술을 익히는 살벌한 시대의 일상을 담는.

그런데 요즘은 고교생 때인 그때 구상했던 그런 것들이 현실로 나타납니다.
국가도 내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니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여 각자도생한다는 보도를 보면서, 이런 시대는 오지 말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고 있기도 합니다.
문제의 기사는 이것.

게다가 이번의 재난은 수도이자 최대도시인 서울의 도심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안이라서 이러한 경향을 불식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나도 멀기 그지없습니다. 사실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완공되기까지 짧아야 몇년 뒤의 시점인데다 완공시점까지 재난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리고 결국 생존배낭, 각종 재난관련 서적 등의 방재상품이 시장에 대거 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개별적인 대응도 당연히 필요하다 보니 이것을 부정하거나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이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토목공사를 죄악시한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 짧게는 수년간 길게는 수십년간 이어져 온 세태를 볼 때 아예 사회시스템 자체를 불신해야 답이라는 결론이 고착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피할 길이 없습니다.

과연 이대로 가는 것이 좋을지.
그리고 이렇게 가면 사회시스템의 존재의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Lester

2022-08-16 13:22:35

생존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온전한 의미로서의 각자도생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래도 국가가 국민을 지켜야 할 당연한 도리를 지키지 못한다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건 별 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명색이 수도권이란 곳이 손쓸 수도 없는 허리케인이나 지진도 아니고 물난리로 고생한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네요. 특히나 신청사 주변이 침수됐다는 걸 보고 더더욱 할 말을 잃었습니다. 왜 이사갔을까요. 왜 약속했고 왜 실천했을까요. 인터넷에서 흔히 회자되는 '무능력한데 열심인 상사'에 열쇠마냥 딱딱 맞아떨어져 들어가는 것 같아서 더욱 암담합니다.

SiteOwner

2022-08-16 22:55:01

결국 이번 수해로 드러난 사회상은, 국가란 무엇이고 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간을 뒤흔드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전근대의 철학자인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가 말했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Bellum omnium contra omnes) 상태로 현대사회가 이행하는 것인지 우려가 안 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공연하게 그리고 주저없이 살인을 선택하는 살인국가(Murder State)가 아닌 게 천만다행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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