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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는 대통령이 국민을 선출합니다!!

마드리갈, 2024-03-19 13:52:23

조회 수
146

러시아의 2024년 대통령선거는 현직의 블라디미르 푸틴(Владимир Путин, 1952년생)이 압승하는 것으로 끝났어요. 또다시 그의 6년 임기가 시작되니까 2030년까지는 대통령직에 머물러 있게 되고 이전의 대통령직 수행경력을 일부 취소시키는 방법으로 편법을 쓰면 그 임기를 2036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하니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이 열려 있어요.

4명의 주자가 경쟁한 이 대선은 사실 결과를 예측하고 할 것도 없어요.
이 사진 하나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어요.

imrs.jpg
이미지 출처
Putin, claiming Russian voters are with him, vows to continue war, 2024년 3월 18일 The Washington Post 기사, 영어

왼쪽부터 이렇게 되어요. 유럽에서는 소수점에 콤마(,)를 쓰는 게 일반적이니까 이것을 감안해 주세요.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Владимир Владимирович Путин, 1952년생), 무소속, 75,948,234표(87.29%).
니콜라이 미하일로비치 하리토노프(Николай Михайлович Харитонов, 1948년생), 러시아연방공산당(КПРФ), 3,737,817표(4.30%).
블라디슬라프 안드레예비치 다반코프(Владислав Андреевич Даванков, 1984년생), 새로운인민당(Партия «Новые люди»), 3,341,484표(3.84)%.
레오니트 에두아르도비치 슬루츠키(Леонид Эдуардович Слуцкий, 1968년생), 러시아자유민주당(ЛДПР), 2,792,359표(3.21)%.


이렇게 끝난 선거는 유사선거(Pseudo-election)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뿐더러, 러시아에서 푸틴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긴 해도 모아봤자 유의미한 세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도 아주 잘 드러났어요. 게다가 러시아가 무력으로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이렇게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군인이 앞에서 감시중인 투명한 투표함 앞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것도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할 용기가 필요해요.

TASS_68113717.jpg
이미지 출처


이렇게 푸틴의 5번째 임기가 시작하면 남은 것이 있어요.
끝낼 수도 계속할 수도 없는 우크라이나에의 침략전쟁을 위한 전투원 징집이 확대되겠죠.
그야말로 그거네요. 러시아식 유머에서 말하는 것처럼, 결국 국민이 대통령을 선출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을 선출해서 전장에 내보낼 일이 더욱 늘어났다고 할 수밖에.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마키

2024-03-19 15:12:12

푸틴에 대한 넷상의 밈(meme) 중에 2011년의 선거에서 총 득표율 146%를 기록. 그 뒤로 러시아의 선거는 140% 라고 비웃는게 유행이 되었죠. 반쯤 유머소재로 취급되어서 그렇지 이때부터 이미 싹수가 보였던 셈이었구요.


윗동네의 자칭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도 그렇고 형식상으론 민주주의를 표방해 여러 후보를 놓고 고르게 하지만 실질적으로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다면 결국 고급스럽게 포장한 독재정에 불과한 것이죠.

마드리갈

2024-03-19 15:33:58

마침 잘 말씀해 주셨네요. 그 2011년 러시아 총선거는 140%로 상징될 정도로 아주 대놓고 티나게 부정을 저지른 결과였죠. 이번은 그나마 4명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100% 미만이 되다 보니 그 점에서는 진일보했지만 투명투표함에 무장한 군인까지 배치했으니 비밀투표 및 자유투표의 원칙은 보란듯이 싹 무시해 버렸으니 결과적으로 더욱 퇴보한 것이었어요.


이런 행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러시아의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날마다 줄고 있다는 것만큼은 예측할 수 있겠어요.

Lester

2024-03-20 01:19:08

옛날 같았으면 진짜 민주주의 혹은 공산주의 같은 이념의 힘을 빌어서라도 독재에 항거했을 텐데, 요새는 시민의식까지 생각하기엔 전반적으로 불황이라 그럴 힘조차 없다는 걸 지도층에서 알기에 배 째라 식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것치고 러시아는 자국민들을 달랠 서커스조차 보여주지 않는 게 특이하네요.

마드리갈

2024-03-20 11:08:13

소련 붕괴 후의 러시아는 정말 돈이 없거든요. 연방국가이다 보니 연방예산과 지방예산을 구분해서 봐야 하기는 하지만, 일단 러시아의 2023년도 연방예산은 30조 2700억 루블로 같은 해의 평균환율로 환산해 보면 1루블이 15원 47전이니까 468조원 전반. 같은 해의 우리나라의 정부예산이 639조원인 것을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는 게 보여요. 게다가 인구는 러시아 쪽이 압도적으로 많거든요. 그러니 자국민들을 회유할 생각도 없지만 회유시키려 하더라도 그럴 돈만은 없어요. 이런 상황하에서 푸틴의 집권플랜은 그거예요. 러시아 사회에 만연한 고질적인 문제인 대서방 열등감 및 피해의식과 스트롱맨을 원하는 문화기조를 자극해서 무력하게 해체된 소련 대신 강한 러시아를 내세우고 그 지도자로서 마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저렴한 집권플랜이거든요. 그게 오래가든 못가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당장의 선택지만 만족할 수 있으면 되는 거고, 결국 그것을 가장 정확히 읽은 사람이 푸틴이니까요.


좀 더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게 되어요.

푸틴의 입장에서 러시아 국민은 잡은 물고기. 그러니 미끼를 더 줄 필요도 없어요. 아니, 주면 안되죠. 그리고 그 물고기의 운명은 푸틴의 손에 달렸어요. 가두어 놓은 물고기 중 알렉세이 나발니같은 부류는 같이 있으면 다른 물고기들을 동요시키니 땅에 던져놓고 죽게 놔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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