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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128화 - 얻는 자와 잃는 자

시어하트어택, 2025-09-19 06: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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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토가 보여준 영상은 아까 예담이 있던 남항 부두 재개발 지구에서 찍은 실시간 영상이다. 예담이나 연희, 에스티가 아닌 다른 사람이 찍은 영상으로 보이는데, 비행물체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부두의 특정 구역에 폭풍을 생성해서 파괴하는 장면이다. 
“요즘은 어떻게 된 건지 만화에서 보는 게 현실에 다 나온다니까. 스트리머들 아주 많이 신났겠어.”
민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마치 자신이 예언가라도 된 것처럼 말한다.
“뭐, 다음에는 저기 바다에서 키 100m짜리 괴수가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겠지.”
민의 그 말을 들은 타냐가 기겁하며 손을 내젓는다.
“야, 야! 그런 말은 하지 마! 네가 그렇게 말했다가 진짜로 그런 괴수가 나타난다거나 하면 어쩌려고!”
“에이, 그런 게 나타난다고 해도 설마 진짜로 쳐들어오기야 하겠어?”
민의 그 말을 들은 하야토 역시도 그 말이 씨가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마! 말이 씨가 될라!”
“설마 그러겠어? 그러면 정말 나도 귀찮은 상황인데...”
“그래, 그런 일 없었으면 좋겠네.”
그때, 정장을 입은 중년의 남자가 하야토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뭐라 속삭인다.
“아... 네, 실장님, 가죠.”
하야토네 집사인 모양이다. 하야토는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는 바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 시간, 예담은 아까 ESP 클랜 배틀이 벌어지던 부두 구역 근처의 어느 구역에 무사히 착륙한 참이다. 거기에는 누군가가 몰고 온 차가 한 대 와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납치하러 온 사람인 줄 알 것이다. 예담 역시도 그런 의심을 하고서는 몸을 사리며, 그 차에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다. 그런데, 거기서 익숙한 사람이 내린다.
“이야- 오늘 별 이상한 경험 다 하지?”
“네...?”
운전석에서 내리는 건 메이링. 그리고 좌석에는 에스티와 연희가 앉아 있다.
“아니, 어떻게 여기 온 거예요?”
“어떻게 오기는. 누가 제보해 줬지.”
“아니, 뭘 제보할 게 다 있다고...”
메이링은 대답하는 대신 비행물체에서 내리는 헤그리인들을 가리킨다.
“아니, 저 외계인들이 왜요?”
“아마도 내 제보 채널에서 저걸 본 모양이야.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공원에 묶어 놓은 비행물체를 타고 갔다더라.”
“어... 정말요...”
헤그리인들은 메이링에게 인사하며, 다시 그 비행물체에 올라타고는 이륙한다. 비행물체가 어디론가 가는 모습을 본 예담은 불안해진 모양이다.
“그런데, 저거 혹시 어디 도망가거나 하지는 않아요?”
“에이, 그래서 내가 미리 경찰에 말을 해 놨지. 어디에서 어디까지만 갈 거라고.”
“정말 그래도 되는 건가요... 여기 벌써 스트리머들이 영상 찍고 난리도 아니던데.”
“내버려 둬. 어차피 벌어지는 일인데.”
그 길로, 메이링이 탄 차는 부두를 빠져나가, 미린구 방향으로 달린다. 그 와중에도 메이링은 제보자로부터 온 전화를 받고 있다.
“네, 선생님? 그런 건 제가 아니고 우선 경찰에 말씀하셔야죠... 알겠습니다.”
예담은 안도한다. 이제 오늘은 더 어딘가에 엮일 일이 없기를 바라며.

한편, 안톤은 오늘도 자기 집에서 인터넷 방송을 한참 시청하던 중이다. 보통 이 시간대에는 가족들과 함께 밖에 나간다든가 하는 일이 많지만, 오늘은 그런 것도 없어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부터 쭉 여기 앉아 있다. 조금 방송들을 보고 있자니, 한쪽에 ‘속보’라는 붉은 자막을 띄운 방송 화면들이 보인다.
