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게임 주인공은 자고로 기인인 모양입니다.

대왕고래 2018.02.01 17:49:22

게임 주인공은 그 게임의 내용 및 플레이 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이상해지죠. "젤다의 전설"의 항아리 파괴범 링크, 동물학대 및 투견이 횡행하는 포켓몬스터 등... 제가 하는 게임의 주인공도 어지간히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합니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모티브로 한 로그라이크 (정확히는 이상한 던전 계통) 동인게임인, 죠죠 5부의 등장조직 "파시오네"의 보스인 "디아볼로"가 주인공인 "디아볼로의 대모험".

이 게임을 하다 보니 분명 갱스터 조직 보스인 디아볼로가 겪는 일들이나 하는 일들이 도통 기묘한 게 아닙니다. 아래는 그 예시입니다.


죠죠 4부의 등장인물 "코바야시 타마미"는 이 게임에선 원작대로 함정인 "고양이 봉투"를 밟을 시 등장해서는, 주인공 디아볼로의 뒤를 졸졸 따라붙으며, 때릴 경우엔 바로 "더 록"을 걸어서 원작대로 돈을 절반 갈취합니다.

그런데 더 록은 분명 양심에 찔리는, 죄책감이 드는 행동을 했을 때 발동되는 스탠드란 말이죠.

그렇다면, 갱스터 조직으로서 암살도 해 오고, 마약도 팔고, 온갖 사악한 짓은 다 했던 갱스터 보스인 디아볼로가, 고작(???) 고양이 밟았고, 고작(???) 사람 하나 팼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낀다는 말이 됩니다.

...사실 갱스터가 체질에 안 맞는 건 아닐까요?


더 웃기는 건 디아볼로가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동료들입니다.

자신 휘하의 암살팀 멤버인 펫시, 1부를 보신 분들이라면 모두 아는 스피드웨건, 체페리 남작, 그리고 3부의 이기 등등, 온갖 캐릭터들을 동료로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동료들은 적들을 같이 공격합니다. 또 타마미는 적 캐릭터입니다. 그러니까 타마미를 때릴텐데... 더 록이 안 걸립니다(??).

...대체 얘네들은 얼마나 사악한 걸까요? 그것보다 이럴거면 펫시가 보스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이 게임의 스탠드는 검이나 방패의 역할을 하며, 본작의 내용 및 연출을 반영한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스타 플래티나는 앞과 양 옆에 오라오라 러쉬를 날릴 수 있고, 에코즈Act3는 (일정 확률로) 적을 느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레드 핫 칠리페퍼는 적을 2회 공격에 실패했을 경우 다음 타격이 반드시 명중+크리티컬이 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이상한 던전류 게임인 풍래의 시렌 2의 "스파크 소드"를 오마쥬한 것이죠. (스파크 = 전기 = 레드 핫 칠리페퍼니까?) 그리고 이 필중+회심 타격을 날릴 때 디아볼로는 원작의 오토이시 아키라가 했듯이 기타를 치면서 "나는 반성하면 강하다고!" 하는 대사를 합니다. 죠죠 4부는 또 언제 읽어본 걸까요? 자기도 죠죠 캐릭터면서?

이외에도 5부의 등장인물 살레에게 사격 스탠드(즉 총알, 화살같은 것)인 "섹스 피스톨즈"(5부의 주역 중 한명인 "귀도 미스타"의 스탠드)를 원작대로 총 5발을 맞추면 디아볼로가 미스타의 대사를 합니다. 자기가 나온 5부도 읽어봤었네요?

사실 이 게임에서는 각 스탠드를 강화시키기 위해 각 스탠드가 나온 부의 죠죠 만화책을 읽어야 하거든요(허밋 퍼플은 3부, 4부에 나오기 때문에 3부, 4부 만화책을 읽으면 강화됨). 그래서 알았다고는 해도 그걸 즉각 따라하는 걸 생각해보면... 알고 보면 이 갱스터 보스, 보통 재미있는 사람이 아닌 거 같습니다.


