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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의 사이공과 2021년의 카불

시어하트어택 2021.08.16 20:30:06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의 철수와 탈레반 공세에 대한 소식을 들은 지 1달이 조금 더 된 것 같은데, 바로 어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항복했고, 아프간 정부군은 해산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아직 미국을 비롯한 외국 인력들이 아직 다 철수하지도 않았는데, 아래의 사진과 같이 데자뷔가 연출되는군요. 아니, 어떤 면에서는 1975년의 사이공보다 2021년의 카불이 훨씬 더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saigonkabul.jpeg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재평가를 받는 게 몇 개 생겼습니다.

- 나지불라 : 친소정권의 대통령. 소련 철수 이후에도 최소 2년은 더 버팀. 전국토 장악도 해 봤음.

- 남베트남 : 비록 분단국이었지만 국가 대 국가로 싸운 입장이었고, 사이공 함락 직전에도 상당수의 전공을 올린 부대가 있었음.

- 이라크 : 아프간과 비슷한 상황이었고 한때 IS를 상대로 밀리기도 하였으나 전선을 재정비한 끝에 IS 격퇴에 공헌함.


물론 아프간 정규군도 코만도 같은 나름 전공을 올린 부대가 있기는 했습니다. 여러 도시가 탈레반에 넘어가니 결사항전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미군이 있을 때 이런 모습을 보였어야 했습니다. 탈레반에 맞서 싸우는 군벌을 제대로 붙잡지도 못해, 헤라트를 날려 버리기까지 했죠. 결국 아프간 정부는 누구 탓 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겁니다.


아프간과 그 주변의 미래가 심히 걱정되는군요. 정세 불안정은 둘째치고, 주민들은 또 이슬람 근본주의의 폭정에 시달릴 테고,군벌들의 연합체인 탈레반은 내부 다툼을 벌일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