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친족상도례(親族相盗例), 도입 71년만에 헌법불합치

마드리갈, 2024-06-27 17:22:44

조회 수
186

형법 제328조는 친족간의 범행과 고소에 대한 조항.
여기서 제1항에 대해서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 라고 되어 있어요. 제323조는 권리행사방해의 죄로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지금까지는 이러한 재산범죄를 저질러도 친족에 대해서만큼은 처벌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친족상도례((親族相盗例)가 사라질 전망이예요. 정확히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憲法不合致) 결정을 선고한 것. 이렇게 되면 해당조항은 즉시 적용이 중지되고 2025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해당 법조항이 개정되어야 해요. 그 기관을 도과하면 문제의 것은 위헌조항으로 효력을 잃게 되어요. 

관련보도를 같이 소개하니까 같이 읽어 보시면 좋아요.

문제의 친족상도례는 이제 가족의 형태도 달라진데다 친족간의 재산분쟁이 늘어나다 보니 결국 사회의 변화를 법률이 수용한 것인데, 그래도 맹점이 있어요. 형법 제328조의 친고죄(親告罪) 조항은 그대로 존속해요. 먼 친척이 권리행사방해 등을 저질렀더라도 직접 고소를 하지 않으면 아예 공소 자체가 제기되지 않는 이것이 여전히 루프홀(Loophole)로 작용하고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위법한 행위일텐데, 아직 여기까지는 미진하네요.

법체계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를 찾아봤어요.
(형법 (메이지40년(1907년) 법률 제45호), e-GOV 법령검색, 일본어)

일본형법 제244조의 조항이 이렇게 되어 있어요. 친족간의 범죄에 관한 특례(親族間の犯罪に関する特例) 제하로.
  1. 배우자, 직계혈족 또는 동거친족과의 사이에서 제235조의 죄, 제235조의 2의 죄 또는 그 죄의 미수죄를 저지른 자는 그 형을 면제한다(配偶者、直系血族又は同居の親族との間で第二百三十五条の罪、第二百三十五条の二の罪又はこれらの罪の未遂罪を犯した者は、その刑を免除する。).
  2. 전항에 규정하는 친족 이외의 친족과의 사이에서 범한 동항에 규정된 죄는, 고소가 없으면 공소를 제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前項に規定する親族以外の親族との間で犯した同項に規定する罪は、告訴がなければ公訴を提起することができない。).
  3. 전 2항의 규정은, 친족이 아닌 공범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前二項の規定は、親族でない共犯については、適用しない。).

참고로 일본형법 제235조는 절도(窃盗), 제235의 2는 부동산침탈(不動産侵奪).
이렇게 대조해 보니 한국형법 제328조와 똑같네요. 사실 일본의 것이 근간이기는 하겠지만요.

친족상도례 불처벌이 혁파된 것은 분명 진일보한 것이지만, 아직 이 개정안을 반기기에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봐야겠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4-06-29 10:36:24

법의 시작은 아마 사냥한 고기를 나눌 때 누가 얼마만큼 가지느냐? 같은 싸움을 중재하기 위한 것이었겠죠.
그 고기를 나누는 칼이 바로 법이겠고요.
칼이 무뎌지거나 날이 나가면 갈아서 날카롭게 만들듯이, 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사람이 생기면 법을 고쳐야하는데, 이게 쉽지는 않은 거 같네요.

그 법이라는 칼을 가는 사람이 생각을 잘못하는건지, 법이라는 칼을 가는 행위가 원래 어려운건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마드리갈

2024-06-29 10:45:03

그렇죠. 바로 그렇게 공정한 중재를 위한 수단이 법이죠.

저 친족상도례가 동아시아의 관습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로마법상의 개념이더라구요. 일종의 사적자치 중시라는 취지에서 이렇게 설정된 게 오늘날에는 먹는 데는 남이고 궂은 일에만 일가친척인 그런 상황을 조장하니 역시 이제는 사라져야겠죠. 게다가 우리는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고 그 대한민국이 2천년 전의 로마제국과는 여러모로 사정이 다르니까요.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죠. 즉 이것조차도 지키지 못하면 곤란한. 그러니 법은 언급해 주신 그 고민들을 영원히 안고 있고 그것의 해결을 위해 분투해야 하는 것임에 틀림없어요. 


데이터베이스가 꼬여 있어서 작성해 주신 코멘트의 작성시점을 운영진 권한으로 변경해서 바로 잡았음을 알려드릴께요. 

Board Menu

목록

Page 1 / 31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Lester 2025-03-02 476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484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321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21
마드리갈 2020-02-20 4149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157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191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770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300
6281

북한 웹사이트, 볼 가치는 있을까요?

1
  • new
마드리갈 2025-12-16 9
6280

AI로 이미지, 동영상 생성하는 방법을 연구중입니다

  • new
시어하트어택 2025-12-15 9
6279

폴리포닉 월드의 미친 설정 3부작 #2 - 인명경시의 사례

  • new
마드리갈 2025-12-14 11
6278

휴일의 새벽에 혼자 깨어 있습니다

  • new
SiteOwner 2025-12-13 15
6277

미국의 공문서 서체 변경이 시사하는 것

  • new
마드리갈 2025-12-12 17
6276

동네 안과의 휴진사유는 "가족의 노벨상 수상 참석"

  • file
  • new
마드리갈 2025-12-11 20
6275

폴리포닉 월드의 미친 설정 3부작 #1 - 해상의 인민혁명

  • file
  • new
마드리갈 2025-12-10 27
6274

친구와 메일 교환중에 지진경보가...

  • new
마드리갈 2025-12-09 32
6273

"민주당은 수사대상 아니다" 라는 가감없는 목소리

  • new
SiteOwner 2025-12-08 38
6272

소시민은 잘 살았고 살고 있습니다

4
  • new
SiteOwner 2025-12-07 109
6271

러시아의 간첩선은 영국 근해까지 들어왔습니다

  • file
  • new
SiteOwner 2025-12-06 45
6270

애니적 망상 외전 11. 들키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라구요

  • new
마드리갈 2025-12-05 48
6269

흔한 사회과학도의 흔하지 않은 경제관련 위기의식

  • new
마드리갈 2025-12-04 51
6268

AI 예산은 감액되네요

3
  • new
마드리갈 2025-12-03 85
6267

저만 지스타에 대해서 실망한 건 아니었군요

6
  • new
Lester 2025-12-02 111
6266

온천없는 쿠사츠시(草津市)의 역발상

  • file
  • new
마드리갈 2025-12-02 56
6265

12월의 첫날은 휴일로서 느긋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2
  • new
SiteOwner 2025-12-01 60
6264

"혼자" 를 천대하는 한국문화, 과연 자랑스러울까

2
  • new
SiteOwner 2025-11-30 67
6263

안전이 중요하지 않다던 그들은 위험해져야 합니다

4
  • new
SiteOwner 2025-11-29 124
6262

이탈리아, 페미사이드(Femicide)를 새로이 정의하다

5
  • new
마드리갈 2025-11-28 115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