이 게임의 아이템 반입 금지 던전인, 처음부터 시작하는 던전 "디아볼로의 시련"에서는 무기/방패에 해당되는 스탠드를 강화시키기 위해 다른 스탠드와 합성해서 강화치를 엄청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히 허밋 퍼플(공격력 1, 방어력 2)에 에코즈 Act3+10을 합성하면 에코즈 Act3의 능력을 지닌 허밋 퍼플+10(공격력 1+10, 방어력 2+10)이 되기 때문이죠. 그렇게 강화와 합성을 반복해서 적들의 공격력을 열심히 버터가면서 마지막층까지 돌파해야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쓰이는 아이템은 "디오의 뼈".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전 처음보는 사람, 아니 흡혈귀의 뼈를 찾아다녀야 하는 셈이네요. 유물발굴단이나 그런 일이 제격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 사람은, 여자 팬티 하나 줍겠다고 던전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아이템이 반입 가능인 대신 층수가 무한대고, 적들의 레벨도 미친듯이 올라가는 하드코어 던전 "일순 후의 세계"에서만 나오는 아이템인 "에르메스의 그것"은 다름아닌 6부의 등장인물 "에르메스 코스텔로"의 팬티인데요, 해당 아이템은 아이템을 분열시키는 능력을 지닌 아이템입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스탠드의 백업을 만들기 위해서, 자칫하면 바로 죽을지도 모르는 엄청 위험한 던전을, 고작 여자 팬티 하나 찾겠다고 돌아다니는, 변태 of 변태인 갱스터 보스 디아볼로... (말씀 안 드렸지만 이 사람, 남자입니다. 딸도 있어요!)

또 이게 엄청 드문 아이템이라 (위의 디오의 뼈도 총 층수가 99층인 던전에서 3개 이상 발견하면 운이 좋은 편인데, 그걸 7개나 봤는데도 안 나오더라고요), 우리의 디아볼로는 열심히 그 위험한 던전을 돌고 또 돕니다.... 그러니까 여자 팬티 하나 줍겠다고.........


그러고 보면 이 게임, 기이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이 게임의 적들은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등장인물들. 죠타로도 나오고 디오도 나옵니다. 그런데 1부 디오가 3부의 디오보다 10배는 약하고, 3부의 디오는 원작의 그 위엄이 이상하게 느껴질만큼 죠타로와 비교해서 엄청 약합니다. 죠셉의 피를 빨면 이제서야 죠타로만큼 강해집니다.

바닐라 아이스는 스탠드 크림을 두른 채로 나타나거나 그냥 본체 형태로 나타나거나 하는데, 크림을 두른 상태에서는 스탠드로 눈 앞을 가리고 있어서 그런지 앞이 안 보여서 자기 앞에 있는 적은 다 때리고 보는데, 디오도 그냥 팹니다. 와무우가 원작에서처럼 눈을 찌르고 나서도 마찬가지라 에시디시랑 카즈를 그냥 팹니다. 던전 꼴이 말이 아닙니다...

죠타로랑 죠린(6부의 주인공이자, 죠타로의 딸) 둘 중 한쪽을 눈을 가려두면 (or 혼란에 걸리게 하면) 죠타로가 죠린을 죽을 때까지 패거나 죠린이 죠타로를 죽을 때까지 패는 걸 볼 수도 있습니다. 의리도 인륜도 없네요.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끊임없는 전쟁의 세상, 바로 저것이 지옥인가 봅니다.


일단 제가 생각나는 건 이 정도입니다. 더 플레이하다보면 더 이상한 걸 많이 볼 거 같아요. 원작이 죠죠의 이상한 던전이라 그런가...

여러분이 기억하는 게임의 주인공은 어떤 이상한 기인인가요? 또 해당 게임엔 어떤 비상식적인, 이상한 것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