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 후에 잠시 잠들었는데, 그 새에 꿈을 꾸네요.
얕은 잠 속의 얕은 꿈인데 여운이 깊습니다.
이런 종류의 꿈들은 상당히 정신없이 많은 게 뒤섞여 있다 보니 합리적인 구석이라고는 있는 걸 기대하지 못하겠군요.
그리고 대체로 썩 좋은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
예전에 길렀던 개가 미소녀로 환생해서 저와 동생을 알아보고 좋아하면서 같이 살자고 하는 것같이 판타지같은 꿈도 간혹 있지만, 오늘 저녁의 꿈은 그런 것이 아니다 보니 좀 그렇습니다.
오늘 꿈은 이랬습니다.
일단 무대는 학교. 그 안에서 상당히 비열한 자가, 저에게 싸움을 걸어놓고 도리어 얻어맞아서 혼쭐이 나자, 상황종료후에 저의 등을 향해서 침을 뱉으며 저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뱉은 침방울이 저를 계속 따라오는 것이었습니다. 창작물에서 나오는 것으로 비유하자면, 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에 나오는 스트레이 캣이 쏘는 공기탄 같은 것. 그것은 결국 저를 맞추지는 못하고 복도의 벽에 맞아서 소멸되는 것으로 끝나 버렸습니다.
딱히 인간관계를 많이 가지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그냥 업무상 필요한 정도의 최소한의 인간관계만 가지는 터라 저에게 딱히 적대관계인 사람이 있지는 않지만, 뭐랄까, 별로 기분이 좋은 꿈은 아니군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학창시절 때의 오래 가지 못한 인연 꿈을 종종 꾸는 데에 이어서, 올해는 이런 괴이한 꿈까지...
얕은 꿈이었지만 그 여운이 깊은 꿈, 이런 내용의 것이라면 반갑지 않군요. 그나마 그 비열한 자의 뜻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니 무언가 좋은 일의 예지몽이 되면 좋겠다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