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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해 지니는 신조라고 한다면...

SiteOwner 2024.02.15 00:25:38

글을 쓸 때 늘 명심하는 것이 있습니다.

2015년에 쓴 글인 읽힐만한 글을 쓰는 몇 가지 간단한 팁에서 밝혀놓은 비교적 구체적인 방안보다 더 추상적이고 간단한 신조는 늘 지키고 있습니다. 약간은 건조하게 쓴다는 것 하나만큼은.


누구든지 자신의 표현이 뭔가 있어 보이게 꾸미려고 하는 건 본능입니다. 그렇다 보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사법(修辞法, Rhetoric)이 연구되어 왔을 것입니다. 물론 저도 수사법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긴 합니다만 그런데도 약간 건조한 문체를 유지합니다. 즉 저의 수사법은 약간 건조한 방식으로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발달해 있습니다.

사실 미사여구를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이 읽는 모두에게 그대로 수용된다는 보장이 있지는 않습니다. 정보를 받아들이기에도 급급한데 불필요한 수식어가 많이 들어간들 그게 눈에 들어올 리도 만무할 뿐더러 설령 눈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제대로 공감할 수 있는가는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그런 중압감을 애초에 배제하는 방식으로, 저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저의 글로 확장할 수 있도록 생각하여 쓰고 있습니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그런 것입니다. 다과(茶菓)의 이유.

과자를 곁들이면서 차를 마시는 행위 자체는 그리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히는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적은데다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도 한정적입니다. 즉 비용 대 효과는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 뻔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다과를 즐깁니다. 살짝은 쓴맛도 있지만 품위있는 맛과 향이 있는 차 그리고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과자가 잘 어울리는 그것을 즐기기도 하고, 또한 다과의 목적이 섭취 그 자체는 물론 다른 효용이 있다 보니 즐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만일 차나 과자가 어느 하나라도 양이 과하게 많거나 맛이 너무 강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런 것입니다. 그렇게 다과의 이유처럼 신조를 지켜가며 글을 써 가고 있습니다.


2월도 오늘을 기해 절반을 맞은 이 시점 새벽에 이렇게 짧게 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