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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해군이 2024년부터 추진해 왔던 호주의 범용프리깃함계획(Australian General Purpose Frigate Program)은 한국, 스페인, 독일 및 일본의 4파전으로 진행된 끝에 최종적으로 일본의 미츠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 Mitsubishi Heavy Industries)에서 개발되어 해상자위대(海上自衛隊, Japan Maritime Self-Defense Force)에서 도입하여 11척이 운용중인 표준배수량 3,900톤 및 만재배수량 5,500톤의 모가미급호위함(もがみ型護衛艦)의 발전형인 신형FFM이 선정되었어요. 이것에 대해 몇 가지 주목할 점을 정리해 볼께요.

이미지 출처
(미츠비시중공업의 개량 모가미형 호위함, 호주가 선정했다고 발표, 2025년 8월 5일 일본경제신문 기사, 일본어)
전편에서는 호주의 사정 및 후보군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어요.
우선 호주의 사정부터.
어떤 나라와도 육상국경이 없는 남반구의 호주대륙 및 주변도서에 입지한 이 나라의 주변에는 적국은 없고, 국제사회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주변국이라고 해야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및 프랑스 정도. 참고로 호주대륙의 뷱동부에 프랑스어로는 누벨칼레도니(Nouvelle-Calédonie)로 그리고 영어로는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로 불리는 세계적인 니켈산지로도 유명한 역외영토가 있어요. 그 이외의 국가들은 동티모르,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바누아투 등 어지간해서는 들어볼 일이 거의 없는 군소국가들 정도. 그렇다 보니 호주는 군사력 또한 별로 크게 유지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호주군은 소규모이지만 세계적인 정예강군이기도 해요.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의 회원국으로 영국의 군주가 호주군의 통수권자이기도 하고, 앵글로색슨민족 다수의 영어권 국가인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및 뉴질랜드로 구성된 정보공동체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의 일원이기도 해서 실전경험도 상당히 많아요. 또한 국토 및 관할해역이 넓으니까 군사력이 양적으로는 소규모라도 장거리 전개능력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해요.
그런데 호주 해군의 장비사정은 뒷목을 잡을 정도로 위기에 빠져 있어요.
일단 군함의 도입선이 제각각. 수상함(水上艦, Surface Vessel)은 자체개발로 호주국내에서 건조된 것도 있지만 주력은 스페인, 독일 및 영국에서 직도입되거나 면허생산된 것인데 방산비리 및 낮은 생산성 등의 문제가 있어서 도입비용이 늘어났고, 잠수함은 스웨덴의 기술을 도입해서 국내에서 건조한 콜린스급 잠수함(Collins-class Submarine)이 있지만 총체적난국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문제가 많았어요. 그렇다 보니 전력강화 그 자체는 물론 효율화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부상했어요.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호주의 이 프로젝트는 4파전으로 벌어졌어요. 호주에 군함을 수출한 실적이 있는 스페인 및 독일, 그리고 호주 해군의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한국과 일본이 입찰에 응했어요.
함정의 종류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요.
- 스페인 - 나반티아(Navantia)의 ALFA3000
- 독일 - 블롬+포스(Blohm + Voss)의 MEKO A-200
- 한국 -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의 대구급 호위함, 현대중공업 및 SK오션플랜트의 충남급 호위함
- 일본 - 미츠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호위함 또는 그에 기반한 신형 FFM
이 4개국 중 스페인은 캔버라급 상륙함(Canberra-class Landing Helicopter Dock) 및 호바트급 구축함(Hobart-class Destroyer)의 조달사업에 설계 및 캔버라급 건조에 참여했고, 독일은 호주 및 뉴질랜드가 같이 도입한 앤잭급 호위함(ANZAC-class Frigate)의 설계에 참여한 실적이 있어요.
4개국이 각각 제출한 모델에는 이런 특징이 있어요.
- 스페인
- 2009년 취역
- 배수량 2,419톤, 항속거리 3,500해리(=6,482km), 승조원 60명(통상)/92명(최대)
- 9척 건조, 8척 현역, 1척 손실
- 사우디아라비아 및 베네수엘라 해군이 운용
- 독일
- 1987년 취역
- 배수량 3,400톤(만재). 항속거리 6,000해리(=11,112km), 승조원 220명
- 34척 건조, 33척 현역, 1척 퇴역
- 알제리, 호주, 그리스, 포르투갈, 남아프리카, 터키, 뉴질랜드, 이집트 해군이 운용
- 한국
- 대구급
- 2018년 취역
- 배수량 3,100톤(표준)/3,600톤(만재). 항속거리 4,500해리(=8,334km), 승조원 140명
- 8척 건조, 8척 현역
- 한국 해군이 운용
- 충남급
- 2024년 취역
- 배수량 4,300톤(만재), 항속거리 4,500해리(=8,334km), 승조원 125명
- 2척 건조, 1척 현역
- 한국 해군이 운용
- 일본
- 2022년 취역
- 배수량 3,900톤(표준)/5,500톤(만재), 항속거리 10,000해리(=18,520km), 승조원 90명
- 11척 건조, 8척 현역
- 일본 해상자위대가 운용
1라운드에서는 스페인과 한국이 탈락했어요. 주된 이유는 광대한 태평양 및 인도양에서의 항행 및 작전능력 부족.
2라운드에서는 독일이 탈락했어요. 이미 운용중인 플랫폼인만큼 적응이 빠른데다 비용도 낮지만, 오래된 플랫폼인데다 현역인원수가 매우 적은 호주군으로서는 승조원이 많이 필요한 군함은 여러모로 운용상 난점이 많다는 점이 있어서 결국 탈락할 수밖에 없었어요. 모가미급은 독일의 MEKO A-200보다는 20% 가량 비싸지만 운용에서의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어 있어서 대형함인데도 90명으로 충분히 운용할 수 있는데다 스텔스, 생존성, 무장운용능력 및 압도적인 항속거리가 큰 장점이었어요. 또한 일본이 이전에 차기 공격형잠수함 도입사업에서 실패한 경험을 제대로 복기하여 이번에는 관민합동 원팀으로 호주에 강력하게 어필한 점이 주효했어요. 정책결정권자에 일본에 호감을 가진 인물들이 많이 포진했음도 이번의 경쟁이 일본의 승리로 이어지는 비결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있어요.
이 4파전이 일본의 승리로 마무리된 것은 100억 호주달러(=한화환산 9조원) 규모의 대사업의 승리라는 경제적 측면은 물론 전후 80년을 맞는 일본의 국제정치적 위상에도 큰 의미가 있어요. 그 의미에 대해서는 중편에서 다루어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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