“웬 속보야... 이런 좋은 때에!”
안톤은 불쾌하다는 듯 그 영상 중 하나를 골라서 틀어 본다. 그런데, 그 영상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은, 안톤이 그렇게 좋아하는 릴라송과 소랑이다. 
“우와, 왜 다른 방송에 나와? 무슨 일 있나?”
원래의 계획에서 조금 많이 벗어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스트리머들이 나오니 방송에서 눈을 안 뗄 수가 없다. 곧 그 방송으로 채널을 고정한다. 속보라고 하니 어떤 내용, 그리고 어떤 장면이 나올지에 대한 기대를 가득 품는다.
그런데...
영상에 나오는 릴라송과 소랑이는 부두의 영상을 보여주기는커녕, 자기네끼리 입담을 보여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부두의 영상이 나오기는 하는데, 오른쪽 아래에 조그맣게 띄워 놓은 게 다고, 그 외에는 릴라송과 소랑이, 그리고 게스트 스트리머의 추측성 발언이 다다. 그런데 안톤은 그것도 좋아하는 모양이다.
“우와, 역시 릴라송님, 설명이 아주 명쾌하다니까...”
그런데, 안톤을 노리는 건 따로 있다. 방송 시간이 30분이 지났을 즈음, 안톤은 갑자기 자기 의자가 허전하다는 것을 느낀다. 곧, 안톤은 엉덩이가 바닥으로 떨어지려는 것을, 두 손으로 의자를 잡고 버틴다.
“어떻게 된 거야... 또 클라라... 야! 클라라!”
의심이 닿은 안톤은 곧바로 클라라를 찾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당연히도, 클라라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너 진짜 언제 걸리기만 해 봐! 오빠를 이렇게 하는 여동생이 어디 있어!”

조금 시간이 지나고, 제이든이 사는 주택단지.
제이든은 잔뜩 화가 나서 찌뿌둥한 얼굴을 한 채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여느 때처럼, 개들만이 제이든을 반겨 주고, 다른 가족들은 제이든을 보는 척도 하지 않는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마찬가지다. 남동생이야 지금은 대학 기숙사에 있으니 별 상관은 없지만. 아까의 그 일은 생각만 해도 잊히지 않는다. 큰 판돈을 걸어놓고 필승을 위해 마침 지나가는 강한 초능력자가 있길래, 얼른 데려다가 선수로 쓰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오히려 대회를 망쳐 버리고 거기에다가 외부인까지 끌어들여 더욱더 난처하게 일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제이든이 야구모자를 얼굴에 덮어쓴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이거 어쩌나. 얼굴에 표가 다 나 버렸는데. 걸리지 않아야 하는데...”
제이든은 조마조마한 가슴을 애써 숨기려고 한다. 그것보다도, 아버지가 그냥 넘어갈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든다. 그리고 그것은 괜한 예감이 아니었다.
“제이든, 또 어딜 갔다 오는 거니?”
아버지는 제이든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제이든의 방문에 기대서서 말한다. 제이든은 곧바로, 얼굴을 애써 감추려 하고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아니요... 저는 여자친구하고 드라이브 약속이 있어서 거기에 다녀오는 길이었어요...”
“정말이지?”
제이든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제이든의 작은 기대는 거기서 빗나가고 만다. 곧바로 아버지의 질문이 이어진다. 그것도 제이든의 학교 근처에서 찍힌, 제이든이 친구들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어딘가 놀러 가는 사진을 누가 찍어서 제보한 것이다.
“그럼 지금 여기 사진에 대해 설명해 주겠니?”
“그건요...”
제이든은 가슴 한편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은 느낌을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의외로, 아버지는 제이든이 ESP 클랜 배틀을 하고 온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속으로는 안도하지만, 겉으로는 그걸 나타낼 수는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네... 그건, 학교 일 때문에 그랬던 거예요. 여기 보세요.”
제이든은 임기응변을 발휘해, 자기 책상에 있는 노트들 중 하나를 꺼내서 아버지에게 보여준다. 의외로, 아버지는 금방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제이든, 알았다.”
