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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이란의 봄

HNRY, 2018-02-12 23:18:26

조회 수
173

지난번 서아시아 소식 두 가지를 전하고 또 새로운 소식이 보이기에 가져와봤습니다. 이번에는 아라비아 반도를 벗어나 페르시아의 이야기입니다.


2010년대의 대다수 아랍권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었는데, 사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아랍의 봄이란 명칭과 달리 사실 아라비아 반도 이외의 북아프리카부터 중앙아시아까지를 아우르는 이슬람권에서도 이런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었지요. 이란도 그런 곳들 중 하나였습니다. 허나 하메네이가 국민들의 설득에 나서고 개혁파에 속하는 대통령인 하산 로하니가 당선되며 여느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들처럼 흐지부지 될 것 같았는데......최근 반정부 기조의 불씨가 다시 지펴져버렸습니다.


당연하지만 원인은 정부에 있었습니다. 하메네이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하메네이는 최근 중동의 혼란을 틈타 시아파 세력의 확대를 노리며 헤즈볼라, 시리아, 이라크, 예멘 후티 등 각종 시아파 관련 세력에게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군비는 당연히 국고, 즉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런 소중한 돈이 엉뚱한데로 빠져나가고 있었는데다......이란의 1대 최고 종교 지도자인 호메이니의 거대한 영묘를 짓는다고(이슬람에서 그렇게 금하는 우상숭배나 다름없는 짓인데도!) 또 건축비로 돈을 쏟아부으니 최근 이란의 경제가 많이 불안해졌다 합니다.


그리고 이 반동인지, 사람들은 아랍의 봄 때 이상으로 정부에 크게 실망하였고, 여기서 더 나아가 젊은이들 중심으로 아예 이슬람 신정체제 자체에 반감을 대놓고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란의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히잡 쓰지 않기 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공장의 노동자들과 버스 기사들이 단체로 파업을 하거나 공군 고위 장성이 항명을 하는 등의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하메네이 정부는 이런 자들을 계속 붙잡아들이는 식의 강경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데......사실 당근으로 회유해도 모자랄 판에 채찍으로만 일관하니 반발은 끊이지 않았지요.


그리고 강경진압 일변도가 지속될수록 반감은 점점 더 커져, 이란의 준군사조직 혁명수비대 산하 조직인 바시지의 본부들이 시위대에 의해 불에 타고, 더 나아가 현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 그걸로도 모자라 1대 지도자인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불태우는 과격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걸로도 모자라 아예 현 이슬람 공화국 이전, 팔레비 왕정 시절의 깃발을 꺼내고 또 팔레비 왕조의 복고를 외치는 세력들까지 나타났습니다. 팔레비 왕조가 왜 쫓겨났는지를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 합니다.


이에 맞서 정부는 시위자들을 잡아들이는 것 외에 정부 직할의 민병대 및 빈민들을 회유하여 관제시위를 하는 걸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는군요. 물론 인터넷 등 매체가 발달한 현대에 이런 관제 시위의 효과는......


현재의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무슨 결과가 일어날 지는 예측불가입니다. 허나 확실한게 있다면 이슬람권 사람들이라고 무작정 신정 체제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종교를 떠나 결국 모든 것은 사람들의 삶의 윤택함에 달려있단 것이로군요. 종교, 사상 등의 정치적 탄압도 문제지만 국민들의 의식주조차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 결국 그 정부는 지지받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상입니다.

HNRY
HNRY라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싶습니다.

3 댓글

대왕고래

2018-02-13 21:08:05

국민을 돌보지 않는 권력가의 말로는 이미 역사에서 많이 봤죠. 그런 권력가가 권력을 유지한 케이스는 매우 적어서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욕심많은 권력가가 많았으며 전부 쫒겨나거나 물러나고 흑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죠.

국민을 실망시킨 댓가인 것이죠. 저 경우도 그렇게 될 거 같아요.

마드리갈

2018-02-13 21:48:47

이란에 대해서 쓴 책을 읽은 적이 있었어요.

To Live in Teheran You Have to Lie(테헤란에서 살려면 거짓말은 필수)라는 제목의, 이란인의 일상이 허위로 가득차 있음을 폭로한 책.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책 소개(영어)가 있으니 참조하시길 바랄께요. 과거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그 페르시아가 어쩌다가 저 모양이 되었는가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한편, 저런 곳에서 태어나지 않아서 허위의 삶을 강요당하지 않는 게 다행이라고 여겨지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런데, 요즘 이란 정국은 그 허위의 삶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표면화되는 것 같네요.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 그건 절대로 무시할 수 없고, 무슬림 월드라고 해서 사정이 딱히 다르지도 않다는 게 제대로 보이네요. 사실,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신정국가 체제를 세운 이란 국민들이 그 체제를 자신들의 손으로 폐지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까요.


이란에서 왜 미국에 대한 과격발언이 많이 쏟아지는가 했는데, 역시 억눌러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이란의 내부사정이 그 원인이었나 보네요. 좋은 정보와 분석에 깊이 감사드려요.

SiteOwner

2018-02-16 19:51:15

지인 중에 페르시아어 및 이란 전반에 대한 전공자가 있다 보니 이란의 여러 사정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편인데, 여러모로 성장잠재력이 큰 나라인데도 정치상황이 결코 좋지 않다 보니 혼란상을 면치 못하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의외로 기후대도 다양하고 이런 천혜의 환경을 살린 농업이 발달하기에도 좋고 석유, 가스 등의 천연자원 또한 풍부하지만 국민생활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러다가 제2의 예멘이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공군의 F-16I 전폭기가 시리아 공습 도중에 격추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국가 및 세력이 러시아, 이란 및 레바논의 집권여당이기도 한 히즈발라. 참으로 복잡하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란은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국부창출의 여지도 없는데 안으로는 호메이니 우상화, 밖으로는 시아파 세력에의 군사지원을 위해 헛돈만 잔뜩 쓰고 있으니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버리면 그 다음은 국민이 국가를 버릴 차례. 그렇게밖에 볼 수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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