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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O SERIOUS?

Lester 2021.07.12 23:35:27

이것 말고는 지금 심정이나, 이런 심정이 들게 된 상황을 표현할 말이 더 없네요. 이래저래 상심해서 두서가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또 적어보면 이런 상황입니다.




근래에 포럼 규칙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특별히 언급할 생각은 없는 사이트에 여기서 썼던 소설을 복붙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푸근한(?) 곳인데다 관심사도 얼추 비슷하다 보니 같은 액션물이면 반응이 제법 있겠지 하고 올린 거죠. 하지만 뭐, 예상대로라고 해야 하나? 활자가 많아서 눈이 피로해진 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반응이 별로더라고요. 그나마 댓글 달아주는 사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어서 고맙고, 또 쓸데없이 기대를 하니까 실망도 크구나 싶긴 합니다. 그래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만 있었다면 별 일 없었을 거에요. 이런 창작활동은 어디까지나 취미지 필수는 아니니까. 다음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일본어 번역가가 '이미 번역이 다 끝난 게임 2개가 있는데 번역이 잘 됐는지 검수가 필요하다'며 갖고 왔더라고요. 검수가 번역에 비해서 짜긴 하지만 (사실 이것만 가지고도 별도의 글을 써야 할 만큼 심각하지만 여기선 생략) 일감이 있다는 것만 해도 어딥니까. 그래서 일단 텍스트를 달라고 했죠. 번역 상태는 의외로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원래 문장에 들어가 있던 단어 몇 개를 쳐내고 비슷한 의미로 축약해 버리는 것도 번역인가 싶더군요. "같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는 멀리서 컴퓨터로 얘기하고 있잖아"를 이것저것 다 쳐내고 그냥 "그렇게 말해도 너는 지구 반대편에 있잖아"로 쓴다든가, "태평양에 빠지자고 2시간씩이나 머리 다듬은 거 아냐!"를 "머리'를' 준비가 2'식'간을 걸렸으니까 나는 바다 들어가기 싫어"라고 쓴다거나... (오타는 오타대로 문제)


뭐 '플레이어의 이해에 지장이 되지만 않는다면' 그런 생략은 탁월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대사마다 한 단어씩 곱씹어가며 플레이하는 사람은 얼마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전후맥락만 알아들으면 게임 플레이엔 지장이 없겠죠. 좋은 번역에 대한 기준이 그만큼 낮다면요. '지구 반대편'은 그렇다 쳐도(컴퓨터 채팅인지 전화 통화인지 헷갈릴 수도 있겠다지만 억지일 수도 있겠죠), 우리말 같지도 않은 표현이나 오타를 버젓이 내놓은 상태로 이미 검수도 거쳤는데 "나쁘지 않네"란 평가를 들었다고 합니다. 제정신인가 궁금하네요. 일을 넘겨준 일본어 번역가야 우리말을 잘 모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검수자가 플레이해보고 그랬다고? 오타나 비문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건가?




이 두 가지가 합쳐지다 보니 이번 주는 벌써부터 힘들겠다는 예감이 듭니다. 특별히 막중한 일을 떠안은 건 아니지만 심적으로 그래요. 소설도 그렇고 번역도 그렇거든요. 내가 이렇게 고민해봤자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런 얘기를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어요. 해봤자 "그게 뭐 중요한 거라고 죽자고 달려드냐 이 진지충(진지 + 충, 무언가를 선호하거나 중시하는 사람을 낮잡는 표현인 '충'을 붙임)아" 이런 소리나 안 나오면 망정이지... 그나마 저번 주에 있었던 물난리는 그나마 대청소와 빨래에 써서 큰 타격은 없었습니다만, 이건...




뭔가 다른 걸로 침울한 기운을 달래려고 해도 코로나 4단계가 터져서 어디 여행을 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집에서 하는 활동에는 한계가 있고... 정말 판타스틱합니다. 이대로 집에서 말라 죽으라는 건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