의외로, 아버지는 다른 날과 달리 별말은 하지 않고서 방을 나간다. 하지만 제이든의 불안감은 더 커진다. 오히려 한판 크게 다투는 게 낫다 싶을 정도다. 하지만 제이든은 아버지가 거실 밖에서 뭘 하는 것까지는 알지 못한다. 아버지는, 제이든의 방을 나서자마자, 서재로 가서 조용히 무언가를 꺼낸다. 제이든의 어머니가 그걸 알고는 얼른 그리로 온다. 그러자 아버지는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는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준다.
“어머, 왜 그래요, 여보?”
“제이든이 또 일을 낸 모양이에요.”
“일을 내다니...”
제이든의 아버지는 이제 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서, 조용히 소리를 죽이고는, 제이든의 어머니에게 컴퓨터의 화면에 나온 어느 은행 계좌의 입출금 현황을 보여준다. 그걸 보자, 어머니는 믿지 못하겠는지, ‘어머, 어머’ 소리를 내려다가, 제이든의 방 쪽을 돌아보며 목소리를 죽인다.
“설마, 제이든이...”
“그래, 맞아요.”

그리고 그 시간, 그런 것도 모르고, 제이든은 부모님의 기척이 없어졌다고 판단하자마자,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제이든, 이 시간에 웬일이냐?”
전화를 받은 사람은 아까 ESP 클랜 배틀에 같이 있었던 친구다.
“아, 다비드, 너 아까 내 얼굴을 벌겋게 만든 녀석, 얼굴 확인했냐?”
“그건 갑자기 왜?”
“잘 들어. 그 녀석 찾아 놔. 감히 내 돈을 잃게 만들어?”
“아니, 제이든, 그건 그 사람에게 직접 만나서 따지든 해야지...”
“내가 하라면 하라고! 너 나한테 빚진 게 얼마나 되는지 알기나 해? 네 애들 데리고 찾아서 내 앞에 끌고 오라고! 그렇게 하라니까!”
제이든은 다비드라는 이름의 친구를 마치 자기 하수인 대하듯 윽박을 질러 놓고서, 다비드가 뭐라고 더 말하기 전에 전화를 끊어 버린다. 그리고,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에이, 저녁에 클럽이나 가야겠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 세라토 교외의 한 물류단지에 있는 물류창고. 수호는 이곳의 파견 경비직원으로 어제 저녁부터 근무를 시작한 참이다. 평소에 활동하지 않던 한밤중에 눈을 빤히 뜨고 맨정신으로 일해야 해서, 그는 게슴츠레한 눈을 하고 입에서는 쏟아지는 하품을 간신히 참고 있다.
“하암- 하품이 절로 나네.”
하지만 그가 원하던 취직이니, 어쩔 수 없다. 그가 계약서를 쓸 때 이렇게 하겠다고 한 것이니 말이다. 어제 받은 매뉴얼대로, 보고문을 보낸 다음 일러준 대로 물류창고 입구의 지정석에 가서 앉는다.
표면적으로 그가 하는 일은, 원청업체의 의뢰를 받은 한 경비인력 파견업체에 소속되어 해당 시설을 관리하며 이상 상황이 생기면 경찰서나 소방서에 알리는 일이지만, 실은 VP재단의 현장 조사 업무를 맡고 있다. ‘프로도’라는 코드네임도 받았다. 그가 맡은 숨겨진 일이라는 건, 초능력을 이용한 약품 제조로 의심되는 제보가 있었는데, 그가 그것을 조사하기 위해 경비인력인 척하고서는 나온 것이다. 이상한 상황이 생길 경우 VP재단 당직실에 연락하도록 했고, 그가 초능력을 사용하거나 하는 건 허가 없이는 엄격히 금지되었다. 그래도 직업이 있다는 게 그에게는 조금이나마 안심이다. 안정적으로 주식 빚을 갚을 수 있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던 중, VP 재단의 메신저로 메시지가 하나 와 있는 게 보인다.
“뭐야... 이 시간에 왜 그쪽에서 먼저?”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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