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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상선 무츠, 미래로의 마지막 출항

마드리갈, 2025-11-14 01:07:43

조회 수
14

1960년대는 세계 주요국가들이 원자력선박추진(原子力船舶推進, Nuclear Marine Propulsion)에 대한 연구를 가속하던 시기였어요. 사실 세계최초의 원자력추진의 선박은 미국의 원자력잠수함으로 1952년에 준공되어 1954년에서 1980년까지 미 해군에서 운용된 노틸러스(USS Nautilus, SSN-572)가 최초였고, 그 이후로 수상선박에도 원자력추진이 적용되어 미 해군에는 1961년에 세계최초의 수상군함인 원자력순양함 롱비치(USS Long Beach, CGN-9)가 취역하는가 하면 뒤이어 세계최초의 원자력항공모함인 엔터프라이즈(USS Enterprise, CVN-65)가 취역하는 등 이미 그 시기에 원자력함대가 만들어질 정도로 놀라운 진보를 보였어요.

민간선박에서의 원자력선박추진은 원자력함대의 발족 바로 다음해인 1962년부터 시작되었어요.
1962년에는 미국에서 세계최초의 원자력상선 사반나(NS Savannah)가 3년의 시항을 거친 끝에 취역했고 뒤이어 1968년에는 서독에서 오토 한(Otto Hahn)이 준공 직후에, 1972년에는 일본에서 무츠(むつ)가 준공 3년 뒤 핵연료를 탑재하면서부터 항해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소련에서도 말기인 1988년에 세브모르푸트(Севморпуть)라는 원자력상선이 준공 2년 뒤에 취역했지만 딱 거기까지였어요. 원자력상선은 역사상 이 4척이 전부. 사반나는 1972년에 퇴역한 이후 2008년부터는 해상박물관이 되어 있고, 오토 한은 1979년까지 운용되었다가 원자로가 탈거되어 추진기관이 디젤엔진으로 교체된 이후에 상선으로 쓰이다가 2009년에 인도에서 해체되어 고철로 팔려 버렸고 독일에서는 이후 원자력선박추진이 영구 금지되었어요. 세브모르푸트는 소련 붕괴후에는 러시아의 국영기업 소속으로서 운용중이고, 일본의 무츠는 방사능 누출 등의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한데다 세계 유일의 원폭 피폭국으로서 국민반발도 컸고 당초의 상정과는 달리 운용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 드러나서 더 이상 운용할 수 없게 되어 원자력선박으로서의 운명은 1995년에 원자로가 탈거되면서 끝났어요. 단 선체는 디젤엔진의 장착 등 대규모의 개수를 거쳐 1997년에 준공된 이후 미래를 의미하는 일본어 단어 미라이(みらい)로 명명되어 해양개발연구기구(海洋研究開発機構/Japan Agency for Marine-Earth Science and Technology, JAMSTEC) 소속의 해양조사선으로 재취역했어요.

이 미라이는 2003-2004년에 걸쳐 JAMSTEC 창립 30주년 기념사업인 비글2003(Blue Earth Global Expedition 2003, BEAGLE2003)의 주역으로서 남반구 중위도의 태평양-대서양-인도양을 횡단하며 대기권, 수권 및 지권에 이르는 전영역에서의 해양관측활동을 200일간의 항해과정에서 논스톱으로 수행하는 등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東日本大震災) 이후 발생한 후쿠시마제1원자력발전소사고(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事故) 직후에는 사고지점 앞바다에서의 해수채취임무를 수행하는 등 연간 250-300일 가량을 항해중이었어요. 2015년 이후로는 북극권연구추진프로젝트(北極域研究推進プロジェクト, ArCS)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2018년까지 16회에 걸쳐 북빙양에서의 조사를 수행한 실적이 있어요.

그리고 이제 그 미라이는 마지막 항해를 시작했어요.
2025년 11월 13일부터 11월 29일까지의 이 마지막 항해는 치시마해구 및 일본해구에서 발생하는 거대지진 발생 메카니즘의 규명을 위해 해저를 굴착하여 진흙을 채취하고 지진계를 설치하는 작업을 위한 것. 이렇게 미라이의 항해는 시즈오카시(静岡市) 소재 시미즈항(清水港)에서 완료되어요.

20251113-OYT1I50135-1.jpg
이미지 출처
(해양지구연구선 미라이, 마지막의 관측항해를 위해 출항...원자력선 무츠 활용, 일본의 원자력정책과 깊은 인연, 2023년 11월 13일 요미우리신문 기사, 일본어)

2025년 7월 24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인 쿠보 토시히로(工藤利博, 57세)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日本原子力研究開発機構, JAEA) 아오모리연구개발센터(青森研究開発センター) 부소장은 이렇게 회고하고 있어요. 미라이가 원자력상선 무츠였을 당시 무츠의 모항이었던 무츠시(むつ市) 소재 오오미나토항(大湊港) 인근의 초등학생이었던 그는 그 배를 "무슨 연유인지 항구에서 안 움직이는 배" 및 사생대회의 과제가 되는 일이 많았던 소재라고 기억하고 있어요.
사실 무츠는 1985년에 폐선이 결정되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자칫 그 어릴 적의 기억으로 끝날 뻔한 그와 무츠의 인연은 그가 1987년에 JAEA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면서부터 다시금 접점이 생겼어요. 1991년에 4번 실행된 실험항해는 매우 위험했고 특히 마지막인 4차 항해에서는 미국 알래스카주 알류샨열도(Alutian Islands) 부근에서 높이 10m를 넘는 거친 파도에 심하게 흔들리면서도 150여건의 각종 데이터를 위성전화로 전송하였어요. 당시의 데이터는 현재도 JAEA에 보존되어 있어요.

무츠는 1997년에 미라이로 재취역한 이래 250여회의 임무를 수행하는 세계최대급의 해양관측선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해 왔고, 이번의 마지막 항해가 끝나는대로 퇴역하고, 보다 대형화된 신조선박으로 2026년 11월에 준공 및 인도를 목표로 현재 의장공사중인 쇄빙선(砕氷船, Icebreaker)인 미라이2(みらいII, ARV MiraiⅡ)가 그 임무를 이어받아요.
마드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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