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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년도의 사안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안으로서는 단연 2023년말의 입원생활을 거론할 수 있어요.
5주가 채 못 되는 비교적 단기간의 입원생활이긴 했지만, 여러모로 배우고 느끼는 게 많았어요. 그 중 하나가 의료분야 종사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충.
사실 자신이 어떻게 얼마만큼 아픈지에 대해서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해서 어떤 경우에서든지 예외없이 정확하게 말할 수 있지는 않아요. 그나마 저는 화학 및 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으니까 그나마 상황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정확한 편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것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저의 지식량은 상대적으로 많을 뿐 의학이나 생명공학 등을 전공한 사람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 그러니 의료인력은 대부분의 경우 환자가 전달하는 단편적이고 많은 경우 왜곡이 가해진 정보를 토대로 대응해야 해요.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진단의학도 개발되어 있지만 그것들은 바로 대응되는 게 아니니 어디까지나 보조적이지만요.
병원의 근무환경은 결코 좋은 편이 아니예요.
아무리 새롭고 깨끗한 병원이라도 입원 및 외래환자들은 늘 있고 입원환자들의 상태는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 그냥 몸이 안 좋은 것뿐만이 아니라 환자 중에는 욕설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런 사람들과 한 병실일 쓰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입원기간 내내 그런 사람들의 행패를 목도하기도 했어요. 정말 상황이 안 좋으면 보안요원들이 달려와서 물리력으로 제압후 병실 침대에 묶어두는 일도 벌어졌을 정도였죠. 매일 이런 상황이 업무환경에서 펼쳐지는데다 갑자기 코드블루(Code Blue)가 발령되는 경우라면 심정지환자를 살려내기 위해 의료진들이 정말 긴박하게 움직이는 등 1초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연속되기도 해요. 초기에 입원했던 곳이 응급병동이다 보니 수시로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도 많이 봤던 저로서는, 소득이 높다고 해서 의료분야에 종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어요.
특히 환자와의 접촉이 많은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의 경우는 휴먼에러에 매우 취약할 수 있어요. 모든 환자의 상태가 동일한 것이 아니다 보니 간혹 대응이 틀리는 경우도 있긴 하니까요. 경력이 좀 긴 경우에는 실수하는 확률이 현격히 낮아지는데, 실습생의 경우는 여전히 부족하다 보니 필요한 절차를 잊는다든지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를테면 환자의 귀에 온도계를 꽂기 전에 끝부분을 소독해야 하는데 잊는다든지. 실제로 입원생활 중에 실습생이 그런 실수를 자주 해서 소독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한 적도 있었어요.
한달 전에 병원을 찾았을 당시를 떠올려보고 있어요.
그때 입원했던 그 종합병원은 한달 전 내원 때에도 여전히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와 바쁘게 움직이는 의료인력으로 붐비고 있었어요. 코드불루는 일단 없었지만, 울리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평화로운 하루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니까 여러모로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그리고, 의료분야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명감 등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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