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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연도를 기억하고 있는 일 하나를 회고해 보겠습니다.
1991년 5월의 일이었습니다.
일단 당시에는 특별시/직할시(현재의 광역시)/도 단위로 일제히 실시하는 시험이 있었는데, 난문도 상당히 많다 보니 그 성적이 학교의 수준을 판가름하고 그랬습니다. 아무튼 그랬습니다.
그런데 같은 반의 J군이라는 남학생이, 공부를 꽤 잘 했는데 유례가 없는 저조한 성적을 낸 것이었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의 5과목의 과목당 50문제 시험에서 모두 100점 만점에 2점을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학과성적이 100점 만점에 90점대 전반을 기록하는 학생이 낸 결과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처참한 결과였던 것이었지요.
담임교사가 공개추궁을 했는데, 이유가 이것이었습니다.
일부러 답을 비켜가 보고 싶어서 각 과목 모두 0점을 노렸는데 실패했다고...
정말 그런 것도 능력인가 싶어서 담임교사는 물론이고 반의 모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나중에 그 J군은 2학기 때에는 아침 조회 직전에 저에게 대뜸 싸움을 걸었습니다.
그러다가, 저에게 얼굴을 바로 걷어차이고는 나동그라졌고, 그 이후로는 1학기 때의 사건도 있고 그래서 불량품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습니다(어릴 때의 싸움을 떠올려 보면서 드는 생각 참조). 그 이후로는 일부러 시험에서 정답을 피하는 기행은 하지 않았고 공부도 계속 해서 저와 같은 고등학교에도 진학했습니다만...
그때 그런 기행을 일삼았던 J군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알 길이 없거니와, 어떻게 그렇게 성공적으로 답을 피했는지는 29년이 지난 지금도 불가사의하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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