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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사용을 조심해야... (영화 웅남이와 어느 평론)

대왕고래, 2023-03-25 03:02:42

조회 수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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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성광은 예전에 TV에서 개그콘서트 했을 때 많이 봤던 분입니다.

박성광의 개그는 모두 재밌었던 기억이 나네요. 개그맨 이름 나열해보라고 하면 박성광의 이름을 꼭 언급할 거에요.

그런 박성광이 영화감독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이번 해에 처음 들었네요. (사실은 예전부터 영화감독이었다고 하네요. 후술할 웅남이 이전에도 몇 개의 작품을 감독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렇게 좋은 이야기로 들은 건 아니었어요.

이번에 개봉한 위의, 박성광 감독의 "웅남이"라는 영화에 대한 비판으로 처음 들었던 것이거든요.

좀 더 정확히는 아래의, 평론가 이용철의 평론이었죠.?

아마 이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쏠린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캡처.PNG

(평론 출처)?


대부분 이 평론을 보고서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네요.

어느 기사(링크)의 말을 옮겨볼께요.

?

(전략)?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라는 평점은 개그맨 겸 감독을 도리어 “만만하게” 여기는, 매우 위험한 발언으로 다가온다.


두 편의 단편영화로 연출 경력을 쌓고 ‘웅남이’로 장편 데뷔한 박성광이 신인 감독으로서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소 엉성한 허점이 보이면 모자란 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는 게 맞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가”라는 표현은 경력 높은 평론가로서 신중치 못했다.


무엇보다 코미디, 대중가요, 드라마의 상위 장르가 영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방송, 음악, 공연 등은 같은 선상에 놓여있는 대중문화이지 이 가운데 어떤 게 더 우월하고 고급스럽다고 단언하며 우선순위를 매기기 어렵다.


박성광이 영화판을 만만하게 여긴 게 아니라, 평론가가 영화계를 더 상위 장르로 분류하며 장편 연출에 도전한 그를 만만하게 여긴 게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간단히 말해서, 저 평론을 본 사람들이 (적어도 저 기사를 쓴 분은) "아니, 지금 개그맨 출신 감독이라고 '어딜 영화계에 발을 붙혀?'라고 말하는 거야?" 하고 생각했다는 거에요.?


정말 "개그맨 주제에 감히 어딜 영화계를 만만하게 보냐?"라는 의미라면, 출신까지 들먹이는 짓이니 비판할 거리가 많아요.

기사에서 언급한 근거를 생략하더라도, 개그맨/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의 예시도 찾아보면 많을 거에요.

당장 영화 잘 안보는 저라고 해도 '조던 필'은 알아요. 겟아웃은 TV에서 중간부터 봤지만 명작이었고, 어스(Us), 놉(Nope)은 전부 봤는데 하나같이 명작이었어요.

설마 평론가가 감독의 출신까지 들먹이면서 평가하는, 당장 저같이 영화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도 반례를 말할 수 있는 그런 평론을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려고 해요.


변호를 좀 하자면, 저 평론의 어디에도 감독의 출신을 언급하는 부분은 없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순수하게 "이 작품 심각해도 너무 심각한데?" "감독이 너무 대충한 거 아냐?" 하는 마음에서 쓴 평론일 수도 있어요.

"개그맨 출신 감독에 대한 텃세로 보이는 평론"이라는 비판은, 어쩌면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를 띈 비판일 수 있겠어요.?

저 평론가는 웅남이를 만든 감독이 개그맨 겸 감독인 박성광이 아니라,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여도, 순수하게 영화를 보고 "당신은 여기가 만만하게 보여서 이걸 이렇게 만들었어?"하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저 평론은 비판의 소지가 있어요. 바로 어휘의 사용 때문이에요.

"여기가"라는 단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같은 사람이 감히 어딜"이라는 느낌으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거기에 "만만하게 보였나"라는 감정적인 어휘까지 담겨서, 정말로 개그맨으로 유명한 감독을 배척하는 뉘앙스로 보이죠.

실제로는 "(이 감독이 누구든 간에) 감독의 영화에 대한 자세가 의심스러운, 실망스러운 영화였다"라는 의미였다고 해도 말이죠.?

(영화가 아무리 졸작이어도 감독을 그렇게나 비판하는게 맞는지는, 제가 해당 영화를 본 적이 없으니 생각을 접어두고자 해요.)

결국 어휘를 잘못 사용해서 의미를 변질시켰으니 비판을 할 수 밖에 없어요.

평론은 어찌보면 관객에 대한 전달이잖아요. 잘못 이해시키면 안 되는거죠.


아무튼 무언가를 말하고 글로 전하더라도, 잘못 전달하지는 않았는지, 말을 하나하나 잘 쓰도록 해야겠네요.

이 글도 제가 어휘를 잘못 적지는 않았을까 걱정되네요. 지금 2번은 읽었는데도 안 보이지만, 우선 제가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다 보니...

대왕고래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2 댓글

마드리갈

2023-03-25 22:51:15

영화평론가 이용철은 저 웅남이라는 영화의 감독이 개그맨 출신이니까 그것만으로 저렇게 "여기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였을까" 라고 평을 남긴 거군요. 참 대단한 확신이네요. 그러면 그 평론가는 자기가 개그맨 하면 저 박성광만큼 할 수 있는 것인지 되물어 보고 싶네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옛 속담까지 갈 필요도 없네요. 적어도, 감독의 출신으로 공격하는 저 이용철이라는 평론가의 영화평은 철저히 무시하면 되겠어요. 덕분에 평론가 체크리스트가 잘 만들어질 수 있었음에 깊이 감사하고 싶어요.


글에 문제점이 없으니까 걱정은 필요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SiteOwner

2023-03-26 15:49:24

이 사건을 보고 있으니까 유명한 격언을 비틀어 보게 됩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 라는 말은 "직업에 귀천이 있다" 라고 수정되어야 하고 어떤 사람들이 그렇게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문제의 이용철 평론가는 영화는 개그맨 따위가 넘볼 영역이 아니다고 전제하는 것 같은데, 반문해 보고 싶습니다. "그럼, 나를 웃겨 봐. 그러면 인정."


그러고 보니 오래전의 TV프로그램의 사건 하나가 같이 생각나고 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한국 최초의 랩음악인 "난 알아요" 를 발표한 당시에 가수 전영록이 TV프로그램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을 맹비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은 전국을 휩쓸었습니다. 그야말로 시대를 만든 것이지요. 특정인을 원색비난한 결과가 뜻하지 않게 역효과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보니 그때의 그 센세이션을 기억하는 저로서는 저런 평론을 보며 시대는 바뀌는데 오히려 사람은 퇴보하는 게 아닌가 하고 웃게 됩니다. 환희의 웃음은 아니지만.


1년 전쯤에는 그랬었지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코미디언 출신이라고 비하하던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면 그들은 법학석사 학위가 있는지. 실제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법학석사 출신이자 코미디언 경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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